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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끝무렵, 그간 밀린 추위가 한꺼번에 찾아오듯 매서운 한파가 전국을 덮쳤습니다. 겨울답지 않게 유독 따뜻했던 연말연시 방심했던 시민들이 자신의 안위(?)보다 더 걱정한 것은 난방비였습니다. 아파트의 경우 대부분 20일 전후로 관리비가 나오는데, 연휴 직전 받아든 관리비 명세서를 보고 아연실색한 가구가 적지 않을 거예요. 전년 대비 보통 2~3배는 오른 가스료 때문이죠.
 
 
안 그래도 물가 폭등에 힘든데, 전기와 도시가스 요금이 단 1년 동안 네 차례에 걸쳐 가파르게 치솟았습니다. 특히 가스는 2022년 말 대비 38.5%가 올랐어요. 18% 가까이 상승한 전기 요금이 무난해 보일 정도군요. 취약계층들은 추위 탓에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정부는 기초생활수급가구와 노인질환자 등에게 에너지 바우처를 지원하고 가스 요금 할인 폭을 늘리겠다고 했습니다. 그 이외 계층은 당장 2월 난방비 걱정에 보일러를 켜는 대신 옷을 껴입기 시작한 모습이고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억제된 요금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상승한 수입 가격 등 에너지 요금은 분명 오를 필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난방비와 병원비를 저울질 할 상황까지 올 거라고 예상하셨나요? 현재 천연가스 가격은 내림세지만, 2분기에 가정용 가스 및 전기 요금은 또 오릅니다.
 
 
이동에도 부담이 커질 것 같아요. 일단 서울시가 지하철과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을 올리기로 했어요. 일단 2월1일부터 택시 기본 요금이 무려 1000원 오릅니다. 3800원에서 4800원으로요. 기본 요금으로 갈 수 있는 거리도 2km에서 1.6km로 줄어드니 사실상 상승폭은 더 큰 셈입니다. 오후 10시 할증 시작 및 할증 요금 상승이 결정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아무튼 택시비는 오릅니다. 4월 말까지 지하철, 시내버스, 마을버스 요금을 300원 씩 올립니다. 즉 기본 요금 기준으로 지하철은 1250원에서 1550원, 시내버스는 1200원에서 1500원, 마을버스는 900원에서 1200원이 되는 것이죠. 심지어 공공자전거 따릉이 요금도 오른다는 소리가 나옵니다.
 
주류업계가 슬슬 가격 인상을 시작하고 있는 가운데, 4월부터 오르는 주세(酒稅)는 술값 상승에 박차를 가할 전망입니다. 안 그래도 시장 가격이 오를 것이 자명한 상황에서 국산 맥주와 탁주에 부과되는 세금마저 인상되는 거죠. 이로 인해 예상되는 소비자 가격 상승은 약 8% 선일 것으로 보입니다. 소주는 원료인 주정은 물론 병뚜껑과 빈병 값이 오르는 바람에 가격 인상이 예고됐고요.
 
 
자, 그럼 가장 큰 가격 압박이 있는 도시가스 요금을 줄일 방도부터 생각해 봅시다. 먼저 우리 집 보일러의 계량기 종류를 알아야 해요. 계량기 숫자의 단위가 m3거나 t일 경우 유량계에 해당하며, 사용하지 않을 때 끄는 것이 에너지 절약에 유리합니다. 튼 만큼 나오기 때문이죠. 반면 숫자 단위가 MWh나 Mcal인 건 열량계입니다. 온도차가 요금에 반영되기 때문에 견딜 수 있을 만한 낮은 온도로 쭉 켜 두는게 좋죠.
 
그냥 안쓰는 방이라고 무조건 보일러를 끄면 요즘 같은 날씨엔 동파 위험도 있어요. 평소에는 잠그되, 정말 추운 날씨엔 오히려 70% 정도 난방수를 흘려주는 것이 낫습니다. 보일러의 외출 버튼이 '요금 먹는 하마'라는 이야기도 자주 나오는데요. 역시 한파가 몰아칠 땐 집을 꽤 오래 비우더라도 조금은 틀어 줄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외출 버튼은 오래 부재중일 때 혹은 온도가 매우 낮을 때 누르는 것이 좋겠어요. 개별난방, 지역난방, 중앙난방 등 난방 방식에 따라 절약법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