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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여정, <싱어게인3> Top7의 우리 어느 기쁜날

오직 노래를 향한 진심으로 함께 한 일곱 명이 엘르 카메라 앞에 모였다. 그 축제 같은 순간

프로필 by 이마루 2024.01.31
(왼쪽부터) 추승엽이 입은 셔츠 Studio Nicholson , 팬츠 STU OFFICE , 슈즈 Aimé Leon Dore, 선글라스 OLIVER PEOPLES by essilorluxottica. 홍이삭이 입은 셔츠 Frizmworks, 팬츠 Recto, 슈즈 Jimmy Choo. 신해솔이 입은 재킷과 팬츠는 EENK, 셔츠 MÜNN, 슈즈 MICHAEL Michael Kors, 이어링 Portrait Report. 강성희가 입은 재킷과 팬츠와 슈즈는 모두 Ferragamo, 셔츠 Charles de Rohan. 소수빈이 입은 베스트 IOEDLE, 이너 셔츠 Amomento, 팬츠 STU OFFICE , 슈즈 Humant. 리진이 입은 셔츠 Prada, 스커트 Weekend Maxmara, 슈즈 Ferragamo, 안경 Gentle Monster. 이젤이 입은 셔츠 MÜNN, 베스트 Claudie Pierlot, 스커트 Ferragamo, 슈즈 Gianvito Rossi .

(왼쪽부터) 추승엽이 입은 셔츠 Studio Nicholson , 팬츠 STU OFFICE , 슈즈 Aimé Leon Dore, 선글라스 OLIVER PEOPLES by essilorluxottica. 홍이삭이 입은 셔츠 Frizmworks, 팬츠 Recto, 슈즈 Jimmy Choo. 신해솔이 입은 재킷과 팬츠는 EENK, 셔츠 MÜNN, 슈즈 MICHAEL Michael Kors, 이어링 Portrait Report. 강성희가 입은 재킷과 팬츠와 슈즈는 모두 Ferragamo, 셔츠 Charles de Rohan. 소수빈이 입은 베스트 IOEDLE, 이너 셔츠 Amomento, 팬츠 STU OFFICE , 슈즈 Humant. 리진이 입은 셔츠 Prada, 스커트 Weekend Maxmara, 슈즈 Ferragamo, 안경 Gentle Monster. 이젤이 입은 셔츠 MÜNN, 베스트 Claudie Pierlot, 스커트 Ferragamo, 슈즈 Gianvito Rossi .

 

58호, 홍이삭

우승 축하합니다! 그 어느 때보다 당신을 응원하는 팬들이 많은 요즘 기분은 
우승한 날, 그다음 날까지 딱 이틀 우쭐하고 이제 싹 가라앉았어요(웃음). 똑같은 일상으로 돌아가니까 우승했다는 사실이 실감 나진 않더라고요. 아무래도 30대 중반이 되었다 보니 조금은 더 담담하고 의연해진 느낌도 있고요.   
2019년에도 JTBC <슈퍼밴드 1>에 참가한 바 있어요. 두 번째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더 부담이 있던가요. 아니면 오히려 더 자신감이 있었을지   
사실은 좀 도망가고 싶었어요(웃음). 경연 프로그램에 참가한다는 것 자체가 생각보다 되게 힘들고 어렵고 스트레스나 부담도 크거든요. 그래도 <슈퍼밴드 1>를 경험하고 난 덕분에 이번에는 요령이 생겼어요. 촬영 시간이나 방식,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마음가짐, 편곡 방향, 주변을 활용하는 법 등을 더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특히나 마음가짐이 변화한 점이 있다면   
음악이란 결국 그 사람의 정체성이거든요. <슈퍼밴드 1>에서는 팀원들과 합을 맞추는 데 포커스를 두었다면 <싱어게인 3>에서는 온전히 나를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어요. 이전 서바이벌에서 만난 친구들이 음악을 대하는 태도나 편곡하는 방식이 어떤지, 힘들 때는 어떻게 상황을 타개하는지 지켜보며 저에게 부족한 것들을 하나씩 채워갔어요. 이번 여정이 그러한 배움을 응용하는 단계가 된 거죠.   
1차 경연에서 최유리의 ‘숲’을 불렀어요. ‘기억할게 내가’라는 구절에서 예상치 못한 감동이 밀려왔다는 백지영 심사위원의 말처럼 가사 하나하나가 와닿는 무대였는데   
자기 자신에 대한 혼란을 표현한 곡이라고 생각했어요. 노래의 화자가 ‘내가 어느 자리에 있는지 모르겠고, 어딜 바라보는지 모르겠는' 방황 속에 있거든요. 당시 제 상황과도 맞닿아 있었죠. 가수로서 유통기한이 언제까지일지 알고 싶고, 혼란스러웠던 때였으니까요. 곡과 제가 하나로 연결되었을 때 감정이 증폭되고 듣는 이의 마음 깊은 곳에 닿게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무대였어요. 이후로도 무대에서 솔직하고 자기 고백적인 이야기를 풀어가려고 노력했고요. 
  
