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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할 수 없는 #임시완

말간 눈, 나긋나긋한 목소리, 그 사이로 언뜻 비치는 임시완의 미묘하고 낯선 순간들.

BY전혜진2022.01.07
 
로맨틱한 얼굴을 드러낸 〈런 온〉 이후 약 1년 만에 통쾌한 추적극 〈트레이서〉로 돌아왔어요
그간 국세청 이야기는 잘 다뤄지지 않았잖아요.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대본을 열었는데, 관련 배경 조사들이 굉장히 꼼꼼하고 치밀하게 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안 할 이유가 없었죠. 국세청 공무원들이라면 왠지 천편일률적일 거라고 예상하겠지만 이 극에는 굉장히 재미난 사람들이 여럿 등장해요. 
‘상사와 조직의 눈치를 보지 않고, 뻔뻔하고 독하다는 소리를 듣는 불도저 같은 실력자’라는 수식어로 설명되는 당신의 캐릭터, 황동주가 제일 기대되는데요  
보통 조직에서 그냥 넘어가기 힘든 점을 발견해도 다들 속으로 생각만 하지, 입 밖으로 꺼내는 건 용기가 필요하잖아요. 그런 것에 스스럼없는 친구죠. 일단 부딪히고 보는 성격인 데다 남이 두려움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것도 쉽게 실행해 버리죠.
 
아이보리 셔츠와 벌키한 그레이 니트는 모두 Prada. 브라운 체크 팬츠는 Celine Homme by Hedi Slimane.

아이보리 셔츠와 벌키한 그레이 니트는 모두 Prada. 브라운 체크 팬츠는 Celine Homme by Hedi Slimane.

 
브라운 코트와 터틀넥 니트 톱은 모두 Boss Men. 코튼 셔츠는 Recto.

브라운 코트와 터틀넥 니트 톱은 모두 Boss Men. 코튼 셔츠는 Recto.

 
이너 웨어로 입은 그레이 터틀넥 니트 톱과 블랙 니트 톱, 블랙 팬츠는 모두 Prada. 골드 케이스 워치는 Omega.

이너 웨어로 입은 그레이 터틀넥 니트 톱과 블랙 니트 톱, 블랙 팬츠는 모두 Prada. 골드 케이스 워치는 Omega.

임시완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나요
비슷한 부분을 분명 끌어다 썼어요. 저 또한 일단 생각이란 걸 했다면 반드시 행동이 수반돼야 한다는 주의거든요.  
고아성 배우와는 영화 〈오빠생각〉으로 함께한 적 있죠. 손현주, 박용우 같은 동료들과의 작업에서는 어떤 영감을 받았나요 
우선 아성이가 이 작품을 함께해줘 정말 고맙다는 생각을 초반부터 했어요. 오랜만에 봐서 반가웠고, 일단 재밌게 찍자고 얘기했죠. 손현주, 박용우 선배는 한참 앞선 선배임에도 격의 없이 대화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아주셨어요. 굉장히 순수한 마음을 지닌 배우들이에요. 세월의 흔적이 묻어도 결코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을 잘 지켜낸 분들이죠. 
팬 사이에서는 ‘임시완이 또 예상되지 않는 캐릭터를 맡았다!’는 유행어가 있어요. 예측 불가능한 인물에게 항상 끌리는 편인가요 
확실히 끌려요. 정형화된 캐릭터보다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거나 특히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함을 자아내는 캐릭터에게 말이죠. 
실제로 삶의 선택지에서는 예측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 중 어떤 것에 더 끌리나요 
늘 예측 불가능한 선택을 하는 쪽이죠. 그럴 때의 설렘이 확실히 큰 것 같아요. 그 설렘을 최대한 즐기려 하고요. 
조금 전 〈엘르〉의 디지털 콘텐츠 ‘숏터뷰’ 촬영 때도 신상 젤리 같은 걸 꼭 먹어본다고 얘기했죠. 의외성과 새로움에 대한 끌림은 편의점에서도 적용되나 봐요
‘XX맛 빼빼로’  ‘꼬깔콘맛 XX’… 이런 것이 나오면 무조건 사요. 다 먹어봐야 하죠.  
낯선 경험 앞에서 은근히 승부사 기질이 나오는 것 같은데요
새로운 걸 겪어봐야 직성이 풀리는 게 승부사 기질이라면 분명 있죠. 조금이라도 비슷하거나 했던 걸 또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일상에서도 쉽게 매너리즘에 빠져버려요. 새로움을 환기하는 것들을 찾아 나서기도 하고요. 
요즘 당신 일상을 새롭게 환기하는 것은 
복싱이 재밌더라고요. 요즘 배운 스포츠 중에서 제일이요. 성취감이 높다고 해야 하나. 운동과는 직업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지만, 개인적인 흥미는 없거든요. 복싱이나 격투기는 작품이나 직업과는 전혀 관련 없는, 30대 버킷리스트예요. 20대 때는 정말 바빴고, 이제 비로소 시작해 보네요.  
집 안에서 당신의 모습은 어떤가요
그저 넷플릭스. 최신 기기보다 꼭 빔 프로젝터로 봐야 해요. 감성이 중요합니다. 물론 고퀄리티 감성이긴 한데(웃음).  
인스타그램 피드 대부분은 직접 만든 요리로 장식돼 있죠 
확실히 시켜 먹는 것보다 직접 해 먹는 게 더 맛있는 것 같아요. 해 먹고 싶은 요리를 메모해 두고 ‘도장 깨기’ 하고 있거든요. 최근에는 동파육. 조만간 치킨을 직접 튀겨보고 싶어요. 백종원 선생님이 알려주신 ‘코리안 프라이드치킨’ 스타일로요. 
 
