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쿨’하고 사랑스러운 신민아라는 소우주 || 엘르코리아 (ELLE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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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이 ‘쿨’하고 사랑스러운 신민아라는 소우주

그녀가 싱긋 웃는다. 우리가 20년 넘게 알아온 얼굴로.

이혜미 BY 이혜미 2021.12.29
 
 
〈엘르〉의 2022년 첫 커버 촬영으로 제주도에서 만났네요. 구찌와 함께요 
날씨가 좋아 다행이에요. 오늘은 왠지 평소 입지 않던 스타일이 흥미롭게 느껴져요. 정원에서 촬영할 때 입은 녹색 레이스 재킷과 플레어 팬츠, 레이스 톱 같은 룩은 시도해 본 적 없거든요. 살짝 엉뚱한 포즈를 취하면 옷의 특색이 잘 살 것 같았죠. 
제주에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를 촬영 중이죠. 아름다운 풍경에 안긴 일터를 만끽하고 있는지
예전에는 해외 로케이션 촬영 때도 장소의 아름다움을 체감하지 못했어요. 지나고 나니 아쉬운 마음이 남아요. 요즘은 어디서든 그곳 특유의 감성이나 분위기를 감지하고 느끼기 위해 노력해요. 평소와 다른 공간에 있다는 신선한 감정까지도요.  
 
페더 디테일의 니트와 지퍼 여밈 장식의 레드 시폰 포인트 미디스커트, 베이지 니 삭스는 모두 Gucci.

페더 디테일의 니트와 지퍼 여밈 장식의 레드 시폰 포인트 미디스커트, 베이지 니 삭스는 모두 Gucci.

 
GG 단추 디테일의 크림 컬러 재킷과 버뮤다 팬츠, 그래픽 패턴이 돋보이는 라이딩 부츠는 모두 Gucci.

GG 단추 디테일의 크림 컬러 재킷과 버뮤다 팬츠, 그래픽 패턴이 돋보이는 라이딩 부츠는 모두 Gucci.

 
모노그램 패턴의 데님 재킷과 쇼츠는 모두 Gucci.

모노그램 패턴의 데님 재킷과 쇼츠는 모두 Gucci.

 
레이스 재킷과 플레어 팬츠, 과감한 절개가 돋보이는 레이스 톱, 주얼 장식의 슬링백, 블랙 크리스털 롱 네크리스는 모두 Gucci.

레이스 재킷과 플레어 팬츠, 과감한 절개가 돋보이는 레이스 톱, 주얼 장식의 슬링백, 블랙 크리스털 롱 네크리스는 모두 Gucci.

 
하이 네크라인 니트 톱과 블루 & 레드 체크 패턴의 트위드 재킷, 쇼츠, 투 톤 컬러의 라이딩 부츠는 모두 Gucci.

하이 네크라인 니트 톱과 블루 & 레드 체크 패턴의 트위드 재킷, 쇼츠, 투 톤 컬러의 라이딩 부츠는 모두 Gucci.

노희경 작가의 전작 중 〈디어 마이 프렌즈〉는 많은 사람의 ‘인생 드라마’예요. 신작인 〈우리들의 블루스〉 역시 다층적이고 깊은 위로를 전할 수 있는 작품일까요
저도 〈디어 마이 프렌즈〉 정말 좋아하거든요. 〈우리들의 블루스〉는 다양한 사람의 사연에 깊숙이 들어가는 매력이 있어요. 위로에 대해 생각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작품이에요. 훌륭한 배우가 많이 참여해요. 각자의 이야기가 풍부하게 펼쳐질 거예요. 저는 이전 작품과 결이 다른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요즘 굉장히 집중하고 있어요. 설레요.  
영화 〈화산고〉로 스크린에 데뷔한 게 2001년이죠.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배역을 만나고도 여전히 작품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설레나요
너무 어릴 때부터 일하다 보니 ‘뭘 좋아해?’ ‘너는 어떤 성격이야?’라는 질문을 받으면 오히려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너무도 다양했던 모습이 떠올라서요. 그런데 연기하면서 비로소 나를 알아요. 이런 면이 있구나, 이런 성격이구나. 자신을 새로 보는 순간들이 계속 이어져 여기까지 왔어요.
며칠 전 SNS에 〈갯마을 차차차〉(이하 〈갯차〉) 현장 사진을 올렸죠. 못다 한 인사를 전하려는 듯했어요. 출연작과 ‘굿바이’하는 자신만의 방식은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면 좋아요. 수개월간 그 사람으로 살고, 생각하며 지냈으니 잘 보내주고 싶거든요. 〈갯차〉 끝나고 얼마 안 돼 차기작 촬영을 시작해서 그런 마음이 더 컸죠. 새 작품에 들어간다고 이전 작품이 내 속에서 사라지는 건 아니거든요.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맡은 배역의 이름은 ‘선아’예요. 지금 저는 혜진이면서 선아죠. 가끔 지난날 연기한 캐릭터가 생각날 때면 SNS에 사진을 올려요.
〈갯차〉를 앞두고 〈엘르〉와 만났던 8월, 혜진을 두고 ‘속내를 다 알 것 같은’ 사람이라 좋았다고 했어요. 그런 면을 가진 사람에게 사랑스러움을 느끼는지
말 못할 사연이 있어 홍반장이 시간을 갖자고 말할 때, 혜진은 자기 얼굴 보면서 생각하라고 말하는 사람이잖아요. 제가 아주 좋아하는 장면이거든요. 그녀가 낯선 문제를 이해하는 방식과 특유의 솔직함이 드러나요. 얼굴 보지 않고 지내는 시간을 못 견디겠으니 얼굴 보면서 생각하라는 표현은 정말 ‘혜진이’스럽죠.
신민아도 그런 면에서 ‘윤혜진’과인가요
비슷해요. 감정에는 솔직하거든요. 표현에 망설임이 있지만, 내 감정에는 솔직해요.
한 배역으로 살아보고 나면 삶에 흔적이 많이 남는 걸 느끼나요? 윤혜진으로 살고 난 뒤의 신민아는 어땠나요 
조금 유연해졌달까요. 〈갯차〉는 애드리브가 많은 현장이었어요. 유연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 생긴 거죠. 내게서 순간적으로 나오는 말과 행동, 본능적인 반응에 놀란 적도 많아요.
 