 
홍이삭이 입은 데님 재킷과 이너 화이트 톱은 모두 Ferragamo. 소수빈이 입은 재킷 NAVY by Beyond closet, 데님 재킷은 Levi’s, 스트라이프 슬리브리스 톱은 Saint Laurent, 팬츠는 STU OFFICE, 부츠는 Jimmy Choo, 벨트와 네크리스와 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홍이삭이 입은 데님 재킷과 이너 화이트 톱은 모두 Ferragamo. 소수빈이 입은 재킷 NAVY by Beyond closet, 데님 재킷은 Levi’s, 스트라이프 슬리브리스 톱은 Saint Laurent, 팬츠는 STU OFFICE, 부츠는 Jimmy Choo, 벨트와 네크리스와 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49호, 소수빈  

<엘르>와 1년 전쯤 인터뷰로는 만난 적 있지만 화보 촬영은 처음이죠? 경연에서 라이벌 구도였던 이삭 씨와 함께하는 듀오 컷이 특히 기대됩니다  
사실 저도 이삭 형이랑 찍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웃음). 시안에 담긴 드레스 코드나 위트 있는 포즈가 저희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잘 해낼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워낙 형이랑 장난을 많이 치는 사이이기도 하고요.  
연습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  
우선 제가 만족해야 해요. 계속 연습해서 노래를 완전히 제 것으로 만든 다음 세부적으로 하나씩 뜯어서 디테일을 만들어가는 식이죠. 또 (물리적) 환경을 다양하게 바꾸어 가면서 연습하려고 해요. 서서도 해보고, 바닥에 앉아서도 해보고. 2라운드 미션 때는 31호 윤혁이랑 서로 등을 맞대고 연습하기도 했어요. 무대에선 늘 예측 불가한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여러 환경에서 준비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되더라고요.  
함께 경연에 도전한 참가자 중 나에게 가장 큰 자극을 준 사람을 꼽는다면  
승엽이 형과 성희 누나. 나중에 제가 어른이 되고, 아이가 생겼을 때도 꾸준히 꿈을 꿀 수 있다는 걸 두 분이 보여주고 계신 것 같아요. 승엽이 형이 말씀하셨듯 전성기, 유망주라는 게 꼭 젊은 사람들이어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본인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리스너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설득하는 모습이 참 멋지고 감사해요.  
Top10을 눈앞에 두고 패자부활전에 가기도 했어요. 추가 합격이 간절한 순간이었을 텐데. 고 김광석의 ‘내가 필요한 거야’를 택한 이유는  
제목이 주는 힘이 있다고 믿었어요. 찰나의 순간에 사람들에게 ‘내가 필요한 거야...? 뭐가 필요하다는 거지? 어떻게 호소할지 궁금하다’는 생각과 고민이 들게 하고 싶었거든요.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서 절대 후회하지 않을 노래를 하고 싶었는데 결과까지 좋아서 여러모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 더 보여주고 싶은 것  
재즈나 블루스, 딥한 R&B처럼 제가 자신 있고 잘하는 게 아직 많이 남았어요. 저에게 싱어게인은 나무거든요. 인생이라는 숲을 거닐다가 만난 큰 나무 하나. 앞으로의 제 길에서 얼마든지 다른 나무도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자연스럽게 흘러가다가 또 여러분께 저의 음악을 보여드릴 때가 오길 바라요.   
 
