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s 뷰티 트렌드 재해석 || 엘르코리아 (ELLE KOREA)
BEAUTY

90s 뷰티 트렌드 재해석

92년 11월생 <엘르> 코리아를 축하하는 마음으로 동갑내기 모델과 당시 뷰티 트렌드를 재해석했다.

김선영 BY 김선영 2021.11.16
 
블랙 블레이저는 Bottega Veneta. 주얼 이어링과 초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블레이저는 Bottega Veneta. 주얼 이어링과 초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과거엔 그린 메이크업 베이스와 파운데이션, 트윈 케이크를 겹겹이 바른 완벽 무장 베이스 위에 레드 립스틱을 발랐다면, 요즘은 잡티가 보이더라도 아주 가볍게 베이스 메이크업을 마무리하는 게 포인트. 지윤의 피부 질감이 오롯이 드러나도록 베이스를 촉촉하게 마무리하고, Chanel 루쥬 알뤼르 벨벳, 56 루쥬 샤르넬을 입술 라인에 똑 떨어지게 채웠다. 눈썹은 Benefit 포우마드 브로우 포마드, 5 웜 블랙 브라운을 사용해 눈썹머리부터 각을 줘 갈매기 셰이프를 극대화했다.
 
신디 크로퍼드, 클라우디아 시퍼, 나오미 캠벨, 헬레나 크리스텐슨 등 당시 뷰티 캠페인과 잡지 커버를 휩쓸던 슈퍼모델들을 떠올리면 하나같이 진한 갈매기 눈썹에 토마토 레드 립스틱을 바른 모습이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 90년대 초, 일명 ‘샤넬 레드’라 불리던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여성들이 오렌지족의 성지였던 압구정 로데오 거리를 점령했다. 클래식과 ‘힙’을 넘나드는 레드 립스틱으로의 시간 여행.
 
다영이 착용한 자줏빛 보디수트는 Zara. 지윤이 착용한 네온 그린 드레스는 H&M. 머리에 쓴 레더 스카프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다영이 착용한 자줏빛 보디수트는 Zara. 지윤이 착용한 네온 그린 드레스는 H&M. 머리에 쓴 레더 스카프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예전엔 셰이프를 잡아 아이홀을 깊게 연출했다면, 지금은 러프한 터치감을 살려 색을 ‘툭’ 얹어야 세련돼 보인다. 블랙핑크 로제와 쌍둥이 패션 인플루언서이자 DJ인 시미 & 헤이즈의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된 컬러 아이라인 스티커도 모던한 한 끗을 주기에 좋은 선택지. 다양한 농담의 블루와 그레이 컬러를 레이어드한 다영의 눈매는 Dior 5 꿀뢰르 꾸뛰르, 279 데님으로 연출하고, 지윤은 Chanel 스틸로 이으 워터프루프, 38 블루 메탈로 눈과 눈썹 사이 중앙에 둥근 라인을 그리고 언더래시에 Dior 디올쇼 펌프 앤 볼륨 HD, 255 블루를 청키하게 발라 에지를 더했다. 
 
당시 여성들의 아이 메이크업 스킬은 감탄을 자아낼 정도다. 블루와 그레이, 그린, 퍼플 등 범접하기 어려운 컬러를 아이홀 안쪽까지 레이어드해 깊은 눈매를 연출했다. 92년에 나온 디올과 이브 생 로랑의 뷰티 캠페인을 비롯해 샤넬 S/S 런웨이에 오른 클라우디아 시퍼와 디올 F/W 런웨이의 마르페사 헤닝크의 룩이 대표적.
 
체인 디테일 라벤더 슬립 원피스는 Kimzisu. 퍼플 레더 롱 장갑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체인 디테일 라벤더 슬립 원피스는 Kimzisu. 퍼플 레더 롱 장갑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눈가에 투명하게 피어오른 혈색을 표현하기 위해 Feev 하이퍼-핏 컬러 세럼, 마이 베스티스를 아주 얇게 터치하고, Shiseido 컬러 젤 립밤,  104 히비스커스를 바른 입술 위에 MAC 립글라스를 도톰하게 얹었다.
 
피부 속에서부터 피어난 듯 촉촉한 윤기가 흘러넘치는 피부는 시간을 초월하는 미적 키워드다. 스킨케어 역사에 있어서 90년대 초반은 세안 후 가장 먼저 바르는 ‘퍼스트 에센스’ 개념이 처음 생겨난 시기이자 국내에서는 ‘산소 같은 여자’ 슬로건이 등장한 때였다.
 
블랙 보디수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블랙 보디수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다영을 존재 자체로 빛나는 향수 보틀처럼 표현하기 위해 Anastasia Beverly Hills by Sephora 쉬머 보디 오일을 얼굴과 몸에 베이스처럼 바르고, Make Up For Ever 스타 릿 다이아몬드 파우더 107 브론즈, 109 골든 컬러를 흩뿌리듯 여러 번 덧발랐다.
 
“향수는 숭고하고 관능적인 사랑 이야기다. 나는 여성의 미소와 살 냄새, 몸의 순간적 변화에서 관능성을 찾는다.” ‘향의 음악가’라 불리는 겔랑의 4대 조향사 장 폴 겔랑이 남긴 말이다. 그가 만든 향수 중 여전히 오리엔탈 향기의 정수라 평가받는 ‘샬리마르’는 예술가 프리다 칼로가 애용한 향수이기도. 90년대 초에 론칭한 화이트 플로럴 향수의 전설, 지방시 뷰티 ‘아마리지’는 ‘사랑(Amour)’과 ‘결혼(Mariage)’을 결합한 이름처럼 이제 막 결혼한 신부의 아름다운 모습을 향으로 표현했다. 조각가이자 향수 용기 디자이너 세르주 망소가 가든 파티에서 바람에 휘날리는 새하얀 코트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보틀은 빛으로 빚어낸 한 편의 작품 같다.  
 
다영이 착용한 블루 컷아웃 니트 톱은 Leha. 다영과 지윤이 착용한 자카르 니트 후디드 톱은 모두 Zara.

다영이 착용한 블루 컷아웃 니트 톱은 Leha. 다영과 지윤이 착용한 자카르 니트 후디드 톱은 모두 Zara.

지윤의 눈가와 볼엔 Nars 블러쉬, 리베르떼를, 다영에겐 Clinique 치크 팝, 소르베 팝을 바르고 Geurlain 메테오리트 라이트 리빌링 펄 파우더의 구슬을 가루로 개어 흩뿌리듯 터치했다. 
 
한 가지 컬러로만 이뤄진 파우더에 익숙했던 한국 여성에게 1992년 한국에 들어온 겔랑 메테오리트 파우더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메이크업 좀 하는 여자라면 안 써본 사람이 없을 정도. 프랑스 앙리 2세의 왕비 카트린 드 메디시스의 주얼리 박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파우더 박스는 컬렉터 사이에서 구매 대란을 일으켰고, 파스텔 톤의 화이트와 그린, 샴페인 컬러의 파우더 입자가 동그란 형태로 특수 제작된 이 구슬 블러셔는 루브르박물관에도 전시됐다. 

Keyword

Credit

    사진 KANG HYEA W./ALAMY STOCK PHOTO/GETTYIMAGESKOREA
    에디터 김선영
    모델 김다영/김지윤
    패션 스타일리스트 김석원
    헤어 스타일리스트 이혜영
    메이크업 아티스트 이석경
    디자인 민현지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