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빵빵, 탱탱, 힙업!

‘Fat bottomed girls you make the rocking world go round(엉덩이가 빵빵한 아가씨들이 세상을 빙빙 돌게 만든다.)’- 퀸의 히트곡 ‘Fat Bottomed Girls’의 후렴구. 그렇다. ‘엉짱’이 각광받는 시대다. 게다가 곧 여름이다. 탐스러운 엉덩이, 어떻게 만드냐고? 코치 D가 가장 효율적인 운동법을 귀띔해 주겠노라 나섰다.

프로필 by ELLE 2015.05.14



킴 카다시언이나 비욘세와 같이 한가락 한다는 언니들의 엉덩이 자랑이 지천으로 넘쳐나며 박진영의 엉덩이 예찬가인 ‘어머님이 누구니’가 음원 순위 1위를 기록하며 히트 치고 있는 2015년 봄, 탱탱한 엉덩이, 일명 ‘애플 히프’가 새삼스레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트렌드의 등장이라며 당황할 필요는 없다.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충분히 예상해 왔으며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다는 느낌마저 든다.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SNS를 수놓는 ‘엉덩이 트렌드’야말로 일종의 ‘준비된 미래’인 것이다. 오늘날 박진영이 ‘아무리 예뻐도 뒤에 살이 모자르면 난 눈이 안 가… 뒤에서 바라보면 미치겠어’라고 외치고 있지만 이미 전설이 된 그룹 퀸(Queen)의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목청 높여 ‘엉덩이가 빵빵한 아가씨들(Fat Bottomed Girls)’을 찬미했던 시절이 1970년대였다. 그보다 앞서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르네상스의 예술품들을 만날 수 있다. 당시의 장인들은 허리둘레와 골반의 황금비율을 찾아 ‘엉덩이가 아름다운 여신’들을 캔버스와 대리석 위에 남겼다. 한 술 더 떠 문자조차 없었던 구석기시대의 유물에서도 엉덩이 트렌드를 읽을 수 있다. 기형일 정도로 골반과 엉덩이가 강조된 여신상, 뵐렌도르프의 비너스(Venus von Willendorf)를 보면 엉덩이 찬미는 단순히 스쳐가는 트렌드가 아니라 인류의 ‘본성’이 반영된 현상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그래서 일부의 진화 심리학자들은 이렇게까지 말한다. “가슴과 엉덩이 가운데 진짜 원조는 엉덩이였을 것”이라고. 가슴과 엉덩이가 S 라인을 결정짓는 쌍벽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다. 과연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라는 질문에는 마치 탕수육 소스를 부어 먹느냐, 찍어 먹느냐는 논쟁처럼 팽팽하게 의견이 갈리지만 진화심리학자들은 ‘당연히 엉덩이!’라고 말한다. 진화심리학적 가설에 의하면 가슴은 엉덩이의 후발 주자라는 것. 제법 설득력이 있는 게 두 발로 걸어 다니는 인류를 제외하면 가슴이 전면에 드러나는 생명체는 거의 없다. 엎드려 있을 때 가슴은 바닥을 향해 고개 숙이는 존재감 제로의 신체 부위다. 오히려 네 발로 엎드려 움직였을 원시시대엔 출산과 연관돼 있으며 바로 눈높이(!)에 있는 엉덩이의 지위가 압도적이었을 거란 뜻이다. 그러다 직립보행이 시작된 이후에 가슴이 주목받기 시작했고, 엉덩이를 그리워하던 본능을 가진 인류가 ‘엉덩이의 대체재’로 선택한 기관이 가슴이라는 풀이다. 가슴은 사실 풍만한 엉덩이의 따라쟁이라는 결론. 그러고 보면 튜브 톱 위로 살짝 드러난 가슴골은 로라이즈 팬츠 밑으로 비치는 엉덩이 골과 몹시 흡사한 느낌이다. 그 정도로 엉덩이는 유서 깊고 오래된 차밍 포인트란 말이다.


