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 따뜻한 홍차 한 잔 어떠세요?
홍자는 걷기다. 여물어가는 우정의 맛이다. 걷는 템포, 차근한 관계는 여지없이 시간에 좌우된다. 여름 앞에서, 잠시나마 그 시간을 벌기 위해 싱그럽게 영근 홍차 잎을 딱 1분만 우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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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딜마, 캐러멜
아, 이 캐러멜 향은 무엇인가. 홍차인가 과자인가. 홍차는 식후에 마시는 디저트 라는 고정관념을 무색하게 만드는 스리랑카 브랜드 딜마의 캐러멜은 한 입 머금으면 문득 식욕이 샘솟는다. 찌꺼기 없이 말끔하게 우러나는 티백도 맘에 들거니와 좀처럼 식사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는 입안을 뒤흔드니 생활 개선을 위한 치료제 역할도 톡톡히 한다. 1분보다 더 진하게 우려도 맛있겠고, 밀크 티의 베이스로 이용해도 좋겠다. 20개입, 1만4천원.
2 브리즈, 머스캣
언젠가 브리즈의 티 룸에 들렀을 때 메뉴를 고민하는 고객에게 다양한 종류의 새 티백을 뜯어 시향을 권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국산 차 브랜드로서의 자신감도 있었겠지만, 오랜만에 브리즈 머스캣을 맛보니 향으로 먼저 승부하는 홍차라 더욱 그랬겠구나 싶다. 97% 홍차 외 나머지 3%를 청포도 향으로 채운 제품은 풍미가 기분을 북돋운다. 분명 몸에 좋은 홍차인데, 달콤한 청포도 맛 사탕을 깨문 듯한 힐링의 향과 맛. 30개입, 3만1천원.
3 트와이닝, 레이디 그레이
부드러운 홍차, 음식으로 치면 달지도 짜지도 맵지도 않은 딱 적당한 간을 한 티를 원한다면 트와이닝의 레이디 그레이가 좋겠다. 여성들의 커피 하우스 출입이 금지됐던 18세기 초 영국에서 처음으로 홍차 전문점 ‘골드 라이온’을 오픈해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트와이닝은 레이디 그레이 티를 최초로 블렌딩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중국 기문 홍차와 인도 차에 오렌지, 레몬 향이 깃들어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좋다. 25개입, 1만4천원.
4 아마드, 애프리코트 선라이즈
솔직히 클래식 홍차의 농익은 맛과 향보다 이런 차의 풍미에 더 끌린다. 이름만큼이나 싱그러운 애프리코트 선라이즈는 마치 잘 익은 햇볕을 손으로 찍어 먹었을 때 나는 맛 같다. 짧게 우려냈지만 맛과 향이 진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일을 한 입 베어 먹은 듯 부케와 식감이 상큼하다. 스리랑카와 케냐에서 재배한 홍차 95%와 애프리코트 조각 2%에 천연 살구 향을 더한 제품으로 가격 대비 퀄리티가 훌륭하다. 20개입, 8천원.
 
 
 

5 립톤, 클래식 다즐링
‘그대여, 너를 처음 본 순간 나는 바로 알았지~’ 로이킴이 부르는 ‘봄봄봄’의 가사는 립톤의 클래식 다즐링을 두고 이르는 표현이다. 한 모금 마시면 ‘나 홍차요’ 하는 쌉싸래한 향과 맛이 입 안에 감돈다. 이 향은 흔히 ‘머스캣 향’으로 표현되는데 인도 북동부 히말라야 고지대에서 생산된 다즐링을 꼬들꼬들하게 말린 잎을 사용해서인지 향이 깊고 섬세하다. 얼음에 식혀 마시면 좋겠다. 20개입, 6천5백원.
6 리쉬 티, 오가닉 얼그레이
의식 있는 이들이라면 리쉬 티의 베스트셀러에 주목해도 좋겠다. 미국 유기농 인증기관 USDA 마크를 달고 있는 브랜드, 공정무역 제품인데다 ‘역대 최고의 얼그레이 블렌딩’이라 칭송받는 제품이다. 향이 아주 깊고 진하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중국 운남성의 100년 이상 된 차나무의 홍차 잎을 사용했다고. 박하 향이 나고, 티 위에 기름이 살짝 뜨는 건 천연 베르가못 오일이 블렌딩된 제품이라 그렇다. 진한 컬러와 달리 맛은 떫지 않고 부드럽다. 15개입, 2만7천5백원.
7 니나스, 떼 드 방돔
레드 자몽의 신선한 붉은빛이 감도는 특제 블렌딩 홍차. 맛은 오리지널에 가까운데 우려낸 티백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마리골드가 섞여 있고, 천연 자몽 향과 블러드 오렌지 향이 아주 소량 깃들어 풍미가 온화하다. 유럽 티 엑스포에서 두 차례 대상을 수상한 화려한 이력도 있고, 다이어트 자몽 티 붐이 일었을 때 화제가 되기도 한 프랑스 브랜드 니나스의 대표 티. 제대로 된 맛을 즐기려면 티 컵에 2~3분 정도 우려내면 된다. 20개입, 1만2천원.
8 오설록, 레드 카페
구수하기도 고소하기도 한 홍차의 맛과 색다른 향이 오리지널은 아니라는 사실을 직감한다. 피라미드 형 티백을 뜯어보니 홍차와 통 원두가 절반씩 담겼다. 항산화 기능이 뛰어난 홍차는 식후에 마시면 더 좋은데, 매번 커피와 홍차 중에서 고민하는 A형들에게 권할 만하다. 커피의 풍미가 느껴지면서도 카페인이 우러나오지 않는 통 원두 덕분에 심장박동이 빨라질 일도 없다. 2분 정도 우려내면 더 맛있겠다. 10개입, 1만5천원.
 
 
Credit
- EDITOR 채은미
- PHOTO 최성욱
- DESIGN 오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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