BEAUTY

호텔 어메니티, 가져가? 말아?

곱게 열 맞춰 놓여 있는 것만 봐도 빨리 씻고 싶어진다. 맘에 쏙 드는 브랜드를 발견하고 고민하다 트렁크에 슬쩍 집어넣기도 한다. 호텔에서 누리는 뷰티 신세계, 어메니티 얘기다.

프로필 by ELLE 2015.05.19


파크 하얏트 서울과 남해사우스케이프, 몰디브 아밀라푸시의 어메니티로 지정됐다. 매장에도 만날 수 있는 이솝 젯셋 키트, 5만원.

모처럼 온전한 휴식을 누리고자 찾은 호텔. 근사한 레스토랑에서의 맛있는 식사와 구름 위에 누운 듯 푹신한 침대, 한가로이 즐기는 배스 타임까지. 굳이 집이 아닌 호텔을 찾는 건 이를 충분히 만끽하고픈 마음 때문일 거다. 만약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만족스럽지 않다면 완벽한 휴가라고 할 수 없을 터. 에디터 역시 휴가 차, 취재 차 방문한 호텔에서 다양한 어메니티를 만났다. 신라호텔에서는 몰튼 브라운으로 샤워하며 영국의 로열 패밀리라도 된 것처럼 우쭐해 하기도 하고, 방콕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는 자체 제작 어메니티와 데오도란트 파우더, 배스 솔트를 사용하며 습한 기후에 맞는 배려를 경험했다. 프랑스 마르세유의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는 아그라리아의 레몬 버베나 향으로 ‘코 호강’을 누리고, 아를의 파티큘리에르 호텔에서는 몇 통씩 줄지어 있던 에르메스 미니어처를 보며 슬쩍(?)하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기도! 또 <엘르> 뷰티 디렉터 김미구는 얼마 전 LA 출장 때 묵은 베벌리 힐스 페닌슐라 호텔의 어메니티가 그 이름도 우아한 ‘오스카 드 라 렌타’임에 적잖이 놀랐다고. “작은 어메니티 하나도 호텔 이미지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제품 품질은 물론 호텔 철학, 고객 취향과의 부합 여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죠.” 어메니티 선정 기준을 묻는 말에 서울신라호텔 마케팅팀 이지아 지배인이 답했다. 만족도 평가는? “투숙객의 문의가 곧 피드백입니다. 어메니티를 사용해 본 고객들이 본사에 연락하거나, 호텔 컨시어지 직원이 직접 가까운 매장을 소개해 주는 사례가 빈번하죠.” 이솝 코리아 홀세일 매니저 홍지은의 말. “블로그의 객실 리뷰에서도 긍정적인 코멘트를 발견하곤 합니다. 다소 비싸지만 자연친화적인 아베다 제품을 선정하길 잘한 것 같더군요.” 재작년에 오픈한 비즈니스 호텔 신라스테이의 김보영 지배인이 귀띔했다.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의 프런트 오피스 매니저 김혜란의 일화도 유쾌하다. “한 고객이 다섯 세트를 요청한 적 있어요. 투숙 인원만큼 제공되는 방침을 설명하고 관심 있게 봐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했죠.” 이때 드는 궁금증 하나. 과연 체크아웃 시 쓰고 남은 제품을 챙겨가도 되는 걸까? 인터뷰에 응한 모든 담당자가 객실에 배치된 뷰티 어메니티를 가져가는 것은 매너에 어긋나는 행동이 아니며, 되려 제품을 ‘특급 칭찬’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니 부디 눈치보지 말기를. 간혹 구매 요청 쇄도로 호텔이나 뷰티 브랜드에서 이를 세트로 묶어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니 궁금한 것이 있다면 직원에게 묻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자. 각박한 일상, 호텔에서 천국 같았던 스파 타임을 집에서 즐기는 것 또한 생각만 해도 기쁘지 않나!



hotel amenities for happy shower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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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여왕부터 케이트 미들턴까지, 영국 왕실이 사용하는 친환경 브랜드 몰튼 브라운. 신라호텔, 롯데호텔, 콘래드 런던을 포함한 전 세계 70여 개 호텔에서 제공.
2 국내에서는 신라스테이, 임패리얼팰리스에서 만날 수 있는 아베다 미니어처. 민감한 피부에 사용 가능한 무향, 무알코올의 보디 모이스처라이저를 배치한 점이 독특하다.
3 남녀 모두 어울리는 상쾌한 향의 록시땅 시트러스 버베나 4종. JW메리어트 동대문스퀘어서울과 제주 SK포도호텔, 샹그릴라 홍콩 등에 구비돼 있다.
4 비누, 페이셜 클렌저 등 6종으로 구성된 블리스 레몬세이지 식스팩. 세계 각국의 W호텔에서 제공되며, 매장에서 트래블 키트로 구매 가능하다. 4만3천원.


Credit

  • editor 천나리 photo 김보미
  • 전성곤 design 최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