 

59호, 추승엽   

긴 <싱어게인 3>의 여정을 마쳤습니다. 지금 그 여정을 돌아본다면   
돌아보면 꿈 같이 지나간 시간이었어요. 뮤지션으로서 많은 경험을 했지만 살면서 파도를 그렇게 많이 겪지는 않았는데, 힘들었을 때 얻는 재미가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죠. 어떤 시스템 안에서 긴장감을 갖고 음악을 하는 이런 경험이, 살면서 한 번쯤은 필요하지 않나 해요.   
‘59번’을 뽑았을 때 ‘오구오구’ 받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요. 하지만 두 번의 패자부활전 등 여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그런 우여곡절이 없었다면 ‘Top7’까지 오히려 가기 어려웠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패자부활전 무대에서는 정말 떨어져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오 그대는 아름다운 여인’ ‘달팽이’ 같은 무대를 한 덕분에 제 음악의 더 다양한 면모를 보여드릴 수 있었죠. 시청자나 심사위원 분들께 좋은 반응을 얻으며 제대로 설욕을 했고, 용기도 얻었고요. 돌아봤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도 패자부활전 무대들이에요.   
신곡으로는 이무진 프로듀서의 ‘땅과 소년’을 선보였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불렀던 것 같나요   
처음에는 가사가 산문적이고 어려워서 과연 부를 수 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웃음).  그러나 갈수록 뒤 쪽의 가사들이 제게 뭉클하게 와닿으며 찡했어요. 너무 잘 해내고 싶었죠. 원래 장난기 많은 성격인데 그런 제 면모를 진중한 무대에서 노래로 표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못했거든요. 소년이었던 때의 기분,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을 들게 해 준 의미가 깊은 곡입니다.  
함께 경연에 도전한 참가자 중 가장 큰 자극, 혹은 의지가 된 사람은   
동갑내기인 (강)성희. 장담컨대 77명의 출연자 중 가장 순수한 사람일 거예요. 삶의 때가 묻을 수 있는 나이인데 어떻게 저렇게 순수하게 음악에 접근할 수 있을까, 어떻게 저렇게 진심일 수 있을까를 많이 느꼈습니다.   
1차 무대를 시작하며 ‘나는 진수성찬 가수다’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지금 다시 나를 소개한다면   
‘나는 일식삼찬 가수다’! 예전에는 하는 일이 너무 많다 보니 하나하나 모든 것에 집중할 수가 없었다면 <싱어게인 3>을 통해 마음과 머릿속이 많이 정리가 됐어요. 손 안 가는 반찬 말고, 정말 맛있는 반찬. 가짓수는 좀 적더라도 꼭 필요한 반찬 같은 가수이고 싶습니다. 
 
 
(왼쪽부터) 추승엽이 입은 재킷은 Maison Kitsuné, 이너 블루 셔츠는 Studio Nicholson, 팬츠는 From Arles, 부츠 Jimmy Choo, 안경은 본인 소장품, 베스트와 타이와 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강성희가 입은 그레이 재킷은 GANNI by BEAKER, 이너 패턴 블라우스는 Johnny Hates Jazz, 팬츠는 RED Valentino by YOOX, 골드 힐은 Gianvito Rossi, 네크리스는 Portrait Report, 벨트와 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신해솔이 입은 재킷은 EENK, 스트라이프 니트는 VOCAVACA, 이너 화이트 셔츠는 Beaker, 팬츠는 SEOUU, 힐은 Dolce&Gabbana, 선글라스는 Gentle Monster, 네크리스는 Portrait Report, 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왼쪽부터) 추승엽이 입은 재킷은 Maison Kitsuné, 이너 블루 셔츠는 Studio Nicholson, 팬츠는 From Arles, 부츠 Jimmy Choo, 안경은 본인 소장품, 베스트와 타이와 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강성희가 입은 그레이 재킷은 GANNI by BEAKER, 이너 패턴 블라우스는 Johnny Hates Jazz, 팬츠는 RED Valentino by YOOX, 골드 힐은 Gianvito Rossi, 네크리스는 Portrait Report, 벨트와 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신해솔이 입은 재킷은 EENK, 스트라이프 니트는 VOCAVACA, 이너 화이트 셔츠는 Beaker, 팬츠는 SEOUU, 힐은 Dolce&Gabbana, 선글라스는 Gentle Monster, 네크리스는 Portrait Report, 링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25호, 강성희

