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울어도 되나요?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사무실에서 울 수도 있다? 절대 안 된다? 커리어우먼에게 물었다. 열이면 열, 안된다는 대답. 그래, 안 울면 좋겠지만 갑자기 눈물이 흐를 때도 있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 언제 어디서 우느냐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눈물의 의미와 이를 보는 시선들을 참고하길. |

이유 없는 눈물 없다?“뭐…. 할 말 있으면 해봐. 억울한 게 있으니 우는 거 아니니?” 눈을 깜빡거리며 애써 눈물을 도로 눈 안쪽으로 밀어넣던 A. 컨설턴트인 그녀는 업무 보고가 늦다는 것부터 시작해 자신에 대한 불만을 줄줄이 지적하던 팀장의 말을 듣던 중이었다. 어디부터 변론을 시작해야 할지 포인트를 잡지 못하던 차에 눈물이 꾸역꾸역 올라왔다. 팀장의 나무람은 거기서 끝났지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기회도 거기서 끝이었다. 똑 부러지는 커리어 우먼이라 자부했던 A는 그 일을 인생 최대의 굴욕이라 했다. 이런 기분은 A만 느끼는 게 아니다. “일하다 울었다”는 여자들은 울고 난 후의 기분을 묻는 말에 한결같이 이런 답을 했다. “창피하다” “부끄럽다” “감정을 주체 못하는 여자가 된 것 같다” “마음이 금방 진정되지 않는다” 상사에게 혼나고, 프로젝트 결과를 추궁받고, 동료가 자신에게 덤터기를 씌우거나 자기 몫을 빼앗아가는 게 분하고…. 이런 상황에서 조리 있게 설명하거나 반박하지 못하고 눈물부터 왈칵 쏟았기 때문이다. 은행 영업점에서 일하는 B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팀이 3명인데 위의 두 분은 직급이 높다. 당연히 실무가 나한테 몰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팀 막내로서 잡무도 많다. 여느 때처럼 야근을 하려는데 옆팀 선배가 “왜 항상 야근해? 업무 시간에 일을 마치는 버릇을 들여봐” 하면서 등을 두드려주는데 서럽고 억울해서 펑펑 울었다.” 한때 유행하던 ‘분노 조절법’ 수련에 이어 ‘눈물 조절법’도 익혀야 할지도 모른다. &nbsp 이유 없는 눈물 없다?“뭐…. 할 말 있으면 해봐. 억울한 게 있으니 우는 거 아니니?” 눈을 깜빡거리며 애써 눈물을 도로 눈 안쪽으로 밀어넣던 A. 컨설턴트인 그녀는 업무 보고가 늦다는 것부터 시작해 자신에 대한 불만을 줄줄이 지적하던 팀장의 말을 듣던 중이었다. 어디부터 변론을 시작해야 할지 포인트를 잡지 못하던 차에 눈물이 꾸역꾸역 올라왔다. 팀장의 나무람은 거기서 끝났지만 자신의 입장을 설명할 기회도 거기서 끝이었다. 똑 부러지는 커리어 우먼이라 자부했던 A는 그 일을 인생 최대의 굴욕이라 했다. 이런 기분은 A만 느끼는 게 아니다. “일하다 울었다”는 여자들은 울고 난 후의 기분을 묻는 말에 한결같이 이런 답을 했다. “창피하다” “부끄럽다” “감정을 주체 못하는 여자가 된 것 같다” “마음이 금방 진정되지 않는다” 상사에게 혼나고, 프로젝트 결과를 추궁받고, 동료가 자신에게 덤터기를 씌우거나 자기 몫을 빼앗아가는 게 분하고…. 이런 상황에서 조리 있게 설명하거나 반박하지 못하고 눈물부터 왈칵 쏟았기 때문이다. 은행 영업점에서 일하는 B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다. “팀이 3명인데 위의 두 분은 직급이 높다. 당연히 실무가 나한테 몰릴 수밖에 없다. 게다가 팀 막내로서 잡무도 많다. 여느 때처럼 야근을 하려는데 옆팀 선배가 “왜 항상 야근해? 업무 시간에 일을 마치는 버릇을 들여봐” 하면서 등을 두드려주는데 서럽고 억울해서 펑펑 울었다.” 한때 유행하던 ‘분노 조절법’ 수련에 이어 ‘눈물 조절법’도 익혀야 할지도 모른다. 눈물의 효과&nbsp 일단 “헬프 미~”의 효과는 있다. 순간적인 행동인 만큼 반응도 즉각적이다. 업무적으로 어긋난 일이든, 조직 구성원 간의 마찰이든 관련된 사람들이 문제 인식을 하게 된다. 우는 사람은 쏙 빠지고 남들이 나서서 일을 처리해준다. 반작용&nbsp 상사 입장에서는 중요한 일을 맡기기 꺼려진다. 끝까지 책임지고 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 것이다. 팀 동료들에게도 은근한 짐이 된다. ‘괜히 울리게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편한 마음이 있으니까. 리얼리티 TV쇼 &lt어프렌티스-마사 스튜어트&gt에서 탈락 위기에 처하자 “울 것 같다”고 한 여자 도전자를 떠올려보길. 