 
모노그램 패턴의 데님 재킷과 쇼츠, 투 톤 라이딩 부츠, 니 삭스는 모두 Gucci.

모노그램 패턴의 데님 재킷과 쇼츠, 투 톤 라이딩 부츠, 니 삭스는 모두 Gucci.

 
웹 장식의 그레이 트위드 재킷과 미니스커트, 라이트 블루 셔츠, 더블 G 장식의 니 삭스, 홀스빗 장식의 레더 GG 수프림 캔버스 로퍼, 뱀부 핸들이 돋보이는 화이트 스몰 톱 핸들 백, 로고 참 장식의 네크리스는 모두 Gucci.

웹 장식의 그레이 트위드 재킷과 미니스커트, 라이트 블루 셔츠, 더블 G 장식의 니 삭스, 홀스빗 장식의 레더 GG 수프림 캔버스 로퍼, 뱀부 핸들이 돋보이는 화이트 스몰 톱 핸들 백, 로고 참 장식의 네크리스는 모두 Gucci.

 
페더 디테일의 니트와 지퍼 여밈 장식의 레드 시폰 포인트 미디스커트, 버클 장식의 라이딩 부츠는 모두 Gucci.

페더 디테일의 니트와 지퍼 여밈 장식의 레드 시폰 포인트 미디스커트, 버클 장식의 라이딩 부츠는 모두 Gucci.

 
페더 코트와 모노그램 패턴의 옐로 실크 크롭트 톱, 미디스커트, 그래픽 패턴의 라이딩 부츠는 모두 Gucci.

페더 코트와 모노그램 패턴의 옐로 실크 크롭트 톱, 미디스커트, 그래픽 패턴의 라이딩 부츠는 모두 Gucci.

 
그레이 더블 브레스티드 울 재킷과 팬츠, 라이트 블루 셔츠, 로고 포인트 네크리스, 뱀부 톱 핸들이 돋보이는 핑크 스몰 톱 핸들 백, 태슬 장식의 로퍼는 모두 Gucci.

그레이 더블 브레스티드 울 재킷과 팬츠, 라이트 블루 셔츠, 로고 포인트 네크리스, 뱀부 톱 핸들이 돋보이는 핑크 스몰 톱 핸들 백, 태슬 장식의 로퍼는 모두 Gucci.

