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지지 않고 매끈하게 정돈된 모발 끝, 찰랑이는 머릿결은 자신에게 얼마나 시간을 투자하는지 보여주는 척도다. 자신의 게으름을 옷이나 화장으로 가리는 건 쉽지만, 윤기 나는 모발은 단시간에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 지난여름, 작정하고 탈색한 머리카락이 뻣뻣하다 못해 끝이 사방팔방으로 갈라져 지금은 머리끈으로 질끈 묶고 다니지는 않는지? 만약 그렇다면 틱톡에서 대란을 일으킨 ‘헤어 슬러깅(Hair Slugging)’이나 ‘헤어 오일링(Hair Oiling)’을 눈여겨볼 것. 비슷한 듯 완전히 다른 두 헤어 케어는 두피에 오일을 도포하는 여부에 따라 갈린다. 헤어 슬러깅은 스킨케어 마지막 단계에 바셀린을 발라 보호막을 형성하는 ‘슬러깅’을 헤어에 적용한 것으로, 자기 전 깨끗하게 감은 모발에 오일을 듬뿍 바른 후 수면 양말이나 수건 등으로 머리를 감싸고 자는 방식. 흥미로운 사실은 아침에도 머리를 감지 않고 평소처럼 스타일링하고 외출하는 게 가능하다! 실제 후기를 보면 반응이 극명하게 갈린다. 평소 반곱슬에 뭘 발라도 부스스하던 모발의 소유자들은 ‘모발끝이 부드럽고 정전기가 덜 발생한다’ ‘붕 뜬 머리가 한층 차분해졌다’는 평이 대다수라면, 모발이 얇고 지성 두피인 여성들은 ‘모발에 윤기는 돌지만 유분 때문에 온종일 신경 쓰인다’ ‘기름기가 얼굴까지 내려와 트러블이 생길까 봐 걱정된다’는 평. 그럼에도 ‘모발 끝이 부드러워졌다’는 점만큼은 모두 입 모아 극찬한다.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에서 인증받은 비건 헤어 오일. 끈적임 없이 가볍고 산뜻한 오일로 엉킨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아나토 헤어 오일, 3만2천원, British M.
다량의 불포화지방산과 토코페롤을 함유한 오일이 손상된 모발 재생을 돕는다. 모로칸오일 트리트먼트, 5만8천원, Moroccanoil.
석류씨와 코코넛, 아보카도, 해바라기씨, 아르간 오일이 건조한 모발에 집중적인 영양을 공급해 준다. 뉴트리플레니쉬™ 멀티-유즈 헤어 오일, 6만3천원대, Aveda.
헤어 오일링은 인도 아유르베다에서 유래한 의식으로 오일을 두피와 모발에 바르고 마사지해 모발 속 수분과 보호 장벽을 생성하고 두피 순환을 촉진시키는 것. 빗으로 엉킨 모발을 풀고, 두피와 모발에 오일을 골고루 바른 후 최소 5분간 손가락 끝이나 너무 뾰족하지 않은 헤어 브러시로 두피를 마사지한다. 샤워 캡으로 모발을 감싼 다음 최소 1시간 후 샴푸로 머리를 감아 오일을 헹구거나, 오일을 바르고 잔 다음날 아침에 깨끗이 씻으면 끝. 이때 오일이 두피에 과도하게 남으면 곰팡이 생성을 촉진할 수 있어 애벌 샴푸 후 한 번 더 샴푸해 두피 내 오일을 말끔하게 씻어내길 권한다. 두피에 오일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모낭에서 자체적으로 생성되는 피지의 양을 줄여 두피가 건조해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번 시도해 보면서 오일의 적정량을 찾는 것이 관건.
스타일링과 잦은 열처리로 손상된 큐티클을 회복시켜 주는 오일 세럼. 풍부한 영양감이 두피와 모발에 생기와 광택을 더한다. 오로플루이도 아르간 오일 일릭서 세럼, 4만8천원, Revlon.
재스민과 베르가못, 아르간 추출물이 혼합된 오일 텍스처가 모발 깊숙이 침투해 손상된 모발을 회복시킨다. 골드 러스트 너리싱 헤어 오일, 8만5천원, Oribe.
외부 자극으로부터 두피와 모발을 케어하는 아르간 커넬 오일과 해바라기씨 오일이 모발에 건강한 윤기와 탄력을 선사한다. 리치한 텍스처로 헤어 슬러깅에 좋을 듯. 크로놀로지스트 퍼퓸 오일, 8만9천원, Kérastase.
