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있는 신진 디자이너들
수적으로 눈에 띄게 늘어난 국내 패션계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신진 레이블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빅 브랜드에서 오랜 시간 탄탄한 경험을 쌓고 독립한 이들부터 몇 시즌째 입지를 다져온 이들까지, 여기 <엘르>가 주목하고 응원하는 6인의 신진 디자이너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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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진주
instagram.com/HAPPENINGCHA
 
1 하니와이, 시슬리를 거쳐 구호의 수석 디자이너로 커리어를 쌓고 2014년 3월에 브랜드를 론칭했다.
2,3 클래식한 아이템에 변형을 준 2014년 F/W 컬렉션.
 
happening
해프닝의 이름 존 케이지의 해프닝이 맞다. 트렌드와 상관없이 브랜드에 미니멀 & 아방가르드라는 뉘앙스가 깔려 있다.
 
단 두 시즌 만에 인지도가 높아졌는데 홈페이지조차 없고 홍보 에이전시도 없는데도 사람들이 찾아왔다. 마치 경리단 길의 나만 아는 레스토랑을 찾아오듯이.
 
오랜 커리어를 통해 배운 점은 구호의 정구호 전무에게 배운 점이 많다. 라이프스타일, 아트 등과 자유롭게 접목하는 것을 보고 옷에 대한 감성과 철학을 배웠다.
 
언제부터 내 브랜드에 대한 로망이 있었나 10년쯤 경험을 쌓고 내 브랜드를 하자고 생각했다. 정말 10년쯤 하니까 그런 마음이 들더라. 회사를 그만두자마자 파리에 가서 한 달쯤 머물렀다. 여행자가 아니라 생활자의 여유를 느껴보고 싶었는데, 지독하게 외로웠지만 오히려 그런 여유가 좋았다.
 
커리어를 통해 알게된 소비자의 심리는 갈수록 모르겠더라. 그래서 나와 지인들이 입고 싶은 옷을 만들었다.
 
그럼 당신과 지인들은 뭘 좋아하나 옷 본연의 깨끗한 느낌을 가진, 내구성이 있는 옷을 입고 싶다는 얘길 자주 했다. 베이식하지만 약간의 감성이 더해진 디자인이라면 더 좋겠다고.
 
세 번째 컬렉션인 2015년 S/S 시즌은 2014년 F/W 무드가 인더스트리얼적이었던 이유는 당시 경리단 길의 쇼룸 공사를 직접 했기 때문이다. 반면, 뉴 시즌 컬렉션은 좀 더 여성스럽고 릴랙스한 분위기다. 지중해식 세공에서 영감을 얻은 전판 프린트를 새롭게 선보인다.
 
올타임 페이버릿 리스트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과 영화 <네 멋대로 해라>. 진 세버그처럼 해프닝을 일으키는 여자, 내 멋대로 하는 여자가 해프닝의 뮤즈다.
 
쇼룸이 있는 경리단 길의 일상 평일엔 여전히 한적한 동네다. 원단 시장, 패턴실과도 가깝고, 좋아하는 술집들이 지척에 있다.
 
영감을 얻는 곳은 어떤 컨셉트가 좋냐, 어떤 컬러에 끌리나, 지인과의 대화가 아이디어로 이어진다.
 
 
 
 
 
 
 

김태완 & 한준수
instagram.com/TONYWACK_OFFICIAL
 
1 VMD, 디자이너, 해외 영업 등 다양한 커리어를 쌓은 후 의기투합한 듀오는 2012년, 브랜드를 론칭하고 제대로 된 웰메이드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
2,3 크루도 코트, 프랭크 하프 풀오버 니트, 스티어하이드 라이더 재킷 등 베이식 아이템으로 가득한 2014 F/W 컬렉션.
 
tonywack
토니웩이란 이름은 어감이 좋아서. 기존에 없는 단어라서 구글링을 해도 다른 건 안 나온다.
 