킴 카다시언의 집에 ‘엉덩이 방(booty room)’이 있는 이유
엉덩이가 매력 덩어리였다는 사실은 이제 충분히 알게 됐다. 관건은 그걸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드느냐 하는 것이다. 성형외과에서 광고하는 엉덩이 보정 시술도 눈에 들어오고, 홈쇼핑에서 광고하는 ‘골반뽕’에도 혹한다. 하지만 가장 근접한 정답은 역시나 운동이다. 원조 엉짱 킴 카다시언의 노하우를 살짝 엿볼까? 지난해 카니예 웨스트와 결혼하고 LA에 신혼살림을 차린 카다시언의 저택이 화제가 된 적 있다. 거대한 저택을 가진 스타들이 집 안에 아예 홈 짐(Home Gym)을 마련하는 거야 더 이상 특별한 일도 아니지만 카다시언은 거기에 남들과 다른 하나를 추가했다. 자신의 개인 운동실에 ‘엉덩이 방(Booty Room)’이라는 다소 쇼킹한 이름을 붙여준 것. 전 세계 랭킹 1위의 엉덩이 소유자답게, 직간접적으로 관리 비결을 알려준 셈이다. 엉덩이는 수술도, 아이템도 아닌 운동으로 만드는 것이다!
무엇보다 엉덩이는 근육이 반이다. 많은 사람들이 엉덩이를 지방 덩어리로 오해하지만 해부학적으로 엉덩이는 허벅지와 더불어 지방뿐 아니라 근육도 많은 부위다. 엉덩이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 근육인 대둔근은 특히 사람 몸 전체를 통틀어 손꼽힐 정도로 거대한 근육이다. 이것은 남자가 여자보다 히프 업에 유리한 이유를 자연스럽게 설명해 준다. 여자보다 선천적으로 근육 양이 많기 때문에 조금만 운동해도 금방 히프 업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여성들이 남자들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탐내곤 한다.


크고 또 아름답게
그런데 엉덩이 운동법은 대부분의 여성들이 해 봤을 일반적인 피트니스와는 색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맵시 있는 몸매 관리가 목적인 여성들의 지상 과제는 ‘더 작게, 더 가늘게’다. 피트니스 센터에서 땀 흘려 운동하는 여성들의 대다수는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무조건 살을 빼고 덜어내는 게 목표라고. 그런데 엉덩이만큼은 역주행이 필요하다. 사이즈가 작아지면 맵시가 죽는 기관이라 엉덩이는 운동을 통해 크기를 키워야 한다. 애플 히프의 기본 조건은 일정 수준을 넘는 ‘사이즈’에 있고, 운동법도 이 사이즈를 키우는 데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앞서 알아봤듯 엉덩이는 근육이 절반이라 운동하면 그 크기를 무럭무럭 자라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사실 하나.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히프 업 운동’으로 소개되는 대표 운동들(스쿼트, 런지)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앉았다 일어서면서 엉덩이 운동이 되긴 하지만 실제로는 엉덩이보다 다리에 더 큰 자극이 간다는 사실! 방심했다간 엉덩이가 채워지기도 전에 다리부터 굵어지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다. 탄력 있는 엉덩이가 ‘근육빨’인 것은 사실이지만 무턱대고 하체운동을 했다간 원하지 않는 부위까지 ‘셰이프 업’이 아닌 ‘사이즈 업’ 되는 결말을 맞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콕 집어 엉덩이에만 근육을 붙일 수 있는 방법, 없을까?


how to be a fat bottomed girl
일단 운동의 종류를 잘 선택해야 한다. 엉덩이만 집중적으로 자극하는 운동법을 알아야 최소 투자로 최대 효율을 얻을 수 있는 법. 이를 위해 잠깐 엉덩이 근육의 특징을 알아보자. 엉덩이 근육은 몸의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는 고리와 같다. 따라서 상체와 하체가 만나는 사타구니, 고관절의 움직임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인사하듯이 허리를 숙였다 펴는 순간, 허리만 운동되는 게 아니라 실은 엉덩이 근육에도 상당한 자극이 들어간다. 또 다리와 연결돼 있기 때문에 다리를 뒤로 차는 동작을 할 때도 엉덩이 근육이 자극돼야 한다. 여기서 하체 운동의 딜레마가 생긴다. 소위 하체 운동으로 분류되는 운동들은 동시에 엉덩이 운동으로 추천되곤 하는데 엉덩이를 쓰려면 다리를 써야 하고, 다리를 쓰면 다리도 같이 굵어진다! 다리를 뒤로 차내는 동작 하면 가장 먼저 달리기를 들 수 있다. 물론 달리기를 하면 엉덩이도 좋아지지만, 자기도 모르는 사이 장딴지에 힘을 더 많이 쓰면 장딴지가 굵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이게 바로 하체를 주로 쓰는 히프 업 운동의 딜레마다. 이 딜레마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히프 업 운동 세 가지를 추천한다. 헬스장에 가지 않고 집에서 시작할 수 있는 운동들도 있으니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도전해 보자.




