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시간을 달리는 시계 외

건축가가 가구를 만들면 매우 기능적이거나 공학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스카 니마이어가 디자인한 안락 의자 ‘리오’는 마냥 넋 놓고 보게 된다.

프로필 by ELLE 2010.07.02



건축가의 의자
건축가가 가구를 만들면 매우 기능적이거나 공학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오스카 니마이어가 디자인한 안락 의자 ‘리오’는 마냥 넋 놓고 보게 된다.

‘리오’를 보고 퍼뜩 떠오른 건 ‘이것은 가구가 아니다’ 라는 문장이다. 오스카 니마이어가 딸 안나와 함께 설계한 ‘리오 안락의자’는 자신의 건축물을 닮았다.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니테로이 현대미술관의 감각적인 곡선은 의자에도 우아하게 흐르고 있다. 오스카 니마이어에게 가구 디자인은 새로운 건축 디자인을 위한 스케치 과정이었다. 유려한 곡선과 미니멀한 형태를 가진 그의 가구들은 가구가 아닌 예술적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안락의자 리오는 그의 감각적인 터치가 절정에 달한 시기에 만들어졌다. 미니멀리즘이 꽃을 피우며 직선이 강조되던 시기에 유선형의 건축물을 디자인했던 것처럼, 의자의 다리는 아치형 돔이 받치고 있다. 등받이의 곡선도 마냥 부드럽지만은 않다. 꺾이는 부분의 경사각을 크게해 역동적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소재의 선택도 압권이다. 벤트 우드 프레임과 엮은 등나무의 조화는 보고만 있어도 남국의 정취가 온몸으로 전해진다. 건축가의 예술적 기질을 마음껏 뽐낸 의자, 감각적 터치가 궁극에 달한 의자, 그게 바로 ‘리오’다.


 


시간을 달리는 시계
태그호이어가 모나코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내놓은 모나코 V4. ‘환골탈태’란 이런 걸 두고 하는 말이다.

<르망>에서 질주 본능을 과시하던 스티브 맥퀸의 손목에 채워진 시계. 태그호이어 모나코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다. 남자들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자동차와 연관 지어 만든 시계들이 요즘은 흔해져 버렸지만, 태그호이어의 모나코만큼은 남다르다. 모나코 탄생 1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태그호이어가 내놓은 모나코 V4는 자동차와 시계라는 식상한 시계 트랜드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기존 기계식의 무브먼트들이 톱니바퀴를 맞물려 구동시키는 메커니즘을 따ㅓ르는 반면, 모나코 V4는 자동차 엔진 구조에서 모티브를 얻은 새로운 무브먼트를 제작했다. 톱니와 톱니를 특수 제작된 벨트로 연결하여 시계가 작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004년 컨셉트 시계로 모나코 V4가 나왔을때만 해도 많은 사람이 과연 태그호이어가 그것을 상용화 할 수 있을지는 대해 의문을 가졌다. 그러나 2010년, 이상적인 컨셉트 시계가 아닌 실질적인 상용 시계로 환골탈태한 모나코가 출시되었다. 모나코 V4가 움직이는 모습을 보면 150년이란 세월이 헛되지 않았음을 실감케 한다. 이 잘난 녀석은 전 세계 통틀어 150개, 국내에서는 딱 2개만 들어올 예정이다.


 


메달빛 향기
푸른 경기복에 금빛 메달을 건 김연아를 기대하게 만드는 폴로의 동계 올림픽 기념 에디션 향수.

2010년 밴쿠버 동계 올림픽을 손꼽아 기다리게 되는 건 다분히 김연아 때문이다. 그녀의 스케이팅은 하나의 아름다운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제 그녀에게 중요한 건 승부가 아니라 본래 실력을 어느 정도 발휘하느냐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폴로 랄프 로렌의 동계 올림픽 기념 에디션 ‘폴로 레드, 화이트 & 블루’는 그런 즐거움에 재미를 더해 주는 향수다. 겨울 향수는 무조건 따뜻하고 부드러워야 한다는 고정 관념을 깰 정도로 청량하고 경쾌한 향을 가졌다. 상쾌한 느낌을 표현한 블루 보틀은 푸른색 경기복을 입으면 행운이 따른다는 김연아를 연상시키고, 골드로 반짝이는 뚜껑은 우리가 그녀에게 바라는 메달 색깔을 상징하는 것 같지 않나?

신선한 사과, 오이, 오렌지의 상쾌함과 라벤더의 은근한 기운으로 힘이 느껴지는 향수 폴로 레드, 화이트 & 블루 오 데 토일렛 75ml 7만5천원, 125ml 9만2천원 폴로 랄프 로렌


 


재킷의 속내
친구든 연인이든 속을 알 수 없으면 마음이 안간다. 2010년의 새로운 남자 패션도 비슷한 양상이 예상된다.

유난히 노출 패션에 겁을 내는 우리나라 남자들. 반바지나 민소매, 러닝톱은 말할 것도 없고 목선이 깊게 파인 V 넥 니트나 샌들까지, 맨살이 좀 드러난다 싶은 아이템은 여지없이 포기하기 일쑤다. 사정이 이러니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시스루(See-thru)룩은 터부시 할 정도. 그런데 2010년엔 이 터부를 깨야할 듯하다. 시스루룩이 컨셉트를 바꿨기 때문이다. 비치는 소재를 사용하는 건 여전하다. 하지만 적당히 감춘 느낌이고 여성스럽기 보다는 로맨틱한 감성을 표현했다. 이러한 변화의 결정적 증거가 바로 디올 옴므의 2010년 SS 컬렉션 재킷이다. 내부 사양은 최소화하되 겉으로 드러날 것을 감안해 디자인적으로 다듬었으며, 비치는 소재를 부분적으로 겹쳐서 드러냄과 가림의 경계를 부드럽게 연결했다. 물론 이 재킷을 맨살 위에 바로 입으라고 하진 않는다. 정갈한 화이트 셔츠나 아이보리 티셔츠 위에 받쳐 입는 것이 전제 조건이다. 올해엔 사람이든 옷이든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야 인기를 얻을 수 있을 듯하다.



* 자세한 내용은 루엘 본지 1월호를 참고하세요!

Credit

  • EDITOR KIM YOUNG JIN
  • SON JI HYE
  • MIN BYUNG JOON
  • PHOTOGRAPHER HAN JUNG HOON
  • LEE KI S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