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프로젝트 시대

여기 당신의 무기력에 활기와 영감을 더할 흥미로운 8개의 프로젝트들을 제안한다. 바야흐로 ‘프로젝트’라는 단어는 담대한 포부로부터 순수한 놀거리까지 가장 ‘핫’한 용어로 통용 중이다.

프로필 by ELLE 2015.01.14

 

루크 스티븐슨 : <99×99s> 킥스타터 캠페인
세상에서 가장 유니크한 수염을 가진 ‘세계 턱수염과 콧수염 챔피언(World Beard and Moustache Championships)’들의 포트레이트와 페인팅으로 완성한 ‘계란 광대 목록(The Clown Egg Register)’, 숙련된 새들을 포착한 ‘쇼 하는 새들의 불완전 사전(The Incomplete Dictionary of Show Birds)’ 등 개성 넘치는 작업을 펼치고 있는 영국 포토그래퍼 루크 스티븐슨(Luke Stephenson)의 작업은 아이디어와 위트가 넘친다. 그가 2013년 여름, 99가지의 아이스크림을 찾아 떠난 로드 트립 프로젝트는 컨셉추얼한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흥미로운 화두를 던진다. 영국 해안가를 25일간 일주하며 99개의 아이스크림 트럭(가게)과 아이스크림을 촬영해 출간한 <99x99s> 시리즈는 킥스타터(Kickstarter 아이디어는 있지만 자금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시드 머니(Seed Money)를 마련해 준다) 캠페인을 통해 완성한 프로젝트인 데다 영국 특유의 문화가 깃들여져 있는 주제라 더욱 의미 있다. 지금도 여전히 캠페인 사이트(www.99x99s.com)에서 여러 버전의 사진집과 제품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이랑 : 신곡의 방
‘신곡의 방’은 가수이자 영화감독, 만화가로 활동하는 전방위 아티스트 이랑이 2014년 11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월 정기공연의 이름이다. 본디 공연이라 하면 연주와 노래가 이어져야 할 터인데, 그녀는 특이하게 즉석에서 하나의 곡을 만드는 일종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매달 바뀌는 게스트 뮤지션은 공연 당일에 만나는 게 원칙. 코드를 정하는 것부터 작곡, 작사, 녹음, 수정까지 한자리에서 진행되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30분에서 3시간가량. 우연히 일본 여행에서 본 공연 형식이 너무 마음에 든 이랑이 라이선스를 얻어 진행하게 된 정기공연은 매 세션마다 다른 장르의 아티스트와 함께 2인 체제로 이어간다. 11~12월에 포크 뮤지션과 함께 했다면 1월 21일엔 유어마인드에서 요한 일렉트릭 바흐와, 2월엔 재미공작소에서 이박사와의 스파크가 예정돼 있다.

 

 

 

 

 

 

 

 

톰 필립스 : 20 Sites n Years
엄청난 지구력과 끈기를 자랑하는 사람을 위해 노장 사진가가 무려 40년간 이어온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영국 페캄(Peckham)에서 활동하고 있는 톰 필립스(Tom Phillips)의 ‘20 Sites n Years’는 1973년부터 매년 5월 24일부터 6월 2일까지 10일간 늘 같은 시간대에 페캄의 20개의 지점을 촬영하는 사진 프로젝트다. 빈곤한 런던의 대명사격인 페캄이 40년의 시간 동안 변모해 가는 도시 생태계를 꾸준히 기록한 톰의 작업을 보면 옛날 주방기구 가게가 멋진 카페로, 지저분한 술집은 크래프트 맥주 펍 등으로 바뀌었다. 오랜 시간 동안 번영해 온 한 동네의 역사를 카메라로 포착해 나간 노장의 뚝심 있는 프로젝트는 이미 도시의 업적이 됐고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평생의 프로젝트를 찾고 있다면 톰 필립스의 작업이 든든한 시안이 될 수 있겠다. www.tomphillips.co.uk

 

 

 

 

 

 

 

 

제임스 프랭코 : <Fat Squirrel> 전시 외
배우들이 배우 이외의 작업에 몰두할 땐 보통 두 가지 반응과 순차적으로 마주하게 마련인데 ‘배우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이슈가 되는 경우가 먼저요, ‘배우라서’ 평가절하되는 경우가 나중이다. 하지만 이런 룰에서 벗어난 사람도 있다. 제임스 프랭코는 그간 사진 작업, 소설, 각본, 연출 등 영역을 넘나드는 창작 작업으로 꾸준히 좋은 반응을 얻어왔다. 그런 그가 지난 12월 20일까지 런던 셀프리지 컨템퍼러리에서 진행한 전시 <Fat Squirrel>에 이전과 다른 노력을 기울였다는 후문. 지난 뉴욕 전시에서 혹평을 들은 후 오직 페인팅 작품으로만 전시기획을 한 것인데 동물을 소재로 동심이 느껴지는 페인팅으로 구성했다(이 역시 호불호). 글을 쓸 때든 그림을 그릴 때든 제임스에게 가장 영감을 주는 순간은 어린 시절이라는데 그가 어린 시절에 그린 스케치와 페인팅, 시와 소설, 사진들을 엮어 지난여름에 출간한 저서 <A California Childhood>가 이를 방증한다. 가을에 내놓은 후속작 <Hollywood Dreaming>은 할리우드에 입성한 젊은 배우가 창조한 단편소설과 시, 스냅샷, 그림 등의 다양한 작업들이 수록돼 있다. 삶의 순간순간을 기록하는 데 일절 게으름이 없는 그의 사적인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쭉 계속된다.

 

 

 

 

 

 

 

이다 프로스크 : 아트 토스트 프로젝트
누가 건강한 식단이 지루하다 했는가. 노르웨이 출신으로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푸드 스타일리스트 이다 스키브네스(Ida Skivenes)가 만든 아침 식사 ‘아트 토스트 프로젝트(The Art Toast Project)’는 건강뿐 아니라 기분 좋게 하루를 열 수 있는 해답을 전한다. 그녀는 토스트를 캔버스 삼아 동물, 동화 속 장면, 명화, 유명 캐릭터, 런웨이 컬렉션 등을 재현하는데 여기에 사용되는 재료는 과일과 채소, 곡식 같은 진짜 식재료다.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과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뭉크의 ‘절규’, 요시토모 나라의 작품 속 소녀 등은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두고 싶을 정도로 완성도 높다. 이다 프로스크(Ida Frosk)라는 아이디로 인스타그램에 업데이트되는 아트 토스트들은 겨우 5~15분만에 완성되며 보는 것만큼 맛도 좋다는 게 작가의 말. 이 프로젝트 덕분에 더 즐겁게 음식을 먹으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당신도 한번?

 

 

 

Credit

  • editor 채은미 PHOTO CHOI SU HWAN(신곡의 방)
  • courtesy of www.tomphillips.co.kr
  • www.siegferiedcontemporary.com design 하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