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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톤먼트 - 납작해도 섹시해 어쩐지 내겐 풍만한 S라인보다 가슴이 납작한 여배우들이 더욱 섹시하게 느껴진다. 오랫동안 내가 기억하는 가장 섹시한 장면은 <잉글리쉬 페이션트>에서 위험한 사랑을 나누는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의 마른 쇄골이었다. 그러나 그녀를 능가하는 ‘절벽녀’ 키이라 나이틀리로 인해 순위에 변화가 생겼다. 영화 초반부 서로에 대한 감정을 감춘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긴장감이 관객을 더욱 달아오르게 한다. 분수대에 빠져 흠뻑 젖은 모습으로 그를 쳐다보는 키이라 나이틀리, 그녀가 떠난 뒤 분수대 물 위를 살짝 어루만지는 제임스 맥어보이. 조 라이트 감독이 ‘밀당신’의 귀재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다. Tip 절벽녀라고 기죽지 말고 섹시하고 대담한 눈빛을 연마하라.  
더 리더 - 독서와 정사 30대 여자와 10대 소년의 사랑을 다룬 영화 <더 리더>. 비도덕적, 비상식적인 설정임에도 이 영화가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은, 그들 사이에 ‘책’이라는 매개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침대에 벌거벗고 누워서 그가 읽어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가, 책을 덮은 뒤 벌이는 깊은 정사. 펑퍼짐한 엉덩이와 접힌 뱃살을 그대로 드러낸 케이트 윈슬렛의 관능미와 머리보다 심장이 앞서 나가는 어린 남자의 서툰 몸짓이 어우러져 현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신을 만들어냈다. Tip 가끔 그에게 귓가에 입을 대고 책을 읽어달라고 청해보라. 물론 모기 목소리를 가진 남친은 패스다.
아내의 자격- 나 미쳤나 봐요 김희애의 말대로 진정 신이 내린 드라마였다. 김희애와 이성재가 흔들리는 선박 안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가 서로의 몸을 꽉 끌어안으며 감정을 확인하는 장면은, 단연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상 길이 남을 ‘불륜 고백’ 장면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후 김희애가 “나, 미쳤나 봐요”라고 고백할 때, 열 마디 대꾸 대신 격정적인 키스로 화답하는 이성재를 보면서 어찌나 몸이 ‘후덜덜’ 떨리든지. 마음이 반응하면 몸이 반응하는, 또 몸이 반응하면 마음이 반응하는 인간의 묘한 심신합일 구조를 작가와 배우가 놀랍게도 잘 재현한 작품이다. Tip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든 신체 접촉을 해라. 한 번 해본 사람은 안다. 그 위대한 효험을.
러브픽션 - 삑사리 베드신의 추억 두 남녀 주인공이 벌이는 로맨스는 썩 뜨겁진 않아도, 진짜 우리들 이야기 같아서 ‘부끄럽게’ 야하다. 날것의 육회 같은 홍상수 영화를 상큼한 유자 드레싱을 끼얹어 먹는 샐러드 같은 느낌이랄까. 공효진에게 한눈에 뿅 간 하정우가 여차 저차 해서 그의 연인이 되고, 드디어 고대하고 고대하던 그날! 그만 공효진의 겨드랑이에 수북이 난 털을 보고 ‘멘붕’ 상태에 빠지는 장면은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봤을 ‘삑사리 베드신’의 추억을 환기시킨다. 에로틱한 순간이 한순간에 코믹한 순간으로 바뀌고, 심한 경우엔 정마저 똑 떨어졌던 그 황당한 시추에이션 말이다. Tip ‘겨털’, 이 방법으로 한번 시험해봐라. 대부분의 남자는 침대에서 인격이 드러나는 법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