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트렌드세터가 사는 법

패션 피플 중에서 집 꾸미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간을 급습했다. 옷만 잘 아는 게 아니라 공간으로 자신의 취향을 확장한 그들, 먼저 패션 스타일리스트 원세영의 집으로 먼저 초대한다.

프로필 by ELLE 2015.05.12

 

원세영 fashion stylist

테이블은 해이, 흰색 의자는 결혼하며 구입한 임스 체어, 검은색 의자는 직구로 구입한 아카풀코 체어, 조명은 톰 딕슨.

 

 

 

 

 

 

1 니트 소재의 빈백은 네덜란드 브랜드 질라릴라(Zilalila). 천장에서부터 내려온 조명은 플로스.
2 골판지를 끼워 만든 헌팅 트로피는 벽과 같은 색으로 매치하면 과하지 않게 분위기에 녹아든다.
3 두 개의 두툼한 라탄 방석을 겹친 듯한 스툴은 이케아, 스피커는 뱅앤올룹슨.
4 원세영과 고양이 심바.

 

 

 

 

 

 

5 식탁은 수년 전에 구입한 것으로 세덱, 조명은 톰 딕슨.
6 홈 오피스처럼 꾸민 방에는 벽에 렉을 부착해 선반을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다. 액자에 끼워둔 사진은 스타일리스트로 직접 촬영을 진행했던 화보 중 한 컷.
7 침대 양 옆에 놓은 조명은 구비, 침대 발치에 둔 테이블은 자기 전에 필요한 책과 스피커, 캔들을 올려두기 좋다.
8 욕실에는 상부장을 없애고 세면대 파이프를 숨겼다. 거울은 해이.   

 

 

처음 구입한 집이라 욕심을 내고 싶었던 게 패션 스타일리스트 원세영의 솔직한 심정이다. 수년 전부터 해외 출장을 갈 때면 사용할 기약도 없는 조명이나 포스터를 굳이 사들고 오곤 했다. 하나만 바꿔 달아도 집안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주는 드라마틱한 효과를 내는 조명들이 집 한 채를 채울 정도쯤 모였을 때, 그녀는 이사를 했다. 이전에 살던 빌라는 크지 않은 평수인데도 집 안에 복도처럼 생긴 공간이 많은, 미로를 연상케 하는 구조였다. 처음엔 재미있다고 생각했지만, 살면 살수록 닫힌 구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부엌에서 요리할 때 거실에 있는 사람이 안 보이니 외로운 기분이 들 정도였다. 새 아파트는 구조가 평이하지만 집의 남쪽과 북쪽에 각각 창이 있어 햇빛이 마주 들어오고, 부엌에서 식탁을 지나 거실까지 시야가 뚫린 게 좋았다. 벽 보고 요리하지 않도록 그녀만의 로망이던 디귿 자 형태의 부엌도 만들었다. 부엌에서 흐뭇하게 바라보는 거실엔 결혼 때 혼수처럼 장만한 그녀의 첫 디자이너 가구 임스 체어부터 가장 최근에 산 아카풀코 체어까지 그녀가 오랫동안 사랑해 온 디자인들이 시대와 문화를 막론하고 어우러져 있다. 침실에는 침대 외에 덩치가 큰 가구를 배제한 대신 백열등처럼 노란빛이 감도는 조명을 달아 꿀잠이 올 것 같은 안정감으로 채웠다. 집이 바뀌고 나서 생활이 바뀌었는지 물었다. “아침에 침실 채광이 좋아서 일어날 때 눈뜨기가 쉬워요. 집을 치우고 가꾸는 것도 전혀 귀찮지 않고요. 마트에서 시멘트 가루를 사다가 직접 캔들 홀더를 만들기도 하고요. 확실히 집을 더 사랑하고 있다는 걸 느껴요.” 더 사랑해 주고 싶은 집이라니, 나는 그렇게 의미 있는 집을 가져본 적이 없어서 좌절했다. 자기 취향을 가져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무작정 북유럽풍 아니면 카페풍으로 집을 꾸미는 데 좀 심술이 나 있던 차였다. 원세영은 몇 개의 유행 아이템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게 단지 유행했기 때문에 좋아한 건 절대로 아니다. 오랫동안 점 찍어둔 것들을 천천히 사서 끌어 모은 것이다. 시간이 날 때면 디자인 브랜드의 홈페이지를 둘러보곤 하던 습관 덕분에 이번 인테리어 과정에서 해외 ‘직구’의 재미에 빠지기도 했다. 유럽 브랜드 중 한국까지 가구를 직배송해 주는 곳도 많아졌고, 실질적인 가격 차이도 꽤 많이 나서 물건이 집에 도착할 때까지 조마조마한 마음만 잘 다스린다면 실속을 챙길 수 있다고 한다. 그녀는 촬영 내내 시종일관 꽃을 다듬고 그릇을 내었다 치웠다 이불을 걷었다 깔았다, 어떻게 찍으면 더 예쁠까 고심하고 또 고심했다. 이왕이면 더 예쁘게 보이길 바라며 자식 대하듯 집을 대하는 걸 보니 좋은 데커레이션의 시작은 이름 높은 디자인의 가구를 잘 매치하는 감각보다 애정인가 싶다.

 

 

 

Credit

  • editor 이경은
  • photographer 김상곤
  • DESIGN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