진행자이자 도전자들의 고용주인 마사 스튜어트는 “저런저런, 비즈니스 세계에 있는 여자는 안 우는데. 당신이 울면 여기서 아웃!”이라고 상냥하고도 냉정하게 말했다. 그래도 울고 싶다면 울어도 이해받는 경우는 따로 있다. 첫 번째는 회사를 벗어난 자리에서 마주하게 되는 개인적인 눈물. 광고회사 AE로 일하는 C는 이런 눈물을 본 적 있다. “클라이언트가 사업 초창기에 금전 문제로 고생한 얘기를 하면서 눈가가 촉촉해지더라. 내 경험도 떠오르면서 감정 이입이 되고 인간적으로 정이 갔다. ‘내가 이 클라이언트의 일을 정말 열심히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두 번째는 명사의 죽음이나 국가적인 문제 등 사회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일, 세 번째는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생긴 자연스럽고 본능적인 슬픔의 표현이다. 안에서 우는 여자 vs. 밖에서 우는 여자 대기업에서 홍보대행사로 옮겨온 D. 회사 선배 소개로 자신이 담당하는 소비재 분야 세미나 모임에 참석하게 됐다. 보통은 식사까지 이어진다고 했지만 그녀가 참석한 이후에는 그런 자리가 마련되지 않았다. 참석자들은 모두 바쁘다면서 세미나만 마치고 황급히 헤어지기 일쑤인 것. 자신이 발표를 맡았던 날, 그녀는 “혹시 내가 낄 자리가 아닌 데 끼어 있는 건 아닌지….” 하면서 눈시울을 적시고 말았다. 그날 가장 민망했던 사람은 강연자로 온 모 대학 교수. D가 가장 많이 들은 말은 “아유~ 나중에 우리끼리 차 마실 때 얘기하지 그랬어~.” “자기 때문에 괜히 우리가 나쁜 사람들 된 것 같네. 요즘 이 업계가 워낙 바쁠 때라 좀 소홀했던 건데.” D는 멤버들과 친해지기도 전에 괜히 서먹해졌다고 후회했으나 이미 엎어진 물. 그럼 공적인 자리를 마치고 밖에서 우는 게 나을까? 여기에도 크고 작은 위험이 있다. 방송사 공채인 E, 제약회사에 다니는 F의 사례처럼. “직속 선배인 내 앞에서는 불평불만을 전혀 표출하지 않던 후배가 사장님이나 동기생 회식 자리에서 내가 맞춰주기 힘든 성격이라면서 훌쩍거렸다더라. 이거야말로 ‘퐝당’한 경우 아닌가?” “군기반장 같은 남자 직원에게 유난히 혼이 나는 여자 신입사원이 있다. 회사에서는 곧잘 버티더니 여자 직원들 몇몇이 저녁 먹는 자리에서 울면서 하소연을 하더라. 그 남자 직원이 원래 그런 사람이라고 흉을 보면서 다독였지만 ‘우리가 네 엄마냐’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눈물의 효과 일시적이고도 급격한 유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회사 사무실이나 업무와 관련된 자리에서 울었다면 또래 여자 동료들이 나서서 위로해준다. 업무 외의 소규모 자리라면 모두의 관심이 우는 이에게 쏠린다.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고, 어쨌든 그 순간에는 ‘오냐 오냐’ 하면서 어르고 달래줄 수밖에. 반작용 앞으로 상대방과의 관계가 쉽지 않다. 감정 처리가 미숙하다는 걸 들켰으니 지고 들어가기 십상.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우는 모습을 보여준 동료들 앞에서는 강하게 주장할 수 없게 된다. 심지어 그 무리 안에 후배라도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상대방 입장에서도 ‘앞으로 내가 저 아이 전담 민원 창구가 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부담감이 생길 수 있다. 그래도 울고 싶다면 적재적소 찾기. 아무 앞에서나 우는 여자는 그냥 원래 잘 우는 여자로 보일 뿐이다. 우는 소리를 들어주는 이는 해결해줄 힘은 없는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 직속 상사와의 1:1 자리가 좋고, 콧물 눈물 쏟으며 ‘한 많은 내 인생사’를 읊기보다 구체적인 이슈가 있어야 한다. 선배는 자신에게 속내를 털어놓은 후배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고 다시 한 번 후배들을 굽어 살피는(?)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 이왕이면 사무실보다 밖, 하다못해 건물 상가 커피숍이라도 가는 게 좋겠고, 술의 힘에 기대기보단 멀쩡한 정신일 때 좀 더 진정성이 있어 보인다. 화성남과 금성녀의 눈물 대응법“혼낸다고 울면 정말 짜증 난다.” “안 울면 독해 보이나? 그러겠지. 하지만 쉽게 우는 여자는 못 봤다.” “나도 운 적 없고, 우리 사무실에도…? 