 <싱어게인 3>의 긴 여정을 마쳤습니다. 어떤 나날을 보내고 있을지  
충남 태안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데, 저를 보기 위해 일부러 오시는 손님들이 늘어났어요. ‘너무 좋았다’는 이야기를 전해주기 위해 울산, 부산 같이 먼 곳에서도 오시는데 사람이 감동을 받으면 이렇게까지도 할 수 있구나 싶더라고요. 매일 감사한 기분입니다. 
파이널 무대로부터 2주 남짓한 시간이 흐른 지금 돌아보면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결국에는 파이널 무대입니다. 이승열의 ‘날아’를 선곡했는데, 앞부분 가사를 잊어버리는 실수를 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커요. 잘했어도 아쉬움이 남았을 마지막 무대에 생전 안 하던 실수를 해버렸죠. 듣는 사람들에게 우리 다 같이 날아오르자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어서 감정이입을 너무 많이 했던 것 같기도 해요.   
‘붓의 큰 획’ ‘국악기’ ‘한’… 경연 동안 강성희의 보컬은 다음과 같은 표현에 비유됐죠. 이런 평가를 어떻게 받아들였나요   
노래를 하면서 처음 들은 평가들이었어요. 그전에는 국악이나 창을 배웠나 같은 질문조차 받은 적 없었던 터라 의외이고 신기했습니다. 내 목소리가 가진 새로운 면을 느꼈어요. 이제는 그 표현의 실체에 다가가는 노력을 해보려고 해요.   
가사와 가창력이 맞물리며 더 그런 힘이 전달됐던 것 같아요. 노래로 전할 수 있는 게 정말 많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맞아요. 말로는 전하지 못하는 것도 노래로는 전할 수 있죠. 저는 <싱어게인 3> 내내 경연을 한다기보다는 공연을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렇게 좋은 무대에서, 내 삶의 이야기를 쭉 이어서 펼쳐 보일 수 있다니 웬일인가 싶었죠(웃음).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불렀던 ‘님은 먼 곳에’, 상실을 노래했던 ‘나를 떠나가는 것들’, 이걸 다 딛고 어떻게든 살자는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살아야지’, 원래 나라는 사람을 보여주는 ‘봄비’와 삶 자체를 수용하는 ‘언젠가는’까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다 했고 얻은 게 정말 많아요. 가슴으로 삭여왔던 것들을 다 토해 내고, 제 속을 어루만질 수 있었죠. 보여주신 반응들에 위로까지 받았고요.   
1차 무대를 시작하며 ‘나는 팀만 유명한 가수다’라고 자신을 소개했었습니다. 지금 이 빈칸을 다시 채운다면  
‘나는 여전히 꿈꾸는 가수다’라고 하겠습니다. 그냥 노래를 하고 싶었던 어린 시절처럼 지금도 노래하고 있지만 계속 더 노래하고 싶어요. 더 미친 듯이 노래하고 싶다는 꿈을, 지금도 계속 꾸고 있어요.  
 
 