〈경주〉에서의 신민아는 신비로웠고,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선 친근하고 쾌활한 여자였죠. 이런 배역을 통해서도 그렇고, 대중과 거리를 적절히 조절해 온 것 같아요. 신민아에게선 친숙함과 약간의 신비감이 동시에 느껴지죠 
저는 조심스러운 성격이에요. 낯도 꽤 가리고, 생각과 걱정도 많고요. 조심성이 신비감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갯차〉나 〈나의 사랑 나의 신부〉를 포함해 사람들이 저를 생각하면 떠올리는 모든 모습에 제가 있어요. 예전에는 이런 게 답답했거든요. 나는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너무 많은데 ‘신민아는 이런 거 안 할 것 같다’ ‘이런 표현에는 어색할 것 같다’는 이야길 듣는 거예요. 그래서 나름 쉬지 않고 일을 해왔어요. 쌓아나가는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매거진 〈키키〉의 모델로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무려 중학교 2학년이었어요.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자신을 세상에 선보인 시점이 나이를 많이 먹은 때는 아니었죠. 그런 점에서 불안하지는 않았나요 
무척 어렸고 낯선 게 많았죠. 그땐 인기를 얻고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오는 감정조차 생경했어요. 마음이 복잡해 어쩔 줄 모른 채 보낸 시간도 길어요. 하지만 그때마다 힘든 감정을 오래 붙들고 있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복잡한 마음을 다루는 노하우가 생긴 거죠. 
영화 〈디바〉 때 한 인터뷰에서 “배우도 운동선수처럼 멘탈을 단단히 붙잡고 있어야 하는 직업”이라던 말이 떠오르네요 
가장 효과적인 건 인정하는 것이더라고요.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인정해야 해요. 당연한 거라고 생각해 주고요. 그렇게 지내다 보니 이제는 나를 위로하는 데 드는 시간이 짧아진 것 같아요. 좋지 않은 감정을 그저 없앨 순 없어요. 내버려두고 인정해 줘야 해요. 이 직업을 벗어난 인생을 살아가면서 스스로 계속 공부해야 해요. 저는 불교 관련 서적을 보고 마음 공부를 하기도 했어요.  
열정을 발휘하는 방식이나 방향은 연차가 쌓이며 변화를 겪어요. 완급 조절도 하게 되고요. 이 신에서 일하는 여성으로, 배우이자 스타로 사는 방식에 능수능란해졌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는지 
그렇게 되지 않는 것 같아요(웃음). 혹시 그렇게 보인다면 티가 나지 않을 뿐이에요. 몸으로 훈련처럼 수없이 익혔던 연기도 지금 다시 주어지면 능숙하게 해내지 못할 것 같아요. 예전에는 20년 넘게 같은 일을 계속하면 일정선은 넘을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신인 때 선배들을 보면서 늘 생각했어요. 저분들은 이제 평온하겠지. 그런데 하면 할수록 고민이 점점 커져요. 다 안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세상이 내게 끊임없이 알려줘요. 능숙해지지 않아요. 상황에 익숙해지긴 해도…. 
지금껏 무슨 일이든 ‘힘드니까’ 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해 본 적 없다고요. 이런 태도는 직업을 벗어난 삶에서도 마찬가지일까요
재미있거나 필요하겠다는 마음이 들면 뭐든 도전해요. 힘들겠다는 생각을 잘하지 않아요. 솔직히 예전엔 정말 안 했거든요. 지금은 조금 해요(웃음). 하려고 노력해요.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요 
늘 뭐든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는데, 이제는 나에게 정말 필요한 일인지 시간적 · 물리적 계산을 하지 않을 수 없더라고요. 다 해내야 현명한 행보인 건 아니니까.
말과 행동은 느리지만 성격은 급하다고 자신을 설명한 적 있죠. 수면 아래의 발이 바쁜 사람인가요 
그렇지는 않아요. 해야 할 일이 생기면 빨리 달려드는 사람일 뿐. 하고 싶고, 가고 싶고, 사고 싶은 게 생긴다? 그럴 때 무척 빨리 움직여요(웃음).
 
 
체인 벨트 장식의 플리츠 드레스와 태슬 장식 로퍼, 맥시 GG 모노그램이 돋보이는 미니 뱀부 톱 핸들 백, 주얼 장식 글러브, 더블 G 장식의 니 삭스, 크리스털 초커는 모두 Gucci.

체인 벨트 장식의 플리츠 드레스와 태슬 장식 로퍼, 맥시 GG 모노그램이 돋보이는 미니 뱀부 톱 핸들 백, 주얼 장식 글러브, 더블 G 장식의 니 삭스, 크리스털 초커는 모두 Gucci.

 
하이 네크라인 니트 톱과 블루 & 레드 체크 패턴의 트위드 재킷, 쇼츠, 투 톤 컬러 라이딩 부츠는 모두 Gucci.

하이 네크라인 니트 톱과 블루 & 레드 체크 패턴의 트위드 재킷, 쇼츠, 투 톤 컬러 라이딩 부츠는 모두 Gucci.

 
버튼 디테일의 블랙 롱 울 코트와 그레이 팬츠 수트, 라이트 블루 셔츠, 로고 포인트 네크리스, 태슬 장식 로퍼는 모두 Gucci.

버튼 디테일의 블랙 롱 울 코트와 그레이 팬츠 수트, 라이트 블루 셔츠, 로고 포인트 네크리스, 태슬 장식 로퍼는 모두 Gucci.

 
페더 디테일의 니트와 지퍼 여밈 장식의 레드 시폰 포인트 미디스커트는 모두 Gucci.

페더 디테일의 니트와 지퍼 여밈 장식의 레드 시폰 포인트 미디스커트는 모두 Gucci.

 “어떤 30대를 보내느냐에 따라 좋은 여자, 멋있는 여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던 말도 기억해요? 신민아의 30대는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나요
삶은 계속 변하잖아요. 변화를 꾸준히 느끼고 경험하고 공부해야 할 것 같아요. 꾸준히 생각하는 사람들이 멋있어요. 저도 그런 사람이기를 바라요.  
신민아가 ‘쿨’하다고 느끼는 사람은
자신을 믿고 표현하는 사람. 정해놓은 틀 없이 자신의 생각을 믿고 당당하게 행동으로 표현하는 삶을 사는 이들이요. 
〈엘르〉가 올해 서른이에요. 1992년생이거든요. 서른을 멋지게 살 수 있는 팁이 있을까요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정말이에요. 지금부터 시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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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패션 에디터 이혜미
    피처 에디터 이경진
    사진 목정욱
    헤어 스타일리스트 이혜영
    메이크업 아티스트 홍현정
    세트 스타일리스트 권도형
    어시스턴트 이서현
    디자인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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