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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기와 마르니의 조이풀 협업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와 마르니가 협업한 캡슐 컬렉션이 발표됐다. 즐거운 아이디어와 유쾌한 바이브를 결합한 캡슐 컬렉션의 비하인드를 정윤기와 프란체스코 리소에게 물었다.

프로필 by 손다예 2024.02.03
 

Q & A WITH YK JEONG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의 기억 속에서 마르니는 어떤 브랜드였나
30년 전부터 지금까지 고급스러운 스타일이 필요한 순간에 항상 마르니를 찾곤 했다. 다른 곳에선 흉내 낼 수 없는 아티스틱한 매력이 있는데, 단숨에 룩을 업그레이드해 주는 효과가 있다.
 
마르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란체스코 리소와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마르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프란체스코 리소와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된 계기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마르니 잼’ 프로젝트를 제안받았을 때, 평소 애정해 온 브랜드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온 것 같아 꿈을 꾸는 것 같았다.
 
어떤 식으로 컨셉트를 구상했는지
가장 먼저 옷장 문을 열어서 소장하고 있는 마르니 아이템을 하나씩 꺼내봤다. 하나하나 들여다보니 그 옷과 관련된 추억과 감정이 떠오르더라. 그런 기억을 바탕으로 구상을 시작했다.
 
성별에 상관없이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구성한 캡슐 컬렉션.

성별에 상관없이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구성한 캡슐 컬렉션.

그중에서 인상 깊었던 아이템이 있다면
오래전에 구매한 테일러드 재킷. 소매가 닳았는데 버리기엔 아까워서 과감하게 슬리브를 잘라내고 베스트로 리폼했다. 약간 트위스트를 곁들여 믹스매치하는 걸 좋아해 리폼을 즐겨하는 편인데, 그런 감각을 이 컬렉션에 녹여냈다.
 
정윤기만의 감성이 담겨 있을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패션 코드를 담기 위해 클래식하면서도 조이플한 힘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아이템마다 귀여운 스티치나 컬러 블록을 더해 단조로운 일상에 포인트를 주는 아이템을 만들고 싶었다. 사람들이 이 옷을 입었을 때 비타민처럼 산뜻한 기분을 느꼈으면 좋겠다.
 
레드 버튼으로 포인트를 준 유틸리티 재킷.

레드 버튼으로 포인트를 준 유틸리티 재킷.

이번 컬렉션을 활용한 스타일링 팁은
성별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입을 수 있는 젠더플루이드 컨셉트를 이 컬렉션에 녹였다. 툭 떨어지는 핏의 살구색 볼링 셔츠에 풀 스커트를 매치하거나 스티치 스퀘어 스카프를 더해 하이 스트리트 룩으로 연출해도 좋겠다.
 
스타일리스트부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까지 한계를 넘어 다양한 것을 창조하는 원동력은
늘 새로운 것을 알아가고 배우는 자세. 기존에 알고 있던 것에서 멈추지 않고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려 한다. 그들의 다양한 생각을 듣다 보면 건강하게 자극받는 느낌이다.
 
성별에 상관없이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구성한 캡슐 컬렉션.

성별에 상관없이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구성한 캡슐 컬렉션.

 

Q & A WITH FRANCESCO RISSO

마르니 잼 프로젝트란
하우스와 결이 맞고, 마음이 맞는 아티스트와 함께 교류하는 프로그램이다. 재능 있고 유능한 사람들과 진정성 있는 협업을 할 때 비로소 마르니 시그너처 코드를 새롭게 탐구하고, 재해석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서로에게 영감을 주고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랄까.
 
스웨터 안쪽 면에도 배색을 더했다.

스웨터 안쪽 면에도 배색을 더했다.

협업 과정은 어떻게 이뤄지나
마르니는 빈 캔버스다. 일단 흥미로운 아티스트를 발견하면 그들을 신뢰하고 전적으로 프로젝트를 맡긴다. 서로의 노력과 정성으로 풍요로워지는 정원의 모습이 내가 그리는 마르니의 정체성이다.
 
이번 협업에서 인상 깊었던 순간은
정윤기와는 화상 회의에서 처음 만났다. 화면 너머로까지 긍정적이고 즐거운 바이브가 느껴지더라. 첫인상부터 창작자끼리 느낄 수 있는 유대감이 생겼다. 그 후 도쿄에서 실제로 만났는데, 서로 보자마자 오랜 친구처럼 편안했다.
 
성별에 상관없이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구성한 캡슐 컬렉션.

성별에 상관없이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구성한 캡슐 컬렉션.

최근 여러 도시를 이동하며 컬렉션을 보여주는 이유는
우리 여정의 시작은 팬데믹이었다. 당시 전 세계 15개 도시에 옷을 보내는 마르니페스토(Marnifesto) 쇼를 기획했는데, 여러 도시와 교류하는 경험은 우리에게 큰 변화를 불러왔다. 기존에 마르니를 바라보던 방식이 달라지고, 창의적인 협업으로 이어졌다. 여러 나라를 순회하는 쇼는 컬렉션의 배경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것보다 마르니를 애정하는 사람들과 좀 더 깊은 관계를 다지는 게 목적이다.
 
포켓에 컬러 포인트를 더한 볼링 셔츠.

포켓에 컬러 포인트를 더한 볼링 셔츠.

마르니가 가고 싶은 도시에 서울도 있을까
다가오는 2월에 론칭 30주년 기념으로 밀란에서 패션쇼를 열 계획이다. 그 이후로 세계 여행을 계속할지, 어느 도시를 찾아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개인적으로 동양 정신에 늘 마음이 끌리기 때문에 언젠가 서울에서도 쇼를 열게 될 거라고 생각한다.
 
성별에 상관없이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구성한 캡슐 컬렉션.

성별에 상관없이 일상적으로 즐길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구성한 캡슐 컬렉션.

 

Credit

  • 에디터 손다예
  • COURTESY OF MARNI
  • 아트 디자이너 김민정
  • 디자인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