46호, 신해솔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 재학 중이죠. 같은 꿈을 품고 있는 학교 친구들이 <싱어게인 3> 출연도 적극적으로 응원해 주었을지  
우선 친구들이 너무 좋아했어요. 저보다도 더 열심히 홍보해 주더라고요(웃음). 다들 서로를 경쟁자라기보단 동료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서로 응원하면서 앞으로 각자의 음악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 집중하고 있죠.  
박경애의 ‘곡예사의 첫사랑’을 불렀던 3차 경연에서는 유독 섬세한 표현력이 돋보였어요. 어떤 방식으로 곡을 해석했는지
힘들 때도 웃으면서 사람들에게 행복을 줘야 하는 직업이 가수잖아요. 늘 감정을 통제해야 하는 부분이 굉장히 어렵고 힘들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결국 제가 에너지를 받는 곳도 무대고 음악이니까 ‘곡예사의 첫사랑’에 나오는 가사처럼 ‘울어봐도 소용없고, 후회해도 소용없는’ 거죠. 제가 처한 상황을 노래에 투영해 보니 자연스레 감정이 실리더라고요.  
이번 여정이 해솔 씨에게 순탄치만은 않은 과정이었죠. 3차, 4차 경연 연속으로 동률이 나와 회의를 통해 최종 합격자로 선정되기도 했는데  
두 번이나 감사히 올라가게 되었지만 ‘진짜로’ 올라간 것 같진 않은 기분이었어요. 당시 안 좋은 반응과 댓글도 많아 속상했고요. 그래도 이렇게 힘든 과정이 있었기에 세미 파이널에서 부른 ‘소리쳐봐’ 무대에 진심을 담을 수 있었어요. 시련을 극복하고 더 자유롭게 날아가자는 곡의 메시지처럼 전환점이 된 무대였죠.  
기억에 남는 말이나 도움이 되었던 피드백은  
한참 악플에 힘들어했을 때 수빈 오빠한테 연락이 온 적이 있었어요. 3,4라운드를 거쳐가면서 여론이 안 좋게 흘러가는 걸 보고 마음이 안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Top10의 자랑거리고, 항상 잘하고 있다는 응원의 말들을 장문으로 보내줬어요. 사실 서로 경쟁이니까 더 조심스러웠을 텐데 진심을 담아 이야기해 주는 모습에 너무 고마웠어요.  
파이널 1차전 신곡 무대에서는 안신애 프로듀서의 곡 ‘LLL(Live, Laugh & Love)’를 불렀죠. 일기장에 메모로 쓴 적 있을 정도로 마음에 남은 세 가지 단어 중 가장 와닿는 단어를 꼽는다면  
’Love’ 요. 모든 것은 사랑으로부터 나오니까요. 열심히 살아도 사랑이 없으면 소용없고, 많이 웃더라도 사랑이 빠지면 안 되잖아요?(웃음) 아무리 힘들어도 사랑이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리진이 입은 핑크 재킷과 스커트, 슬링백은 모두 Dolce&Gabbana, 리본 네크리스 Paul Brial, 진주 네크리스 Engbrox. 이젤이 입은 옐로우 재킷과 팬츠와 슬링백은 모두 Dolce&Gabbana, 실버 네크리스 MUSEE'ART, 크리스탈 네크리스 AJINCO, 이어링은 Paul Brial. 벨트와 스타킹과 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리진이 입은 핑크 재킷과 스커트, 슬링백은 모두 Dolce&Gabbana, 리본 네크리스 Paul Brial, 진주 네크리스 Engbrox. 이젤이 입은 옐로우 재킷과 팬츠와 슬링백은 모두 Dolce&Gabbana, 실버 네크리스 MUSEE'ART, 크리스탈 네크리스 AJINCO, 이어링은 Paul Brial. 벨트와 스타킹과 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68호, leejean

올해 스무 살이 되었어요! 성인의 시작을 <싱어게인 3>와 함께 맞이하는 소감이 어떤가요  
작년 이맘때쯤엔 데뷔 앨범 준비로 한참 바빴어요. 올해 역시 작년과 똑같이 바쁘지만(웃음), 제 노래가 더 많은 분에게 가 닿아서 의미 있게 20살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성인이 되면 음악 활동을 더 활발히 하고 싶었는데 신기하게도 딱 20살이 되면서 해낼 수 있어서 기쁘고요. 스스로에게 건 기대감을 충족시킨 기분이랄까요.  
이번 여정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  
1라운드에서 롤러코스터의 ‘습관’을 부르고 눈을 뜨고 고개를 들었을 때. 모든 어게인 버튼이 환하게 켜져 있던 ‘All again’의 순간을 잊을 수 없어요. 오랫동안 연습실에서 혼자 연습하다 보니 ‘혹시 지금 내가 방황하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이 많았거든요. 심사위원분들께서 제 노래를 좋게 들어주셔서 힘들었던 시간에 대한 보상을 받은 기분이었어요.  
파이널에선 평소 좋아하던 롤러코스터의 기타리스트 이상순 씨가 프로듀싱한 곡을 선물 받기도 했는데 어땠을지  
이상순 님을 실제로 뵈었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요. ‘왜 그랬나요(Prod.이상순)’를 불렀던 파이널 1차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 중 하나기도 하고요. 처음 노래를 들었을 때 머릿속에 그 곡이 담고 있는 이야기나 상황이 그림처럼 생생하게 그려졌어요. 저도 나중에 이렇게 마음 깊숙한 곳의 진솔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는 스토리텔러가 되고싶다고 다짐했죠.  
3차 경연에서 보여준 g.o.d의 ‘미운오리새끼’는 어린 시절 리진 씨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로 선곡했어요. 반대로 머지않은 미래의 리진에게 보내는 노래를 골라본다면  
제 첫 EP 수록곡 중 하나인 ‘Told you so’. 이 곡에 ‘진정한 사랑 따위는 없다며 우리 사랑을 의심하지만, 마지막에는 그들이 틀렸다는 걸 우리가 알려줄 거야’라는 가사가 있는데요. 여기서 사랑을 음악이라고 생각해 보니 와닿는 게 많더라고요. 앞으로 음악인으로서 성장하면서 제가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고 상처가 되는 말들에 다쳐도, 먼 훗날에 ‘다 괜찮아. 결국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말했잖아.’라고 스스로 얘기해주고 싶은 마음이에요. 
 
