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의 헤리티지를 담은 홀스빗 로퍼가 70주년을 맞이했다. 말의 고삐를 구성하는 금속 클램프를 미니어처 버전으로 구현해 로퍼 장식으로 탄생시킨 구찌 홀스빗 로퍼. 1953년 탄생한 이래로 구찌의 상징성으로 자리매김한 홀스빗 로퍼는 지난 70년 동안 다양한 패션 소품들과 구찌의 주요한 모티브로 재해석했다. 이를 기념해 탄생 70주년을 기념하는 ‘구찌 홀스비트 소사이어티(Gucci Horsebeat Society)’는 전시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 준다. 그 밖에도 밀란 패션위크 기간 진행된 이번 전시와 함께 구찌 2024 봄 여름 남성 컬렉션도 같이 공개하는 공간도 같이 자리해 다채로운 세계관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고 경계를 초월하는 전 세계 10명의 아티스트가 홀스빗 로퍼를 재해석해 선보인 작품들을 중심으로 구성되었으며 또 하나의 매혹적인 대화처럼 우리에게 말을 건다. 밀란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스파지오 마이오치의 큐레이터인 알레시오 아스카리가 이번 전시를 기획했으며 패션과 예술, 다채로운 요소를 결합해 홀스빗 로퍼의 상징성을 탐구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을 선사한다. 이곳에도 구찌의 상징성이 힘있게 자리했는데 ‘구찌 홀스비트 소사이어티’는 승마 세계에 뿌리를 둔 홀스빗의 기원을 되짚어보는 동시에 현대적인 공간에서 컨트리 클럽의 전통을 재해석한다. 이번 전시 컨셉은 실제 집과 유사하게 꾸며진 다차원 하우스를 보여주며 각 공간에서 창작된 예술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응용 미술에서 디지털 아트에 이르기까지, 이번 전시는 홀스빗 엠블럼의 타임리스한 매력을 실험적인 시선으로 다양하게 정의하며 구찌의 세계를 넓혀왔다.
미국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건축가이자 크로스비 스튜디오(Crosby Studios)의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해리 누리예프(Harry Nuriev)의 작품. 그는 구찌 홀스빗을 활용한 특별한 파티오를 선보였다. 이어서 이탈리아의 비주얼 아티스트 안나 프란체스치니(Anna Franceschini)는 구찌 아카이브의 아이템을 중심으로 구성한 ‘호기심의 방’을 공개하며 보는 이의 눈길을 끈다. 안뜰과 이어지는 침실 공간에는 찰리 잉그먼(Charlie Engman)의 매혹적인 이미지와 함께 하우스의 히스토리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아티스트 실비 플뢰리(Sylvie Fleury)의 ‘1998 Installation Bedroom Ensemble II’가 자리했다. 플뢰리의 작품은 이번 전시를 위해 특별히 디자인한 새로운 홀스빗 패턴 벽지와 함께 구찌 1995 가을 겨울 컬렉션에 등장했던 톰 포드의 레드 홀스빗 펌프스를 연상시키는 무대를 연출했다.
메인 갤러리 공간에서 관람객들이 볼 수 있는 극장식 다이닝 룸이 펼쳐졌다. 조각가 피터패터(Pitterpatter)가 디자인한 초현실주의적 테이블과 디지털 아티스트 블레이턴트 스페이스(Blatant Space)가 그린 환상 속 생물을 함께 전시했다. 시네마 룸에서는 사진작가이자 영화 제작자인 볼레이드 반조(Bolade Banjo)가 홀스빗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하우스의 헤리티지 이미지와 현대의 이미지로 만든 영화를 상영했다. 작가 이규한은 한지를 이용한 종이 공예를 바탕으로 홀스빗을 재해석해 등불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그래픽 디자이너 에드 데이비스(Ed Davis)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콜라주 월페이퍼로 뒤덮인 공간에서 구찌 2024 S/S 남성 컬렉션을 선보여 이번 남성 컬렉션과의 메타 컨버세이션(meta conversation)을 표현하고자 했다.
특히 이번 전시와 함께 공개한 구찌 2024 봄/여름 남성 컬렉션이 눈길을 끈다. 구찌 헤리티지의 영원한 상징성을 다양한 해석과 각색을 통해 보여 준다. 홀스빗부터 GG 캔버스, 구찌 웹에 이르기까지 하우스의 헤리티지를 상징하는 것들을 재구성해 남성복의 클래식을 제안했다. 이번 아이템들은 심플한 매력을 선사하지만 디테일하게 살펴보면 섬세하면서도 독창적인 테크닉과 소재의 조화로 만들어졌다. 하와이안 셔츠와 버뮤다 쇼츠는 글라스 효과가 느껴지는 홀스빗 패턴을 적용했고, GG 부클 소재의 룩은 입체적 스타일로 선보여 착시 효과를 불러일으킨다. 게다가 하우스의 헤리티지 컬러를 재해석한 컬러감도 특징이다.
새로운 요소가 적용된 홀스빗 로퍼도 이목을 끌었다. 클래식 실루엣에 볼드한 러버 솔이 더해졌고, 여름 무드를 담은 3D 프린팅의 러버 소재 슬라이드와 GG가 디보싱으로 적용된 제품도 선보인다. 여기에 구찌 홀스빗 모티브가 적용된 핸드백도 선보인다. 구찌 홀스빗 1955는 오리지널 형태로 선보이고, GG 샤첼백은 입체적인 홀스빗 패턴으로 재탄생했으며 홀스빗 모티브가 다보싱된 카메라 백도 선보인다. 구찌 아카이브 속 라지 캔버스 토트백에도 입체적인 홀스빗 엠블럼이 새겨져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해 이번 컬렉션을 더욱 풍성하게 장식했다. 이번 여름도 구찌를 빼고 얘기하긴 힘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