헤어 오일링으로 높은 조회 수를 올린 틱톡커들의 영상을 찾아보니 면봉 팁에 오일을 발라 두피에 마사지하듯 바르는 모습이 눈에 띈다. 방법에 차이는 있지만 헤어 슬러깅과 헤어 오일링 모두 본인의 모발 유형에 적합한 오일을 선택하는 게 핵심! 가령 부스스하고 끝이 갈라진 모발은 고함량 비타민 B₁과 칼슘·마그네슘 등을 함유한 세서미 오일을, 모발이 가늘고 손상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비타민 B와 K·E 등을 함유한 라이트한 질감의 아몬드 오일을 사용하는 식이다. 그 외에도 건조한 모발엔 모링가 오일, 두피에 열이 많다면 브링가즈 오일이나 구스베리나무 열매에서 추출한 암라 오일 등을 추천한다. 오일 성분을 일일이 따지기 어렵다면 텍스처를 기준으로 하는 것도 방법이다. 가는 모발은 라이트한 제형의 호호바 오일이나 해바라기씨 오일, 스위트 아몬드 오일을 사용하고 곱슬기가 심하거나 두꺼운 모발은 상대적으로 묵직한 마눌라나 코코넛, 아보카도, 포도씨 오일 등을 사용하면 된다.
패딩 하나 없이 매서운 칼바람에 노출된 얼굴 피부는 어느 때보다 혹독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새로운 계절이 오면 옷장의 옷을 바꾸듯 화장대도 재정비가 필요하다. 가장 먼저 전진 배치해야 할 것은 테디베어 코트처럼 피부 안팎을 포근하게 감싸줄 크림과 페이셜 오일. 특히 피부 아우터웨어 역할을 하는 오일은 이 계절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아이템. “피부에는 정답이 없어요. 그날그날의 피부 상태를 면밀히 살피고, 그에 따라 제품을 선택해야 하죠. 지성 피부여도 피부 장벽이 손상됐다면 지방산이 풍부한 아마씨 오일이나 감마리놀렌산이 풍부한 달맞이꽃 종자 오일, 보리지 오일 등을 사용할 필요가 있어요. 지성 피부는 유분이 적고 피부에 쏙 흡수되는 포도씨 오일이 좋겠네요. 비타민 A·E 등을 함유한 아몬드 오일은 피부 건조 해소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고, 호호바 오일은 피부 본연의 피지와 지방산 구조가 유사해 피부 타입에 상관없이 잘 어울리죠”라고 YK박윤기피부과 김희정 원장은 설명한다. 페이스 오일을 이야기할 때 ‘에센셜’이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말 그대로 식물의 꽃과 잎, 줄기 등을 증류나 압착을 통해 추출한 고농도 오일을 의미한다. 수백 개의 분자 구조로 이뤄진 순도 높은 에센셜 오일은 피부 친화성과 침투력이 높아 기분까지 다스리곤 하는데, 그 덕에 오일 향이 구매 기준이 될 때가 많다. 어떤 성분이 피부에 도움이 되는지 공식처럼 외울 필요는 없다. 신기하게도 우리 몸은 컨디션에 맞는 향을 선별해 내는 능력이 있다.
아르간 커넬, 보리지씨, 달맞이꽃, 도라지 등 피부 회복을 도와주는 열 가지 오일을 풍부하게 담았다. 리커버리 트리트먼트 오일, 12만2천원, Malin+Goetz.
로즈힙 열매 오일과 비터 오렌지꽃 오일, 라벤더 오일을 블렌딩한 에센셜 오일. 피부 친화성이 높아 겉돌지 않고 쏙 흡수된다. 오가닉 어드밴스드 오일, 6만2천원, D’Alba.
거친 피부 결을 매끄럽게 가꾸는 저자극 AHA와 피부 지질층을 탄탄하게 가꿔 장벽 기능을 강화하는 오메가 6·9, 세라마이드가 들어 있다. 워터리한 텍스처로 매끄럽고 산뜻하게 마무리된다. 아토덤 투인원 오일, 4만9천원, Bioderma.