 

66호, 이젤

최종 3위 축하합니다! 활동 지원금을 어떻게 쓸 것이냐는 질문도 많이 받을 것 같은데요  
명칭이 ‘활동 지원금’인 만큼 앞으로의 활동이나 음악 작업할 때 필요한 것들에 사용하고 싶어요. 예를 들면 보컬 이펙터나, 비싸서 구매하지 못했던 로컬 프로그램, 일렉 기타 등등.  
<싱어게인 3>는 네 번째 서바이벌 도전이었습니다. 그간의 경험들과 지금의 도전을 비교했을 때 실력, 마음가짐 면에서 달라진 것이 있다면  
첫 번째 서바이벌에서는 ‘노래를 너무 못 한다’, ‘그 정도로 기타 쳐선 안된다’는 말을, 두 번째 서바이벌에서는 ‘군가 부르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어요. 세 번째 서바이벌에서도 ‘전달력이 무대 주변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혹평을 받았죠. 그동안 늘 아쉬운 평가와 성적을 받았는데 돌아보니 이전에는 제가 포크 장르만 잘한다고 생각해 계속 앉아서 기타를 치며 노래했고, 그러다 보니 표현 방식에 한계가 생기더라고요. 처음으로 일어나서 노래를 부르고 리드미컬한 곡 위주로 선곡하는 도전을 했죠. 다행히 제 안의 틀을 깨부수려고 노력한 것들이 좋게 작용한 것 같아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매 라운드마다 컨셉트에 맞는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링을 통해 비주얼적으로도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무대에 설 기회가 여러 번 주어진다면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라운드를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비주얼적인 컨셉트를 먼저 잡았고, 3라운드 ‘Run Devil Run’의 마녀, 4라운드 ‘동경소녀’의 일본 소녀, 세미 파이널 ‘누구 없소’의 카우걸처럼 하나의 캐릭터를 설정하고 스타일을 연출했어요. 모두 저의 아이디어였습니다!(웃음)
2차 경연에선 리진 씨와 ‘추억 속의 그대’ 듀엣 무대를 준비했죠. 함께 작업하며 영향을 받은 부분  
당시 저는 오디션을 여러 번 거치면서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많이 없어진 상태였어요. 그간 느낀 박탈감도 컸고, 거절도 많이 당했거든요. 그런 저와 다르게 리진이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받을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다른 팀들과 달리 저희는 오로지 목소리와 통기타 두 대로 무대에 올랐죠. 처음엔 조바심이 났지만, 리진이가 옆에서 계속 용기를 낼 수 있게 도와주더라고요. 리진이는 저에게 우리의 음악을 있는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다는 걸 알려준 사람. 고마운 존재예요. 
 
 
*<싱어게인> Top7의 전체 화보와 인터뷰는 2월 말 발행하는 <엘르>3월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Credit

  • 에디터 이마루
  • 어시스턴트에디터 이의영
  • 사진가 신선혜
  • 스타일리스트 박선용
  • 헤어스타일리스트 박창대 / 이현정
  • 메이크업아티스트 장하준 / 정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