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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16년 간의 국가대표 생활을 마무리하고 은퇴한다

여자 배구 4강 신화의 주역이자 한국 스포츠 레전드.

BY라효진2021.08.09
인스타그램 @kimyk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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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오늘이 국가대표로 뛴 마지막 경기입니다."
 
8일, 2020 도쿄 올림픽 여자 배구 동메달 결정전을 끝마친 후 대표팀 주장 김연경이 한 말입니다. "신발 끈을 묶으면서, 테이핑을 하며서 마지막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면서요.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는 꽤 오래 전부터 언급돼 왔는데요. 정작 한국 여자 배구 '올타임 레전드'의 태극 마크 반납이 현실로 다가오니 아쉬움의 목소리가 커집니다.
 
 
김연경이 국가대표로 코트를 누빈 게 무려 16년입니다. 지난해 열릴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이 1년 미뤄졌으니 사실상 17년을 국가대표로 뛰었죠. 그 동안 한국 여자 배구는 공공연히 '김연경 원맨팀'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김연경이 챙긴 건 개인 성적 뿐이 아니었습니다. 팀 단합과 분위기를 이끌어 전에 없던 국제 순위를 기록한 건 김연경이 없고는 불가능했을 일이죠.
 
여자 배구가 세계 무대에서 준결승전을 치른 건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9년 만인데요. 당시에도 팀의 멱살을 잡아 끈 건 김연경이었습니다. 그가 따낸 본선 8경기 207득점은 당시 올림픽 신기록이었고, 팀은 4위에 머물렀지만 김연경은 올림픽 MVP로 선정될 정도였습니다.
 
이번 도쿄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김연경의 투지는 더욱 불탔습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배구계에 과거 학교 폭력 논란이 불거졌고, 국가대표팀은 어수선한 분위기와 전력 손실이라는 부담을 업게 됐죠. 그러나 김연경이 이끄는 한국 팀은 수많은 예선에서 승리를 거두며 8강까지 진출했고, '배구 강호' 일본과의 경기에서도 역전극을 그렸습니다. 아쉽지만 떠나는 김연경을 붙잡을 수 없는 건, 이미 '월드 클래스'인 그가 쏟아지는 러브콜과 유혹에도 배구계에선 비교적 약체인 한국에 남아 16년을 버텨줬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날 김연경은 "여기까지 올거라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우리도 믿지 못한 부분"이라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아쉽지만 잘 마무리한 듯하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눈물을 보이기도 했어요.
 
그는 "협회랑 상의를 해봐야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올림픽 전부터 (은퇴를) 생각하고 대회에 임했다.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후회는 없다"라며 "여기까지 온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잊지 못할 순간이 될 듯하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