어느 날은 재스민 오일이 좋았으나 다음날이면 파촐리 오일이 기분 좋게 느껴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 향에 예민하다면 여러 가지 에센셜 오일을 구비해 두고 그날그날의 기분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소소한 일상을 채우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헤어나 보디 오일은 가벼운 텍스처가 대세지만 얼굴에 바르는 오일만큼은, 특히 저녁에 바르는 용도라면 여전히 적당한 무게감을 지닌 텍스처를 선호하는 이가 많다. 크림과 섞어 바르거나 크림을 바른 후 오일을 덧발랐을 때 피부에 막을 씌워 수분 증발을 막는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 다만 큰맘 먹고 고가의 오일을 구매했는데 막상 얼굴에 발라보니 너무 답답하게 느껴진다면 다음 활용법을 기억하자. 비교적 묵직한 질감의 클래식 오일이라면 세안 후 마지막 단계에 사용할 물에 두세 방울 떨어트리고 피부에 패팅해 볼 것. 평소라면 세안 후 물기 닦고 3초 후면 건조해지는 피부가 1분이 지나도 평온한 걸 경험할 수 있다. 여름에 잔뜩 쟁여둔 수분 시트 마스크가 아직도 많이 남았다면 마스크를 얼굴에 붙인 후 그 위에 오일을 얇게 펴 발라 스페셜 케어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
안티에이징에 도움을 주는 ‘8-플라워 넥타 오일’에 피부 속 노폐물을 배출시켜 안색을 환하게 가꾸는 24K 골드를 더한 아로마 에센셜 오일. 에끌라 수블림 8-플라워 골든넥타 오일, 24만5천원, Darphin.
벌꿀과 프로폴리스, 로열 젤리를 특허받은 친환경 오일 추출 공정을 통해 결합한 에센스 오브 비즈 컴플렉스와 필수지방산이 풍부해 항산화 효과를 내는 아마씨 오일, 피부 장벽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사향 장미 오일을 한데 담았다. 오일 세럼 마제스티으, 68만원대, Valmont.
피지 속 리놀레산이 부족하면 피지가 왁스처럼 끈적여 피부 트러블을 발생시킨다는 점에서 착안해 리놀레산이 풍부한 로즈힙 오일을 처방한 복합성·지성·트러블 피부를 위한 오일 세럼. 오일 라 라, 2만9천원, Kravebeauty.
요즘 친구들에겐 헤일리 비버가 파운데이션에 ‘글레이징 밀크(일명 스킨 밀크)’를 섞어 발라 광채 ‘뿜뿜’한 피부를 연출하는 게 익숙하겠지만, 그보다 훨씬 전부터 지금까지 패션쇼 백스테이지와 메이크업 화보 현장에서 반짝이는 피부 연출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건 오일이다. 베이스 메이크업을 하기 전 손에 오일을 두세 방울 덜어 손바닥의 따뜻한 온기로 데운 후 얼굴을 감싸듯 지그시 눌러주면 베이스 메이크업 제품의 밀착력을 증가시켜 주는데, 특히 각질이 일어난 부위에 오일을 믹스한 파운데이션이나 컨실러를 톡톡 두드리듯 바르면 금세 가라앉는다. 그야말로 메이크업 전천후로 훌륭한 조력자 역할을 하는 셈. 피부 안팎에서 종횡무진하는 오일도 혈액이나 림프 흐름을 막고 정체돼 있다면 무용지물이다. 얼굴에 오일을 충분히 도포한 후 엄지를 제외한 네 손가락을 입꼬리에서 귀밑 방향으로 지그시 누르며 움직인 뒤 중지와 약지를 사용해 콧방울에서 관자놀이 쪽으로 피부를 끌어 올릴 것. 다시 네 손가락으로 이마 아래에서 위쪽으로 마사지하고, 마지막으로 턱에서 관자놀이까지 쓸어 올리면 오일뿐 아니라 그전에 바른 스킨케어 제품들의 유효 성분을 더욱 효과적으로 채워 넣을 수 있다. 한 해의 마지막,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세심하게 케어해 주는 오일과 함께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누려보는 건 어떨는지.
