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이는 3년 전 가족과 지낼 때 동생이 데리고 온 강아지다. 밀스는 독립을 결정한 후, 유기동물에게 가족을 찾아주는 앱인 ‘포인핸드’를 살피다 발견했다. 아프다고 설명을 적어둔 이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싱글벙글 웃는 강아지 사진에 마음이 쓰여 임시보호를 결정했고, 심장 사상충이 완쾌될 때까지 함께하려 했지만 정이 들어 같이 살게 됐다.
도시락에는 정성이 필요하다. 꾸준히 싸기 시작한 계기는
요리에 흥미가 있었다. 레서피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포실한 계란찜이나 고소한 수프가 성공적으로 만들어지는 모습이 신기하고 기뻤다. 비교적 물가가 비싼 판교로 직장을 옮기며 식사 비용에 부담을 느끼던 시기라 본격적으로 도시락을 챙겨보자고 생각했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 채소를 활용해 영양소 구성이 고른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다른 이들의 레서피를 참고할 때도 빼도 될 만한 것과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건강한 재료를 구분하는 편이다.
책이 요리 부문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평소 간단하게 해먹는 레서피와 뭉이, 밀스 사진을 활용해 기념품을 만들어보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책이 세상에 나오고 베스트셀러 아이콘이 붙어 있는 모습을 본 순간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관심을 가져준 독자에게 감사할 뿐이다.
사진은 정멜멜 작가와 진행했다. 어떤 인연인가
몇 년 전 한 웹 매거진을 읽다 우연히 발견한 사진이 있다. 그게 마음에 남아서 이따금씩 꺼내 보고 있었는데, 정멜멜 작가의 작품이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 누군지도 모르는 채로 팬이었던 그를 만나 촬영할 수 있었던 게 여전히 신기하다. 덕분에 책 속의 사진들이 더욱 특별한 추억으로 자리 잡았다.
4년 가까이 담아온 기록은 어떻게 추억되고 있는가.
여러 감정과 이야기를 품고 있는 일기처럼, 하루를 기록하는 행위는 ‘나를 위한 한 상’을 차려냈다는 성취감과 소중한 반려견들의 찰나를 찍는 데서 오는 기쁨이 담겨 있다.
‘행복한 의무’다. 배고프다며 새벽부터 잠을 깨워도, 궂은 날씨에 산책을 나가야 해도 옅은 미소를 띤 얼굴로 편안하게 잠든 강아지의 모습을 보면 안도감과 애정이 섞인 묘한 감정이 든다. 뭉이, 밀스와 함께 사는 건 책임감과 사랑이 샘솟는 순간의 연속이다.
10년, 20년 후 이 친구들에게 더 이상 사랑한다고 말해줄 수 없을 때를 상상해 보면, 소중한 하루하루를 그냥 흘려보낼 수 없다는 마음이 든다. 그래서 내가 사랑하는 마음을 강아지들이 느낄 수 있도록, 아낌없이 표현해 주려고 노력한다.
책임감을 기본으로 서로 신뢰와 애정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그렇게 인생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면 다 가족이지 않을까.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이와 가족이 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