‘웰메이드’가 중요한 요소인데, 기준은 우리가 정한 가격대 안에서 가능한 최고치의 원단과 패턴, 생산으로 가장 좋은 옷을 만드는 것. 가성비가 좋은 옷이라는 게 알려지면서 신뢰를 얻었다.
 
벌써 2년이 됐다 천천히 탄탄하게 자리 잡고 싶다. 행위예술가 미샤와 작업한 룩 북이 이슈되면서 블로거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듀오로 일한다는 것 대학 때부터 알고 지낸 사이인데 각자 직장 생활을 하다가 의기투합했다. 디자인은 준수가, 그 외의 마케팅과 영업은 내가 맡고 있는데, 디자인에 대해선 늘 함께 의논한다. 주먹다짐하기 직전까지 가면서 싸우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것이 팀워크를 유지하는 최고의 비결.
 
컨템퍼러리 문화와 소통한다는 의미 대중적이고 실용적인 옷이지만 브랜드의 이미지는 컬처적으로 접근하고 싶다. 룩 북 작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그 때문.
 
어떤 남자를 위한 옷인가 약간 특이한 구석이 있는 마초.
 
베스트셀링 아이템 크루도(Crudo) 롱 코트.
 
코트가 시그니처 아이템인데 패턴과 심지, 봉재 등 가격대에서 최고의 퀄리티라 자부심이 크다.
 
10대 시절 (김태완) 고1 때 교복에 엄마의 빈티지 가죽 핸드백을 메고 학교에 갔다. (한준수) 만화가를 꿈꾸는 애니메이션 오타쿠.
 
2015년 S/S 시즌 마피아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와이드 팬츠처럼 좀 더 트렌디한 요소를 넣었다.
 
여자들도 토니웩의 옷을 입나 종종 오버사이즈로 입더라. 그렇다고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새로운 오피스 당인동은 뮤지션과 예술가들이 많이 사는 고즈넉한 동네다.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작업할 때 가장 행복하다.
 
 
 
 
 
 
 
 

박환성
instagram.com/D_ANTIDOTE
 
1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대학원 과정까지 마치고 남성복 브랜드 에이-할루시네이션 으로 런던 패션위크 참가, 주목할 만한 신인 디자이너상을 수상했다. 2014년 3월, 서울에서 브랜드를 론칭했다.2 체크를 소재로 이스트 런던의 힙스터 문화를 표현한 2014 F/W 컬렉션.
3 런던의 대중교통에서 영감을 얻은 2015 S/S 캡슐 컬렉션.
 
d-antidote
해독제라는 이름은 양극화된 쇼핑 패턴에 중독된 사람들에게 해독제 같은 브랜드가 되고 싶다. 디자이너 이청청과 론칭한 브랜드 에이-할루시네이션이 의미하는 환각에 이어, 이번엔 해독제가 어떨까라는 장난스런 발상에서 나왔다.
 
런던에서 보낸 8년 대학원 과정까지 마치고 인턴십, 남성복 브랜드 론칭과 런던 패션위크 활동 등으로 바삐 보냈다. ‘네가 누군지를 보여줘야 하고 너의 관객을 알아야 한다’는 스승 루이스 윌슨의 가르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알렉산더 맥퀸과 톰 포드, 버버리 런던에서 보낸 인턴십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지만 맥퀸의 창조적인 접근이나 톰 포드의 하이엔드식 해석, 버버리 런던의 커머셜한 논리 등 배운 점이 많다.
 
첫 컬렉션 ‘All About the Shirts’를 비롯해서 제한된 아이템으로 컨셉추얼하게 접근한 점이 흥미롭다 남성복의 기본인 셔츠로 시작해서 티셔츠, 아우터웨어로 블록을 쌓듯 늘려가고 있다. 컨셉추얼해도 실용적인 베이식 아이템으로 풀어내는 게 중요하다.
 
