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심장박동이 들리면, 전철을 타고 떠나라

주말, 모든 게 지겹다. 극장도 짜증나고, 야구장도 싫다면, 지금은 어디를 갈야 할까? 차를 몰고 무작정 달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고유가 시대에 결코 현명한 방법은 아니다. 오직 전철을 타고 떠나 즐겁게 봄맞이 놀이를 할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 5월에는 어딜가도 이만한 페스티벌은 없다.

프로필 by ELLE 2011.05.14



제10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물론 부대찌개하면 의정부다. 실제로 해마다 10월이 되면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에서 '부대찌개 축제'가 열린다. 그렇다고 축제 기간에만 부대찌개가 맛있는 건 아니니, 이번 주말에 슬슬 떠나보자. 국철타고 의정부역에 내려 빠른 걸음으로 10분만 속도 내주시면 누구나 부대찌개 거리 쉽게 찾을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얼큰하게 찌개에 밥 한 공기 뚝딱 말아 먹은 후 의정부 예술의 전당으로 슬슬 걸어가 보자! 지금 그곳에서는 의정부 국제음악극축제가 열리고 있다. 아직도 "음악극 축제가 뭐냐?"고 질문하는 사람이 있다면, 올해는 꼭 '음악극의 진수'를 즐겨야 한다. 지난 3월말 LG아트센터에서 하이너 괴벨스는 실험적인 음악극 <그 집에 갔지만 들어가진 않았다>를 선보였다. 하지만 그게 국내 첫 무대는 아니었다. 괴벨스는 이미 2007년 <하시리가키>로 의정부음악극축제를 찾아왔었다. 음악극 축제는 서울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알짜 공연을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공연 좋아하는 여친에게 후한 점수를 따고 싶다면 음악극 축제는 '별표 5개' 감이다. 


이건 놓치지 마세요! 추천작 열전:
프랑스에서 온 <욕망의 파편>과 <앳 홈>을 먼저 체크하시라! 프랑스 도자듀 극단의 <욕망의 파편>은 2010년 아비뇽 페스티벌 화제작으로, 서로 다른 네 사람의 삶, 감정, 욕망의 단편들을 제시한다. 동성애자 아들과 아버지, 그들을 염려하는 집사, 그리고 아들과 사랑에 빠지는 장님, 이렇게 4명의 등장인물이 자신과 타인 간 경계를 허물고, 새로운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과정을 판타지로 표현했다. 프랑스 아크로노트 컴퍼니의 <앳 홈>은 토탈 아트를 추구한다. 토탈 사커의 나라라서 그런가? 세계적인 화가이자 조각가 얀 보스의 그림들(색상과 구성의 하모니)을 보여줌으로써 음악, 무용, 연극, 미술의 장르를 넘어선 결합을 꿈꾼다. 버락 마샬의 <루스터>는 오페라 가수와 협연하는 강한 비트의 역동적인 무용극이다. 이미 버락 마샬은 2009년 시댄스에서 <몽거>를 선보인 바 있다. <루스터>는 폴란드 출신 유태인 작가 페레츠의 <침묵>과 사뮤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또한 성경과 예멘 지역의 전설로 엮어 만든 무용극이다. 사랑을 갈구하는 끊임없는 시도 속에 질투와 야만에 희생되는 주인공의 꿈을 쫓아간다. <욕망의 파편>은 13, 14일, <앳 홈>은 24, 25일, <루스터>는 27일에 공연되며, R석도 20,000원이니 부담이 없다.




2011 춘천마임축제
이제 방콕이나 폐인 놀이는 그만!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면 '춘천 가는 전철'을 타보자. 이제 '춘천 가는 기차'는 역사 속으로 사라져 오직 김현철의 노래로만 남았지만, 그렇다고 춘천의 정취가 전부 사라진 건 아니다. 상봉역(7호선)에서 전철을 타고 1시간만 달리면 춘천에 도착한다. 명동 닭갈비 골목에서 가서 닭갈비와 동치미 한 그릇 먹고 오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덤으로 춘천마임축제까지 즐기고 오면 어떨까? 사실 이 축제의 역사는 20년이 넘는다. 해마다 마임 마니아들을 양산했을 정도로 인기 있는 축제다. 5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최우수 문화 관광 축제니, 일단 신뢰해도 좋다. 이번 춘천마임축제 2011의 개막난장은 '아!수(水)라장' 이다. 관객들이 직접 주제공연 안에서 수신을 도와 물을 맞으며 화신을 몰아내는 주인공이 된다. 깨비(관객)들이 물장난을 치는 '난장'이다. 22일 개막 행사에 참여할 사람들은 타월과 물 총이 필수란다.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다양한 야외행사를 챙겨 보자. 이런 과도한 참여는 사절이라면 조용히 해외 초청팀의 마임을 즐겨도 무방하다.

이 퍼포먼스는 어떠세요? 추천작 열전: 호주에서 온 아크로뱃의 <프로파간다>와 세뇨르 스테츠의 <난 괜찮아!>다. <프로파간다>는 사이먼 예이츠, 조 랭키스터 부부와 두 자녀가 출연한다. 평화혁명을 통해 서로에게 헌신하는 모습으로 보여준다. 그들은 부처, 마르크스, 간디, 레닌 그리고 쿠바 혁명 등에서 영감을 받았다. <프로파간다>는 이상과 평화를 꿈꾸는 두 명의 혁명가가 가두연설식의 절규형 시낭송부터 비극적인 슬랩스틱 코미디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신체로 표현한다. 아크로뱃이 친절과 평등의 선전이라면 <난 괜찮아!>는 원맨쇼(광대)의 향연이다. 세뇨르 스테츠가 등에 옷가방을 진 채 무대 위로 기어나온다. 그의 손에서 움직이는 밧줄은 뱀처럼 살아 움직인다. 서커스, 춤, 오브제 그리고 인형극까지 펼쳐진다. 게다가 카세트 테이프와 구닥다리 확성기 같은 작은 소품으로 웃음과 감동을 이끌어낸다. 가장 복잡한 길을 찾는 부조리한 완벽주의자'라고 칭하는 광대와 만나보자. 혹시 어린 자녀와 함께 가길 원하는 분이 있다면 <신비한 어린이 마법융단-솔트 부쉬>를 추천한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과 언어를 갖고 있는 원주민 친구 두 명이 걸어서 호주를 가로지르는 여행에 대한 이야기다. 니콜라스 뢰그 감독의 <워크어바웃>을 떠올리게 만드는 설정이다. 영혼의 안내자를 따라 호주를 다시 발견하는 여행을 한다. 춘천마임축제의  티켓 가격은 성인 15,000원, 청소년 10,000원이니 큰 부담은 없다. 5월 22일부터29일까지 춘천문화예술회관, 백령아트센터 등 춘천시 전역에서 펼쳐진다.


Credit

  • WORDS 전종혁 기자 PHOTO Courtesy of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 춘천마임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