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모든 사람이 똑같은 옷을 입기 시작했어요

나만의 스타일을 찾는 방법, 그리고 찾아야 하는 이유.

프로필 by 강서윤 2026.04.10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는 아침은 매우 신중한 순간이죠. 그날 하루 내가 누구인지, 어떤 기분인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선택하는 시간이니까요. 흔히 패션을 ‘나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부르기도 하지만, 소셜 미디어의 시대에 살아가는 요즘의 스타일은 이 의미조차 희석된 듯합니다. 수많은 셀러브리티나 인플루언서의 사진 속 착장을 그대로 따라 하거나 그들의 취향을 골라 취하는 형태로 흉내 내고 있지 않나요? 영화 <클루리스>의 주인공 ‘셰어’처럼 스마트한 옷장이 현실이 된 지금이지만, 우리의 스타일은 그 어느 때보다 빈곤해진 셈이죠.


영화 <클루리스> 속 셰어 호로위츠가 컴퓨터로 옷을 매치하는 장면 // Getty Images

영화 <클루리스> 속 셰어 호로위츠가 컴퓨터로 옷을 매치하는 장면 // Getty Images

영화 <클루리스> 속 셰어 호로위츠의 아이코닉한 룩 // Getty Images

영화 <클루리스> 속 셰어 호로위츠의 아이코닉한 룩 // Getty Images


지금 패션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캐롤린 베셋 케네디일 겁니다. 아무래도 드라마 <러브 스토리: 존 F. 케네디 주니어 & 캐롤린 베셋>때문에 다시 그의 스타일이 재현되고 있기 때문이겠죠. 캐롤린 베셋 케네디의 룩이 지금까지 유효한 이유는 ‘유일무이’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미니멀한 스타일을 선보였음에도 자신만의 명확한 개성을 투영해 정갈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베이지 펜슬 스커트, 리바이스 517, 그리고 거북등무늬 헤어밴드 등 그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이 지금 거리를 활보 중이죠.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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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많은 패션 아이콘들이 그러합니다. HBO의 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 속 사라 제시카 파커가 맡은 ‘캐리 브래드쇼’의 두꺼운 벨트, 튤 스커트, 짝짝이(?) 루부탱 힐 등 틀에 얽매이지 않는 독특한 패션 감각으로 사랑받은 캐릭터이기도 하죠. (이 모든 건 당시 의상 디자이너 패트리샤 필드의 손끝에서 만들어낸 결과이긴 하지만요.) 다른 예로는,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NBC 시리즈 <프렌즈>에서 제니퍼 애니스톤이 연기한 ‘레이첼 그린’의 체크 스커트, 무릎까지 오는 부츠, 멜빵바지는 30년이 지난 여전히 회자되고 있죠.


H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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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stlikethatma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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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 디자이너 피비 드 가예가 BBC 아메리카 시리즈 <킬링 이브>에서 조디 코머가 연기한 연쇄살인범 ‘빌라넬’이 푸시아 핑크 컬러의 몰리 고다드 튤 드레스를 입힌 것 역시 천재적인 발상이었죠. 살인이라는 잔혹한 행위와 대비되는 화려하고 사치스러운 하이 패션을 통해 그의 사이코패스적 성향과 과시욕을 시각화하며 더욱 기괴하게 표현한 것처럼요.


@killingeve

@killingeve


혹시 여러분도 케롤린 베셋 열풍에 휩쓸려 평소 입지도 않던 화이트 셔츠를 찾고 있진 않나요? 화려한 프린트와 과감한 컬러를 사랑하는 맥시멀리스트가 미니멀리즘의 탈을 쓴들 그것이 과연 당신의 스타일이라 할 수 있을까요? 우리는 만난 적도 없는 사람들을 참고하고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이 추천해주는 ‘쿨’함에 기반해 우리들의 정체성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최고의 패션은 우리 자신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 요소를 제대로 파악하고 정체성을 나타내는 방식으로 옷을 입기 시작할 때 비로소 나만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죠. 결국, 개성이 옷차림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니까요. 개성이 없다면 스타일은 아무 의미가 없죠. 또 어딘가에 홀려 옷장의 옷들을 갈아엎고 싶어질 때 이 사실을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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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글 Olivia Petter
  • 사진 Instagram ・ Getty Images ・ H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