 
블랙 재킷과 팬츠, 트라이앵글 모티프의 벨트는 모두 Bottega Veneta. 블랙 레더 브레이슬렛과 실버 브레이슬렛은 모두 Emporio Armani by Fossil Korea.

블랙 재킷과 팬츠, 트라이앵글 모티프의 벨트는 모두 Bottega Veneta. 블랙 레더 브레이슬렛과 실버 브레이슬렛은 모두 Emporio Armani by Fossil Korea.

 
블랙 벨벳 재킷과 그레이 터틀넥 니트 톱, 블랙 니트 톱, 벨벳 팬츠, 레이스업 슈즈는 모두 Prada. 워치는 Omega.

블랙 벨벳 재킷과 그레이 터틀넥 니트 톱, 블랙 니트 톱, 벨벳 팬츠, 레이스업 슈즈는 모두 Prada. 워치는 Omega.

 
브라운 코트와 터틀넥 니트 톱은 모두 Boss Men. 코튼 셔츠는 Recto.

브라운 코트와 터틀넥 니트 톱은 모두 Boss Men. 코튼 셔츠는 Recto.

예능 〈바퀴 달린 집 시즌2〉에서는 허술함을 가감없이 드러 내고, SNS에서는 팔을 위로 뻗어 음식 인증 샷을 찍는 등 독특한 기술을 자랑하죠. ‘임시완 촬영 기법’으로 밈처럼 소비되기도 해요. 당신의 의외성에 대한 반응들이 재밌게 느껴지나요 
글쎄요. 제 일상적인 모습을 보고 재밌다는 반응 혹은 왜 저러냐는 반응을 보면 되레 의아해요. 흔한 내 모습 중 하나일 뿐인데 ‘내가 그렇게 엉뚱하고 독특하게 살고 있었던가?’라는 생각이 들죠(웃음).  
아직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임시완의 모습이 꽤 많을 것 같아요 
굉장히 많이 남아 있을지도 몰라요. 한 작품이 끝나면 그 안에서 얻은 정서적인 부분들이 몸 안에 체화되는 기분이 들어요. 그렇게 누적된 것으로 인해 예전과 지금의 저는 확실히 결이 다르고, 또 계속 달라질 것 같거든요.  
마음에 가장 많은 것을 쌓아두고 간 캐릭터는 
아무래도 〈미생〉의 장그래죠.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어요. 극중에서 정말 좋은 장면이 많았으니까. 제 작품 속 캐릭터들이 그때의 장그래와 함께 성장하는 것 같다는 말도 있는데, 저 역시도 그렇게 생각할 때가 있어요.  
〈트레이서〉의 황동주는 어떤 모습을 투영하고, 또 투영받고 싶나요  
깐족거리는 캐릭터라 제 안의 ‘깐족거림’이 어색하지 않게 묻어나오는 연기를 펼치고 싶어요. 〈원라인〉 민재의 깐족거림보다 한층 더 성숙하고 영혼이 담긴 깐족이요(웃음). 
30대에 접어들며 고른 호흡으로 이 레이스를 이어가기 위해 터득한 방법이 있나요 
오히려 30대에 템포를 더 올리기로 했어요. 20대 시절에는 그때의 내가 쉽게 가지지 못하는 여유를 추구했다면, 30대에는 조금만 더 지나면 젊음이라는 것과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 지금을 한껏 누리기로 했죠. 최대한 바쁘게, 열심히, 치열하게요. 
스스로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거나 어떤 한계에 부딪혔다는 느낌이 들 땐 어떻게 극복하나요  
여행을 다니면서 얻는 영감들이 새로운 기운을 줘요. 어렵다면 잠깐 호텔에 가서 수영하고 조식을 먹는 일도 좋고요. 가끔 저를 좀 내버려두는 방법이죠.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나 친한 주변 사람은 당신의 묵묵함과 성실함, 배려에 관한 부분을 칭찬해요. 타인과 관계를 맺는 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나이나 다른 요소의 영향 없이 동등한 입장에서 서로의 생각을 스스럼없이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런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터울 없이 깊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 같아요. 
〈런 온〉에서는 육상 선수였고, 〈트레이서〉에서도 누군가를 쫓고 또 쫓기죠. 차기작 〈보스턴 1947〉에서는 마라토너입니다. 작품에서 매번 달리는 임시완이 지금 열심히 좇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거창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저는 한국 콘텐츠에 대한 이상과 자부심이 커요. 그것에 이바지하는 데 꿈이 있고요. 한국 배우들은 정말 연기를 잘하는데 해외 무대에서 널리 조명받지 못하는 것 같아 늘 아쉬웠어요. 요즘 국내 콘텐츠의 행보는 이 생각이 맞다는 걸 증명해 주는 것 같아요. 저 또한 그 시장에 속해 있는 사람이기에 앞으로 국내 콘텐츠의 완성도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배우로 활약하고 싶어요. 〈비상선언〉으로 칸영화제에 방문했을 때도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송강호 선배가 심사위원을 하고, 이병헌 선배가 폐막식 시상자로 나서는 걸 보며 실감했죠. 자랑스럽고 뿌듯해요. 
2022년에는 〈비상선언〉 뿐 아니라 강제규 감독의 〈보스턴 1947〉도 출격을 앞두고 있습니다 
현시대와 맞닿은 고민에 답을 제안하는 이야기라 격한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물론 깜짝 놀랄 만한 제 모습도요(웃음). 
스스로 기대하는 임시완의 모습은 
결과가 잘 나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성장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열심히 찍은 작품들이 세상 밖으로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또한 여태껏 팬데믹으로, 바쁘다는 핑계로, ‘언제 한번 보자’고 얘기했던 사람들과 정말 만날 수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