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이 뻥 뚫리는 주말에 놀 것들!
<엘르>팀이 뽑은 8월의 문화, 라이프, 컬쳐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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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ast Romantist
‘순정 마초’ 라이언 고슬링의 영화 두 편이 개봉을 기다린다.
모터사이클 스턴트맨으로 전국을 떠돌던 남자가 자신의 사생아가 있음을 알게 되고 아이의 양육비를 마련하기 위해 은행을 털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태국에서 복싱장을 운영하며 마약 밀매를 하던 남자는 자경단에 의해서 살해된 형의 복수를 결심한다. 라이언 고슬링의 주연작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8월 1일 개봉)와 <온리 갓 포기브스>(9월 개봉 예정)의 줄거리다. 그 이전에도 라이언 고슬링은 결심했다. 2011년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작 <드라이브>에서 좀처럼 말이 없던 그는 한 여인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길 결심했다. 라이언 고슬링이 무언가를 결심하는 표정을 지을 때 그만큼 결연한 것도 없다. 클린트 이스트우드나 알랭 들롱, 스티브 매퀸 등 할리우드의 고전적인 순정 마초들이 보여주던 그 눈빛, 그야말로 ‘차가운 도시 남자, 하지만 내 여자에겐 따뜻하겠지.’ 그렇다. 그는 이 시대에 보기 드문 순정 마초다. 고슬링에게 세계적인 유명세를 달아준 것도 전 세계적으로 1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순정 멜로 <노트북>(2004)이었다. 덕분에 멜로물 출연 섭외가 이어졌지만 그는 쉽게 가지 않았다. 오히려 인디영화 <하프 넬슨>(2006)에서 약물에 중독된 교사를 연기하며 오스카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됐다. 골든글러브 남우주연상 후보로 오른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2007)에선 ‘리얼 돌’을 사랑하는 남자를 연기하는데 이토록 우스운 상황에서도 멜로에 페이소스를 불어넣는다. 그는 연기가 아니라 진짜가 된다. 많은 언어 대신 눈빛 하나로 진심을 전하는 남자다. 그리고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와 <온리 갓 포기브스>는 <블루 발렌타인>의 감독 데릭 시엔프렌스와 <드라이브>의 감독 니콜라스 윈딩 레픈의 새로운 연출작이다. 라이언 고슬링을 다시 선택한 두 감독의 신뢰가 느껴진다고? 고슬링이 두 감독을 신뢰했다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1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에서 모터사이클 스턴트맨으로 출연하는 라이언 고슬링.
2 <온리 갓 포기브스>로 다시 만난 라이언 고슬링과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 
 
 
Culture Calendar
반딧불이처럼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가득한 문화 공연 캘린더.
1 퀸시 존스 7월 25일, 서울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
2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 7월 24일~8월 4일. 밀양연극촌
3 애비뉴 Q 8월 23일~10월 6일, 샤롯데씨어터.
4 서머나잇재즈·물! 8월 20일, 세종문화회관. 8월 24일, 예술의전당.
5 파주포크페스티벌 9월 7일~8일, 임진각평화누리 야외공연장.
6 젯 페스트 10월 18일~20일, 제주도 일대.
 
 
호텔리어 로랑의 시선 
어느 한 분야를 오랫동안 지켜온 이들은 장인으로 불린다. 27년간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호텔리어 ‘로랑’으로 근무하며 호텔 사업의 최전선을 일군 구유회 역시 그 단어에 어울리는 인물이다. 그의 자전적인 생을 기술한 <호텔리어 로랑의 시선>은 감정노동자로서 삶을 단련해 온 로랑과 지극히 사적인 생을 보존해 온 구유회가 이룬 균형의 노하우가 담겼다. JJ 마호니스와 파리 그릴 레스토랑 앤 바 등의 오픈을 주도하고 파크 하얏트 파리 방돔, 파크 하얏트 도쿄 등지의 사업 확장까지 앞장서온 호텔 리어의 화려한 경력 뒤에 담긴 고뇌와 철학 그리고 일상의 발견을 전한다. 당사자에겐 삶을 돌아보는 거울로서의 의미가, 독자에겐 삶의 새로운 스펙트럼을 살피는 프리즘이 될 만한 저서.
 
