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피에르 폴랑의 재발견

조르주 퐁피두의 의뢰로 엘리제 궁 실내 디자인을 맡고, 60년대 미래주의의 아이콘이 된 머시룸 체어와 텅 체어를 디자인했던 프랑스 대표 디자이너 피에르 폴랑이 생전에 머물던 집, ‘메종 데 세벤느’로 특별한 초대를 받았다.

프로필 by ELLE 2015.06.01

 

메종 드 세벤느의 거실. 바닥과 벽을 이어주는 기하학적인 대형 카펫이 인상적이다. 새하얀 타일 위에는 플라워 라운드 테이블과 티 한 점 없이 깔끔한 화이트 컬러의 텅 체어 (Tongue Chair)가 놓여 있다.

 

 

 

 

 

 

옐로 컬러의 알루미늄으로 만든 카테드랄 테이블(Cathedral Table)은 기하학적인 몸체와 유리 소재의 테이블 톱으로 이루어져 있다. 1981년 작품.

 

 

 

 

 

 

1 폴랑의 집에 남아 있는 작품 중에서 가장 아이코닉한 머시룸 체어(Mushroom Chair).
2 당시에는 진보적이었던 저지 소재로 제작한 거대하고 우아한 곡선의 암피스(Amphis) 소파는 1970년 오사카만국박람회 때 처음 선보였다. 최근 모나코에서 열린 루이 비통 크루즈 컬렉션 쇼에서도 선보인 바 있다.
3 1959년 디자인한 글로브 암체어(Globe Armchair).
4 폴랑은 메종 데 세벤느의 거실 높이와 크기에 맞춰 커다란 피라미드 책장을 직접 디자인했다. 그는 이 책장을 ‘밀란의 성당’이라고 위트 있게 부르곤 했다.

 

 

 

유독 수줍음을 많이 타던 소년은 치과 의사인 아버지와 독일계 스위스인인 어머니에게서 가장 먼저 ‘질서’와 ‘원칙’을 배웠다. 엄격한 사립 기숙학교에 다니던 소년의 유일한 낙은 휴일이 되면 외갓집인 스위스의 겨울 산장에서 자연을 벗삼아 지내는 것이었다. 소년에게 자동차 디자이너였던 삼촌 조르주는 영웅이었다. 벤틀리 스트림라이너와 푸조 컨버터블을 디자인했던 삼촌은 소년에겐 아름다움과 기능성을 함께 창조해 내는 근사한 롤 모델이었다. 한때 소년은 조각가가 되려 했으나 엄격한 도제식 교육에 지쳐 보다 현대적인 디자인에 몸담고 싶어진다. ‘컨템퍼러리(contemporary)’라는 단어가 나오기 전부터 소년은 이미 그런 디자인을 꿈꾸기 시작했다. 소년의 이름은 피에르 폴랑, 몇 년 전에 타계한 그는 이제 파리 현대 디자인의 전설적인 존재가 되었다. <엘르 데코>는 지난해 12월, 2014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화제가 된 루이 비통과 피에르 폴랑의 협업 프로젝트 <형태의 유희 Playing with Shapes> 전시를 인연으로 폴랑의 미망인인 마이아와 그의 아들 벤자민의 허락과,
루이 비통 재단의 도움으로 포토그래퍼 줄리앙 오펜하임이 촬영한 그의 집(아직도 미망인은 이 집에서 거주한다),

 

‘메종 데 세벤느(Maison des Cevennes)’를 10년 만에 처음 공개한다. “나는 평범한 디자이너일 뿐이다. 사람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정신으로 디자인해 왔을 뿐, 내 디자인 때문에 왕관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은 없다. 그러나 나는 항상 내 일에 열심이었고, 그것만큼은 인정한다. 그 이상은 아무것도 없다.” 말년에 작은 시골 세벤느에서 칩거하면서 조용하고 소박하게 인생을 마감한 폴랑은 디자인계의 반(反) 슈퍼스타(Anti-superstar)였으나 모던 디자인사에 있어서는 진정한 슈퍼스타라고 할 수 있다. 사후에도 루이 비통 프로젝트와 같은 수많은 러브콜이 끊이지 않은 것은 피에르 폴랑이 고심했던 디자인이 불멸(不滅)임을 입증하고 있는 듯하다.

 

최근 <피에르 폴랑, 루브르의 남자 Pierre Paulin. L’homme et l’œuvre>라는 그의 회고집이 알빈 미셸(Albin Michel) 출판사에서 출판됐으며, 2015년 10월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 피에르 폴랑의 회고전이 예정돼 있다.

 

 

 

 

 

 

 

 

Paulin with louis Vuitton


Playing with Shapes 디자이너로서 찰스 앤 레이 임스 부부 그리고 조지 넬슨을 존경했던 피에르 폴랑은 그들의 많은 작업을 생산해 낸 허먼 밀러 사와의 특별한 프로젝트에 큰 애정을 가졌다. 비록 오일 쇼크로 인해 일반인에게 완성품으로 선보이지는 못했으나 40년 만에 그의 미학을 높이 평가한 루이 비통에 의해 이 미래적이면서도 지극히 기능적인 디자인 프로젝트는 2014 디자인 마이애미를 통해 세상의 빛을 다시 보게 되었다.

1 생전의 피에르 폴랑.
2 루이 비통과의 협업인 ‘형태의 유희’ 프로젝트를 위해 재탄생한 타피 시에주(Tapis-Siege), 1970년 작품. 지난해 12월,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최초로 선보였다.

 

 

 

 

Credit

  • editor 강주연
  • photographer Julien Oppenheim
  • DESIGN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