음, 없는 것 같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으나 훨씬 더 강경했다. 여자의 눈물에 대한 여자의 반응 말이다. 소위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이거나 자신을 그렇다고 여기는 사람)일수록 예외가 없었고, 여자들이 많은 조직에서 일할수록 더 심했다. “여자들이 있는 집단에서 눈물은 죄악시되는 것 같다. 어차피 너도 힘들고 나도 힘들긴 마찬가지고 대신해줄 사람도 없잖아. 혼자 약한 티를 내면 곧 도태될 거란 두려움도 있다.” 패션 마케팅 일을 하는 G는 야근 때문에 충혈된 눈으로 얘기했다. 그럼 남녀가 적당히 섞여 있는 조직에서는? “회의 시간에 내 일 혹은 네 일을 놓고 여자 동료와 붙었다. 그런데 상대편이 갑자기 펑펑 울더라. 나는 분이 덜 풀려 씩씩거리는데 남자 동료들이 나보고 “그만하라”고 했고, 여자 동료들은 우는 이를 데리고 탕비실로 갔다. 순간 좀 따돌림당하는 기분도 들더라.” 웹 콘텐츠 제작사를 다니는 H의 경험이다. 이럴 때 남자들은 눈물을 어떻게 보는 걸까? 은행에서 일하는 남자 I가 자신의 경험에 비춰 보자면 이렇다. “남자는 단체 스포츠나 군대 생활에서 일찌감치 조직 생리를 알게 된다. 하지만 여자가 우는 건 그동안의 경험에도, 대처 매뉴얼에도 없다. 그러니 상황 자체가 익숙하지 않고 영 불편하다. 어서 그 상황을 피하고 싶은 생각뿐이고.”눈물의 효과 여기서 눈물의 역할은? 어떤 상황이든 종료시키는 것. 우는 사람 앞에서 끝끝내 책임을 추궁하거나 일을 더 얹어주는 사람은 없다. 동정 여론도 생길 수밖에 없고. 속으로는 ‘눈물을 이용하는구나’ ‘뭘 저런 일로 우나’ 싶어도 겉으로는 울린 사람이 피의자, 우는 사람이 피해자가 되곤 한다. 반작용 “역시 여자는…” 식의 프로토타입을 재확인해준다. 자주 쉽게 울기 때문에 일시적인 모면 외에는 별 소득이 없다. 상대적으로 희소성이 있는 남자의 눈물은 그 자체로 힘이 된다. 심리학자 에이드리엔 멘델이 &lt유능한 여자는 많은데 왜 성공한 여자는 없을까&gt에서 충고했듯이. “지더라도 울어서는 안 된다. 여자가 울면 그저 나약한 여자로 치부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남자의 눈물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그래도 울고 싶다면 아무도 없는 데서, 안 보는 데서 눈물을 흩뿌리길 추천한다. 에스테틱을 운영하는 J는 신입 중 한 명이 영 야무지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다. 여러 차례 혼내기도 했는데 풀이 죽긴 해도 우는 모습을 보인 적은 없었다. 그런데 다른 직원이 그녀가 퇴근 후 골목길을 걸어가면서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러나 다음날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방긋이 웃으며 출근했고, 그녀의 처신은 “귀엽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MINI SURVEY회사에서 우는 당신을 보는 동료들의 생각은?●“여자 망신이다. 울면서 남녀 평등을 운운할 순 없지. 울 일 있으면 화장실에서 혼자 해결한 뒤에 사무실로 돌아와야 한다.” (정재은, 회계사)●“서러운 일이 있었나 보다 하며 이해는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절대 울지 않으려는 스타일이다.” (김다롱, 모델 에이전트)●“우는 순간 그동안 쌓아온 커리어 우먼 이미지가 연약한 여자로 바뀐다.” (손명혜, 은행원)●“대성통곡만 아니라면 괜찮다. 안 됐다 싶고 대체 원인이 뭔지 잘 상담해주게 된다.” (백찬규, 증권사 PB)●“프로답지 못하다. 회사는 1차 집단이 아니다.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업무적인 관계에서 주관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아무리 힘들어도 눈물로 호소하기보다 합리적으로 이해시켜야 한다.” (박선우, KBS 기자)●“울면 지는 거다. ‘난 여자예요’라고 말하는 꼴.” (남기원, 메디컬 세일즈)●“인간적인 면으로 호소력은 있다. 하지만 자주 눈물을 보이면 신뢰가 떨어진다.” (박수연, 브랜드PR)●“어찌 됐건 내 앞에서는 그 누구도 안 울면 좋겠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 후에 서로 얼굴 을 보기도 민망하다.” (김윤경,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