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4 Warm & Fuzzy Ⅱ 가장 포근했떤 바로 그 순간
니트 스웨터는 단순한 옷이 아니다. 엄마가 손수 짜준 어릴 적 손뜨개 니트의 추억, 누군가를 위해 직접 뜨개질을 했던 정성의 경험, 할머니 품에 안겨있을 때 느끼던 부드러운 감촉과 따스함. 가을이기에 더욱 그리운 니트 스웨터의 휴머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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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is chiles & robert redford 1968미국 아이비리그 프레피 룩의 정석은 시드니 폴락의 1973년 영화 <추억> 속에 가득하다. 캠퍼스 스타 허블 가드너(로버트 레드퍼드 분)와 다혈질 여대생 케이티(바바라 스트라이샌드 분)의 사랑과 결혼, 갈등과 추억을 그린 이 영화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영화 속 로버트 레드퍼드의 담백하면서도 ‘첫사랑’으로 각인되기에 충분한 로맨틱 패션 모멘트들이다. 케이티의 풀린 신발끈을 허리 굽혀 묶어줄 때 입었던 아이보리 컬러 스웨터를 비롯, 다른 여학생(로이스 차일스 분)과 데이트하는 신에서 입은 인타르시아 패턴의 스웨터도 반듯하면서도 로맨틱한 모범생의 첫사랑 느낌.
 
 
 
 
 
 
 

 
francoise sagan 1956
미소년처럼 곱슬거리는 짧은 머리, 불꽃 같은 열정과 장난기가 어린 눈빛, 손가락에선 늘 떠날 줄 모르는 시가렛 그리고 코지한 니트 스웨터. 1954년 <슬픔이여 안녕>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프랑스 문단의 집중 조명을 받기 시작한 작가 프랑수아 사강이 프랑스 남부 생트로페즈의 별장에서 편안한 브이넥 스웨터와 깅엄체크 셔츠를 레이어드하고 화이트 팬츠에 슬립온 차림의 전형적인 남부 프렌치 스타일로 그녀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앞에서 어색하다는 듯 카메라 시선을 피한다. 아마도 같은 해 발표한 소설 <어떤 미소> 집필이 한창이었을 듯.
 
 
 
 
 
 

 
marilyn monroe 1950베벌리 힐즈의 에이전트 조니 하이드의 저택 뜰에서 캘리포니아에 쏟아지는 5월의 햇살을 잔뜩 머금고 있는 마릴린 먼로. 그녀의 모습을 보면 때론 니트 스웨터가 시스루 란제리 못지않게 육감적이고 섹시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여기 그녀가 입은, 가슴선 바로 아래부터 잘록하게 허리라인으로 조여지는 밴딩 디자인의 니트 스웨터라면 더더욱 말이다. 굳이 가슴선을 노출하는 등 속살을 드러내지 않아도, 자신감 있는 애티튜드와 사랑스러운 미소, 육감적인 몸짓이 소녀들이 입을 법한 프레피 스타일 니트웨어도 란제리만큼이나 섹시한 아이템이 된다.
 
 
 
 
 
 

 
marlene dietrich 1945
빈틈이라곤 한 군데도 없을 것처럼 팜므 파탈의 차가운 인상, 한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완벽한 룩을 갖춘 모습만 보여주던 마들렌. 그녀에게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다소 허둥대는 순간이 포착됐다.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 부대에 위문 공연차 방문한 그녀는 조금 전까지 군인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서 눈부신 시퀸 드레스에 새틴 힐을 신고 무대 위에 올랐다가 다음 무대를 위해 백스테이지에 마련된 군용 침대에 앉아 스포팅 니트 스웨터로 갈아입고 니트 양말, 니트 베레를 쓰고 무거운 군화를 신느라 진땀 빼는 중이다.
 
 
 
Credit
- editor 최순영 photo GETTY IMAGES
- 멀티비츠
- REX FEATURES design 하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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