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을 나누며 깨달은 나의 ‘부캐’
」
내게는 어릴 때부터 남다른 취미가 있었다. 세상이 어떻게 생겨났고, 나는 어디에서 왔고, 왜 모든 인간은 태어나고 죽는지, 근원적인 궁금증에 대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하는 것. 흔히 일컫는 ‘철학’이다. 어린 시절 막연한 궁금증의 답을 찾기 위해 펼쳤던 철학서는 지금 삶의 일부가 됐다. 철학은 전공자나 학위가 있는 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진보와 빈곤〉을 저술한 헨리 조지는 초등 교육만 마치고 선원, 인쇄공, 출판 사원 등을 전전했지만 독학으로 19세기 말 영국에 ‘조지주의 운동’을 일으켰다. 수학 수업 안에서 철학을 전하는 게 어느덧 자연스럽게 내 수업의 한 부분이 되면서 어릴 적부터 철학적 사고를 하는 법을 아는 아이들은 숫자는 물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남다르다는 사실을 느낀다. 어른들을 위한 독서 모임을 통해서는 책을 통한 배움의 즐거움을 느끼며 나눈다. 혼자 시작했던 공부가 학생들과 학부모, 나아가 공부하고자 하는 모든 이와 나누는 방식으로 진화한 것이다. 배우고 싶다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누구나 공부의 즐거움과 그 가치를 나누며 함께 성장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