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여름 밤 그 남녀!

로맨틱한 여름밤을 위한 나만의 필살기를 주위 남녀에게 물었는데, 그들은 하나같이 뜨거웠던 어느 여름밤의 적나라한 고백들을 들려줬다. 권장해도 될는지 망설여질 만큼 끈적끈적하지만, 적어도 픽션은 아니다.

프로필 by ELLE 2014.06.27

 

Roy Lichtenstein,Beach Scene with Starfish, 1995 Oil and Magna on Canvas, 300.5×604cm
ⓒ PROLITTERIS, ZURICH

 

 

 차에서 하는데 계절이 뭔 상관이냐고 할 사람이 많겠지만 내 경우 카 섹스는 여름에만 허락한다. 수원에 사는 남자가 서울에서 데이트하고 인천에 사는 나를 데려다주는 경우가 많아서 우린 차에 있는 시간이 많다. 집에 도착해서도 곧바로 헤어지지 않고 차에 앉아서 다운받은 미드를 볼 때가 많은데, 여름 아닌 계절, 특히 겨울엔 남자가 후끈해질 때마다 참 난감했다. 일단 옷을 여러 겹 벗어야 하고, 밖이 추워서 차 안에 금방 김이 서린다. 누가 봐도 차 안에 달아오른 남녀가 있다는 걸 광고하는 꼴이다. 에어컨을 켜면 오랫동안 켜지 않은 필터의 곰팡이 냄새가 올라오고, 금방 추워져서 몸이 움츠러든다. 그러나 여름엔 좀 다르다. 가벼운 느낌이랄까. 맨 다리를 남자 허벅지에 올리는 것도 좋고, 에어컨 바람이 다리 사이를 스치는 기분도 좋다. 남자는 내가 카 섹스를 아예 싫어하는 줄 알고 있다. 여름에 하는 건 꽤 괜찮은데. KH(상담치료사)

 

 노천탕에서 해봤나? 남자와 일본에 갔을 때 도쿄에서 2박, 하코네에서 2박을 했다. 도쿄에서는 싼 비즈니스 호텔에서 묵고 하코네에서는 비싼 료칸에 묵기로 했다. 도쿄에 있는 이틀 동안은 낮에 돌아다니고 저녁엔 술 마시느라 밤엔 잠자기 바빴다. 하코네에 갈 때까지만 해도 이럴 거면 친구랑 오는 게 더 재밌을 뻔했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하코네에 도착하니 낮에 별로 할 일도 없고, 저녁만 되면 문 연 데가 없었다. 방에는 하늘이 뻥 뚫린 노천탕이 있었다. 어둑어둑해질 때쯤부터 노천탕에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는데, 하루에 몇 번씩 눈만 마주치면 ‘했다’. 어차피 벗고 있고 물속에 있으니까 뭔가 ‘유도’할 필요 없이 곧바로 본 게임에 들어간다. 땀에 젖어 불쾌할 틈 없어 좋고, 계곡 바람이 불어와 시원하기도 했다. 수영장에서 하는 것과도 다르고 욕조에서 하는 것과도 다른, 뭔가 아주 기분 좋은 무드가 분명히 있었다. JY(회사원)

 

 

 안면도로 MT를 갔을 때, 한 편의 성인용 방화를 찍고 왔다. 여러 명이 함께였는데 우리 둘이 사귀는 건 아무도 모르는 상황. 다들 취해갈 때쯤 슬쩍 빠져 나와 손잡고 논두렁을 걸었다. 한참을 걸어도 아무도 없었다. 시골 사람들은 일찍 자니까. 불빛이 없어서 야외지만 벌레도 안 꼬인다. 탁 트인 논에 아무도 없다는 걸 둘 다 인지한 순간부터 기분이 슬슬 이상해지면서, 우리는 필요한 만큼만 바지 춤을 내리고 급하게 한 게임을 뛰었다. 뻥 뚫린 시야 앞에 벼 이삭이 흔들거리는 걸 보면서 하는 기분, 참 묘했다. 끝까지 가지도 않았는데 남자는 거의 ‘쌌다’. 진짜 짜릿한 순간은, 볼 일 다 보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돌아왔을 때. 우리 둘이 주고받은 눈빛을 누구도 보지 못했다. BR(매거진 에디터)

 

 

 내가 캠핑에 빠진 건 같이 자전거를 타는 친구들 때문이었다. 친구 몇 명과 함께 자전거로 라이딩을 가고 봉고차 한 대로 짐을 싣고 오는데 이런 식으로 강원도에 가서 캠핑하고 돌아오기 때문에 애인이 있거나 이미 결혼한 형들도 여자들을 잘 데려오는 편은 아니다. 지난여름에 사귀던 여자는 내가 혼자서 캠핑 가는 걸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캠핑 갈 때마다 매번 싸웠고, 가서 휴대폰 붙잡고 몇 십분씩 한숨만 쉬고 있는 것도 답답했는데, 더 짜증나는 건 내가 건전하게 갔다 오는 걸 여자가 믿지 않는 거였다. 그러다 우리 모임의 한 부부가 커플 캠핑을 제안했다. 나는 보란 듯이 여자를 불렀다. 여자는 캠핑 초보답게 제대로 된 준비물은 하나도 가져오지 않았고, 어이없는 파자마를 가져왔다. 텐트 안에 가둬둘 순 없어서 내 티셔츠와 트레이닝 팬츠를 입혔다. 옷이 커서 여자가 허리를 숙일 때마다 가슴이 보였고, 쪼그리고 앉을 때마다 허벅지가 접히는 게 보였다. 어두워질 때쯤엔 여자를 텐트에 가두고 싶어졌다. 같이 오기 전까지의 캠핑은 분명히 건전했는데, 그날 밤은 야했다. 지금은 형들과 가는 캠핑, 여자와 가는 캠핑을 한 주 걸러 한 번씩 바꿔서 다니고 있다. SH(자전거 동호인, 웹 프로그래머)

 

 

 

Credit

  • editor 이경은
  • ILLUSTRATOR 김란
  • DESIGN 하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