런던과 서울은 브랜드의 시그니처 요소인데 두 도시의 공통된 코드를 통해 새로운 비전을 끌어내고 싶다. 현재까지는 런던과 서울에서 주제를 찾고 있다.
 
‘서울-런던’의 로고는 90년대를 연상시킨다 90년대에 대한 오마주다. 미치코 런던을 몰랐던 세대에겐 새끈하고 신선한 로고로 와 닿길 바랐다.
 
김재중, 아이유 등 화려한 스타 마케팅은 의외다 의도하지 않게 입소문이 났다. 스타일리스트들의 말에 따르면 한 번 입어보면 꼭 다시 입고 싶어진다더라.
 
지금 준비 중인 컬렉션은 후즈 넥스트 참가를 위해 2015 F/W 컬렉션을 만들고 있다. 테디 보이를 크로스오버 컨셉트로 풀어낼 예정.
 
서울을 베이스로 해서 좋은 점은 지금 서울은 아시아 사람들이 판타지를 느끼는 한류의 메카, 아시아의 허브다. 최적의 베이스다.
 
정작 당신 일상의 해독제는 뭔가 피규어.
 
 
 
 
 
 
 
 

최은경
instagram.com/RINACHOI80
 
1 고등학교 1학년 때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에서 유학했다. 한섬과 제일 모직, 자뎅 드 슈에뜨에서 오랜 커리어를 쌓고 2014년 F/W 시즌 브랜드를 론칭했다.
2,3 2014년 F/W 컬렉션의 컬러풀한 페이크 퍼 코트와 실크 드레스.
 
rabbitti
래비티란 이름은 딸아이의 별명인 토끼의 스펠링을 조금 바꿔봤다. 듣기 좋고 밝은 느낌이다.
 
실크와 페이크, 두 가지만 다룬다는 점이 신선하다 컬러에서 영감을 받는 스타일이라 내겐 발색이 좋은 소재들이 매력적이다.
 
‘펀 퍼(Fun Fur)’에 대해 동물 애호가는 아니지만 페이크 퍼는 관리도 쉽고 밝은 컬러를 쉽게 낼 수 있는 데다 마침 세계적인 트렌드로 떠올라 페이크 퍼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꿔보고 싶었다.
 
빅 브랜드에서 커리어를 쌓았는데, 첫 컬렉션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풀 컬렉션일 필요도, 특별한 테마도 필요 없었지만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이 묻어나는 컬렉션을 하고 싶었다. 채도 높은 컬러들을 많이 사용했다.
 
S/S 시즌엔 퍼와 실크를 믹스할 수 있는 계절감으로 겨울/봄, 여름/가을로 시즌을 나눴다. 요즘엔 서머 퍼도 인기지만, 여름엔 실크로만 만들 생각이다. 일상에서 입는 롱 드레스처럼.
 
스타일리스트 오선희가 컨설턴트로 참여했는데 평소 좋아하는 것이 비슷해서 어떤 얘기를 해도 잘 통한다. 마케팅과 촬영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오랜 영국 유학에서 받은 영향 막상 영국에 있을 땐 그곳을 떠나고 싶었는데 컬러와 험블한 접근 등 특유의 런던 바이브를 내 안에서 발견했다.
 
유아용 코트에 대한 반응 딸아이를 위해 사심을 담아 만들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 매 시즌 한두 개씩은 만들 생각이다.
 
옷장에 가장 많은 아이템 실크 블라우스.
 
스타일리시한 여자 틸다 스윈턴처럼 가만히 있어도 빛이 나는 사람.
 
최근 관심사 키즈 카페. 지금 진행 중인 계획 온라인 구매가 가능한 홈페이지(www.rabbitti.com)를 오픈했고, 쇼룸 오픈을 준비 중이다.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Credit
- editor 주가은 photo 김혁
- 이수현(인물)
- COURTESY OF 99PERCENTIS/REJINA PYO/HAPPENING/TONY WACK/D-ANTIDOTE/RABBITTI design 하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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