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성적 코드의 진화, '톰 포드'

디자이너 '톰 포드'의 성공이 과연 운이었을까. 대답은 ‘No’. 매 순간 진화를 꿈꾸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의 열정과 집념의 결과다. 그리고 그의 거침 없는 성적 코드는 패션계를 격정적으로 파고들었다. 지금의 톰 포드를 있게 한 그의 운명적 순간들을 되짚어 봤다.

프로필 by ELLE 2012.10.19


어릴 적부터 타고난 감성으로 여느 또래들보다 성숙 하다고 느꼈던 소년 톰 포드. 열세 살이 될 무렵 운명적인 만남을 경험한다. 바로 명품 브랜드 구찌의 화이트 로퍼. 명품이란 이유보다 잘 빠진 로퍼 그 자체에 매료된 것. 잠재된 그의 성적 감성을 자극한 계기가 되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구찌 로퍼를 손에 넣게 된 톰 포드. 그 구두 한 켤레가 그의 운명을 바꿔 놓았다.

미국 맨해튼에 위치한 클럽 <스튜디오 54>는 당대 전설로 불리 울 만큼 최고의 유명 인사들 사교 장이었다. 바로 그곳에 톰 포드도 함께 했다. 사회의 분위기와 디스코 문화는 톰 포드의 디자인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구찌에서의 컬렉션에서 그는 클럽의 싸이키 조명아래 빛을 발하는 화려하고 글래머러스한 의상들을 선보였다. 톰 포드의 패션 코드는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특히 뮤지션들은 전폭적으로 그를 지지했다. 1995년 에 참석한 마돈나는 구찌 의상을 착용했는데 무대에서 그녀의 옷을 “구찌, 구찌, 구찌!”를 외쳐 구찌의 부활을 세상에 알렸다고.

톰 포드를 보면 떠오르는 또 다른 디자이너, 바로 이브 생 로랑이다. 구찌가 이브 생 로랑 브랜드를 매입하고 YSL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톰 포드를 임명했다. 또한 번 구찌의 혁명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결과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 톰 포드 역시 오랜 명품 하우스의 오트 쿠튀르적 영감과 테크닉을 배울 수 있게 됐다. 특히 컬렉션뿐만 아니라 YSL의 향수 라인인 오피움과 M7은 논란과 인기를 동시에 불러 일으켰다.

톰 포드는 디자이너와 예술가 사이에서 알맞은 재료와 소스로 요리를 잘 하는, 그야말로 영리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때문에 광고나 미디어의 힘을 적재적소에 맞게 이용할 줄 알았다. 특히 90년대 최고의 포토그래퍼 마리오 테스티노와 카린 로이펠트가 디렉팅을 맡은 파격적인 광고는 포르노 시크라고 불리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 시켰다. 톰 포드는 영화계에서도 러브콜을 받는 인물이었다. 과거 영화 배우를 꿈꿨을 정도로 수려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의 소유자가 아니던가. 구찌에서 얻은 명성과 입지로 영화 제작사를 설립했고 단역 에서 주연까지 두루 연기했다. 콜린 퍼스와 줄리앤 무어가 주연을 맡아 화제가 된 영화 <싱글맨>으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후보로 올랐을 정도로 뛰어난 감각을 지녔다. 최근엔 국내 개봉 예정인 <007 스카이폴>의 제임스 본드 수트와 액세서리를 디자인해 그의 재능을 확인할 수 있다고. 




Credit

  • ELLE WEB EDITOR 유리나 PHOTO GETTYIMAGES
  • WENN
  • COURTESY OF TOM FORD
  • YSL
  • DAUM MOVIE WEB DESIGN 오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