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 반듯한 교정을 넘어선 학교들 #지금우리학교는
학교가 더 나은 사회적 장소일 때, 학생들은 더 큰 배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시끌벅적한 시장 같은 학교부터 따뜻하고 친밀한 감성을 품은 박공지붕의 학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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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속으로, 공항고등학교
국내 기후에서 커다란 천창을 갖는 아트리움은 자칫 고열의 온실 공간이 되기 쉽기에 많은 우려가 있었어요. 이 건물의 가장 큰 특징인 아트리움을 구현하기 위해 전문가들과 교육청 담당 주무관들의 많은 노력이 따랐죠. 에너지자립형 시범학교이기도 한 이곳의 아트리움은 일반 공립학교 건축물에서 시도하기에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어요.
지열을 이용한 바닥 복사식 냉난방, 상부에 고이는 열을 배출시키는 센서 감응 배기 덕트 등 다채로운 패시브, 액티브 녹색기술이 동원된 이유다. 그러나 공항고등학교의 아트리움이 지닌 가치는 단지 에너지 효율성 같은 정량적인 면이 아니다. 풍부한 자연 채광과 훤히 보이는 하늘이 학생들에게 불어넣을 수 있는 긍정적인 기운이다. 아트리움은 학생과 교직원이 창의적으로 이용하는 다목적 공간이 됐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그림을 전시하고, 드론을 띄운다. 개교식에서는 위층 복도와 브리지에 학생과 학부모들이 둘러 앉아 아트리움 1층에서 기악반이 연주하는 음악을 감상하기도 했다. “공항고등학교는 이전해서 개교한 학교입니다. 준공한 지 2년이 흘렀을 때 교장 선생님에게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어요. ‘공간이 바뀌니 학생들의 태도가 달라지더라’라고요.”

천창으로 쏟아지는 자연 채광이 아트리움 전체를 밝힌다.

여러 방향으로 가로지르며 흐르는 입체적인 동선.

공항고등학교 외관.
투명한 세모의 꿈, 동화고 삼각학교
시끌벅적한 시장 같은 학교를 상상했어요. 학교에서는 구성원들이 부딪히고 떠들며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어야 하죠. 학교에서의 경험을 떠올리면 일자형 건물부터 생각나잖아요. 일직선의 복도와 나란히 배치된 교실들. 감시하고 통제하기 좋은 구조예요. 교도소 평면도와 다를 바 없죠.
삼각학교는 열린 중정뿐 아니라 운동장과 면한 전면 파사드를 최대한 투명하게 구성했다. 초기에는 학생들이 집중하지 못하고 창문 밖을 바라본다는 반응이 있었지만, 한 달 후에는 답답해서 커튼도 닫지 않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넓은 지점의 폭이 무려 5.5m에 달하는 복도.

학생들은 건물 안에서 빛과 바람을 만날 수 있는 작은 안마당에 쉼없이 드나든다.

경험의 차이를 만들고자 시도한 건축은 학교의 다양성과 투명성, 공공성을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
즐거운 나의 집, 신길중학교
단지 교습공간이 아니라 집처럼 정서적인 편안함과 즐거움을 주는 생활공간으로 기능하는 학교를 꿈꿨습니다. 학창시절이란 단순히 좋은 미래를 위해 유예된 시간을 보내는 곳이 아니잖아요. 청소년기 아이들이 누릴 수 있는 행복과 즐거움을 보장하는 공간이어야 하죠.
이 건물은 앞으로 어떻게 안착되고 진화하게 될까.

교실 안쪽 천장도 박공지붕 형태다.

작은 앞마당처럼 사용할 수 있는 중정이 곳곳에 계획됐다. 중정과 교실은 내외부를 순환하도록 설계된 동선으로 연결된다.

여러 채의 닮은 집이 모여 하나의 마을을 이룬 모양의 학교.
마을이 된 학교, 하늬중학교
학교는 누구나 특정 시기에 일정 기간을 지내게 되는 시설이에요. 보편복지정책에서 아주 중요하게 다뤄져야 하죠. 학교에서 지내는 시기가 한 인간의 기초 교양과 품성을 기르고 평생 간직할 추억의 배경이 되니까요.
기존 학교에 비해 상당히 개방적인 구성이기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열린 공간에서 모두 서로의 안전감시자가 돼 공동 안전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커뮤니티 광장을 에워싼 2, 3층 복도에서는 소원을 적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이벤트가 열리기도 했다.

마을결합형 학교를 지향하는 하늬중학교.
Credit
- 에디터 이경진
- 사진 진효숙
- 디자인 김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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