파운데이션에 오일 한 방울을 똑 떨어트려 피부에 촉촉한 윤기를 더하고, 큐티클 오일로 손톱을 정돈한 후 모발 끝에 헤어 오일을 바르고 자신 있게 외출한 날이었다. 택시를 타고 목적지로 가면서 바짓단 밑으로 슬쩍 비친 비늘 덮인 발목과 종아리를 본 후 얼마간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마치 얼굴에 ‘나 오늘 건조해요’라는 낙인이라도 찍은 듯 온종일 종아리가 신경 쓰여 대화에 집중하지 못한 채 하루를 보냈고, 그날 이후 에디터의 사계절 외출 루틴엔 보디 오일이 추가됐다. 로션만 발라도 겨울을 거뜬히 버텨내던 30대 초반과는 달리 이제는 오일을 바르지 않으면 건조하다 못해 간지럽고 따끔따끔하기까지 하니 오일은 선택이 아닌 필수. 피부와 친밀도가 높은 오일을 손으로 부드럽게 바르면 오일 속 활성 성분이 영양과 보습, 탄력을 더해주고 정서적 안정감을 선사하는데, 여기에 혈액순환과 림프 배출 방향에 맞는 마사지까지 추가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 요즘 같은 겨울철엔 오일이라는 단어가 주는 포근한 느낌에 화장품의 기능적 효용까지 더해지면 꽤 높은 만족감이 생긴다. 샤넬이나 크리스챤 디올 뷰티, 불리의 보디 오일이 대표적. 오일이 피부에 닿았을 때 느껴지는 고급스러운 텍스처는 기본이고 저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향을 품고 있어 피부에 닿는 순간 고단했던 몸과 마음이 편안하게 진정되는 느낌이다. 스킨케어와 보디 케어를 막론하고 고기능성을 추구하는 아우구스티누스 바더의 보디 오일은 브랜드의 핵심 성분으로 피부 탄력에 효과적인 ‘TFC8Ⓡ’에 피부 장벽을 보호해 주는 비타민 E, 수분 보호막을 더하는 해바라기씨 오일까지 더해 탄탄하게 차오른 보디 피부로 가꿔준다. 벨레다와 센녹은 바른 즉시 옷을 입어도 무방할 만큼 가벼운 텍스처라 ‘보디 오일은 끈적거린다’는 편견에 맞선다. 평소 피부가 건조한 동시에 예민하다면 록시땅이나 다비네스처럼 천연 성분을 베이스로 자연 향을 품은 제품을 사용해 보길.
1 피부에 닿는 순간 ‘사르르’ 스며들어 실크처럼 부드러운 감촉만 남긴다. 풍부한 플로럴 노트에 피부를 따스하게 감싸주는 솔트를 더한 퍼퓸드 보디 오일.
쟈도르 드라이 실키 바디 앤 헤어 오일, Dior Beauty. 2 손상된 피부를 케어하는 세서미 시드 오일과 피부 속 수분 증발을 방지하고 촉촉함을 더하는 올리브오일, 살구씨 오일을 함유한 보디 오일. 샤워 후 피부가 물기를 살짝 머금은 상태에서 바르면 한결 풍부한 향과 질감을 느낄 수 있다.
윌 앙띠끄 바디 오일, 베트라브, 11만5천원, Buly. 3 보습과 탄력, 그 무엇도 놓치고 싶지 않은 이를 위해 탄생한 고기능성 보디 오일.
더 바디 오일, 14만4천원대, Augustinus Bader. 4 팬지와 카렌듈라, 캐머마일 추출물이 건조한 피부에 수분을 더하고 호호바씨 오일과 해바라기씨 오일이 영양 보호막을 씌워주는 드라이 오일. 스프레이 타입이라 사용하기 편하다.
슈퍼푸드 울트라-라이트 드라이 오일, 3만2천원대, Weleda. 5 건조한 피부에 집중적인 영양을 공급해 주는 아몬드 오일이 풍부하게 들어갔다. 부드럽고 묵직한 아몬드 오일 향이 마음까지 어루만져주는 느낌.
아몬드 서플 스킨 오일, 6만4천원, L’Occitane. 6 스위트 아몬드 오일과 퀸즈랜드 너트 오일, 호호바씨 오일, 오렌지 껍질 오일, 해바라기씨 오일 등 피부를 촉촉하게 가꾸는 오일을 한 병에 담았다.
브레스리스, 4만1천원, Aēsop. 7 샤넬 N°5의 알데하이드 플로럴 부케 향을 가득 품은 보디 오일이 모든 감각을 기쁨으로 전환한다.
N°5 바디 오일, 14만6천원, Chanel. 8 인공 색소가 아닌, 식물 유래 성분으로 인한 푸른색 텍스처가 바르는 재미를 선사하고, 베르가못과 라벤더, 샌들우드 등이 어우러진 잔잔하고 평온한 향이 온종일 차분하게 곁을 지킨다.
블루 웨이브 바디 오일, 3만3천원, Sennok. 9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성분을 기반으로 만든 올인원 오일. 호호바씨 오일과 해바라기씨 오일 등 에센셜 오일이 피부에 영양을 공급하고 향을 더해준다.
너리싱 오일, 7만9천원, Davi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