New Masterpieces
감성적인 한국 여류 작가 3인의 신작 소설 vs. 다작하는 일본 스타 작가 3인.
1 <28> 불볕 도시 ‘화양’에서 펼쳐지는 28일간을 그린 정유정의 신작.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발발한 무간지옥에서 살아남고자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이야기. 주제와 부합하는 압도적인 서사, 숨막히는 문장들이 인상적이다. 은행나무 펴냄.
2 <너를 봤어> <완득이> <가시 고백> 등 작가 김려령의 장편들이 ‘청소년문학’으로 한정됐다면 이번엔 수위가 센 19금 소설이다. 그동안 외롭고 아픈 존재들을 끌어안았던 그녀는 지독한 사랑 이면에 존재하는 인간의 죄의식을 끌어낸다. 창비 펴냄.
3 <안녕 내 모든 것> 삼풍백화점이 무너지던 해 고교시절을 난 삼총사의 이야기. 각자의 사정으로 속앓이 중인 이들은 지나온 그 시간을 둘러보며 시대를 추억하기도, 혼란의 시기를 꼬집기도 하며 공감을 건네는 정이현의 성장소설. 창비 펴냄.
4 <솔로몬의 위증 1> 학교는 사회의 필요악이다. 미야베 미유키가 학생들의 세계를 조망한 이유. 한 학생의 자살로 비롯된 교내 재판을 통해 다채로운 인간 군상을 표현한 이 역작은 ‘필요’와 ‘악’의 모순을 15년간 구상하고 9년에 걸쳐 쓴 결과물이다. 전 3권. 문학동네 펴냄.
5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긴 제목이 내용을 일갈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리얼리즘 소설, 여행이라는 주제가 <노르웨이의  숲>과 맞닿아 있다. 작가는 다자키 씨를 통해 삶에서 잃어버린 것을 상기시키려는 건지도. 민음사 펴냄.
6 <한낮인데 어두운 방> 에쿠니 가오리 특유의 관음성을 극대화한 소설이다. 사랑이 어떻게 생겨나고 또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한 마음의 경로를 3인칭으로 엿보는 이야기는 다큐멘터리 같다. 설명적인 탓에 은밀한 사생활 수위는 다소 낮다. 소담출판사 펴냄.
 
 
 
Must Listen
커버처럼 감각적인 신보들.
1 시규어 로스 <kveikur>
기존의 사운드보다 공격적인 주법, 날을 세운 욘시의 팔세토 창법까지, 놀랍다. 참고로 ‘kveikur’는 심지, 도화선이란 뜻이다. 시규어 로스가 새로운 불을 붙였다.
2 더 내셔널  <trou-ble will find me>
한국계 아티스트 윤보현의 작품을 커버로 활용한 뉴욕 인디밴드 더 내셔널의 신보는 나직한 음성처럼 시작되어 장엄한 오케스트라의 향연으로 우주처럼 팽창한다.
3 로빈 시크 <blurred lines>
패럴과 T.I.가 피처링한 로빈 시크의 ‘Blurred Lines’는 그저 섹시한 넘버가 아니다. 듣다가 소리를 질러도 좋다. 이건 그냥 섹스니까. 당신에게 절정을 선사할 만한.
 
 
Portrait of Flowers
그녀의 모란을 보는 순간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서서”로 시작되는 시구가 떠올랐다.
동양화를 공부했고 뉴욕에서 활동하며 민화를 모티브로 한 작업을 선보이는 작가 안성민. 7월 9일부터 2주간 갤러리K에서 전시 <모란의 초상>을 마친 그녀에게 대화를 청했다. 
민화에 관심 갖게 된 계기는 이전에는 10년 동안 미니멀하고 개념적인 설치미술 작업을 해왔다. 그러다 전통적인 것에 다시 관심을 돌린 것은 뉴욕 미술관과 문화원 등에서 아시아 아트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나의 전통, 나를 이 사람들과 다르게 하는 것, 그러면서도 내가 사랑하는 것들을 찾아나갔다.
전통 민화와 현대적 팝아트의 공통점 대중과의 폭넓은 유대 관계 없이 겉모습만 따라 하는 것은 진정한 팝아트가 될 수 없다. 민화는 실제로 대중에 의해 적극적으로 향유되고 소비된 미술이다. 이미지의 반복적 사용, 화려한 컬러, 멀티플 에디션 생산 등 분명한 그 시대의 팝아트라 할 수 있다.
모란을 자주 그린다 봉오리부터 큼직하고 탐스러운 모란은 한국인뿐 아니라 뉴요커에게도 사랑받는다. 4월이 되면 유니온 스퀘어의 ‘파머스 마켓’에 모란이 가득한데 정말 황홀하다. 부귀영화를 상징하는 꽃이라지만 1년에 아름다운 시기는 고작 일주일. 그 일주일의 화려함을 뒤로하고 지는 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덧없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 전시작 모란 부케의 잘려나간 부분이 지닌 의미는 ‘인생의 여정을 되돌아보았을 때 어떤 한 순간’이라고 해석하면 쉬울 듯. 잘려나간 부분은 사람마다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가슴속에 묻어둔 아련한 추억일 수도, 들춰내고 싶지 않은 상처일 수도, 쏜살같이 지나가버린 인생의 어느 찰나일 수도.
앞으로의 작업 하나는 <모란의 초상>을 더 큰 크기의 작품으로 다시 창작하는 것. 두 번째는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일상을 풀어낸 <디저트 시리즈>를 좀더 발전시키고 싶다.
 
Credit
- EDITOR 민용준
- PHOTO COURTESY OF 안나프루나
- DESIGN 하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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