스티프 데드 리프트(Stiff dead lift)
딱 20번만 제대로 하면 ‘불타는 엉덩이’를 만날 수 있는 운동으로 엉덩이뿐 아니라 뒤태 라인 정리에 도움을 준다. 이미 오래 전부터 여성들의 셰이프업 운동으로 만이 권유돼 왔고 효과를 보아온 운동이다.

1 어깨 넓이로 상체를 세워서 바르게 선다.
2 최대한 허리에 긴장감을 주면서 서서히 내려간다.
3 허리를 굽히지 않는 게 포인트. 몸과 바닥이 평행하게 될 정도로 내려간다(무릎에 통증을 느끼거나 유연성이 부족하면 무릎을 조금 굽혀도 좋다) 허리와 허벅지 뒤쪽의 긴장을 느끼며 몇 초간 유지한다. 이때 운동 기구는 발 앞 쪽으로 둘 것.
4 올라올 때도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천천히 올라온다.




케틀벨 스윙(Kettle bell swing)
마치 손잡이가 달린 투포환처럼 생긴 운동기구를 앞뒤로 흔드는 동작. 팔운동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실은 엉덩이를 앞뒤로 내밀었다 집어넣는 동작을 반복하는 원리로 힙업 운동의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4kg 정도 남짓한 가벼운 무게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기구 하나를 장만해서 홈 트레이닝을 하는 것도 추천.

1 어깨너비보다 약간 넓게 다리를 버린 상태에서 무릎을 살짝 구부리고 엉덩이를 뒤로 치켜 든다. 이때 상체가 구부러지지 않게 가슴을 내밀어줄 것.
2 손바닥이 몸을 향하게 잡은 다음 골반 뒤쪽 다리 사이로 케틀벨이 향하게 한다.
3 발바닥 뒤꿈치 쪽으로 체중과 중량을 실어 힙과 복부 근육에 힘을 줘 자신의 눈높이까지 가볍게 올려준다.




누워서 엉덩이 들어올리기(Supine hip bridge)
방바닥에서 요가 매트 한 장만 있어도 할 수 있는 아주 직관적인 운동. 하지만 의외로 하는 사람이 드물다. 그냥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접어 발바닥을 바닥에 붙이고 그대로 하늘을 향해 엉덩이를 들었다 내렸다만 반복하면 끝!

1 무릎을 접은 채로 편안하게 누워 있는다.
2 엉덩이에 힘을 주며 그대로 들어 올린다. 골반쪽에 덤벨이나 바벨을 얹고 하면 더욱 효과적.


이들 세 가지 운동법은 엉덩이 근육을 집중적으로 자극하면서 허벅지는 다른 운동들에 비해 크게 두꺼워지지 않기 때문에 여성들에게 적극 권하는 운동이다. 끝으로 운동의 횟수와 반복 수를 정하는 일이 남았다. 개인마다 체중, 신장, 운동 경력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큰 원칙 하나는 명심하자. 엉덩이 근육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근육 중의 하나라고 미리 말했다. 그 말은 다른 운동에 비해 좀 더 과감한 중량 설정과 적극적인 반복 수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사실을 명심하고 직접 실행에 옮긴다면 올여름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애플 히프가 단지 희망사항만은 아닐 거다.


Credit

  • WRITER 남세희
  • EDITOR 김미구
  • ASSISTANT 강은비
  • PHOTO 전성곤
  • ILLUSTRAIOR 박주희
  • DESIGN 최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