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장신구 작가 이예지의 사적인 취향

익숙한 사물로부터 생경한 아름다움을 빚어내는 장신구 작가 이예지.

BYELLE2021.05.22
 

My Tasteful

Life

 
가죽과 금속이 혼연일체가 된 독창적인 형태. 장신구 구석구석에 찍힌 조개와 토끼, 연꽃, 돌고래 문양. 이예지 작가가 만든 장신구는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호기심이 증폭된다. 자신의 장신구를 ‘온갖 꽃을 한데 묶은 꽃다발’이라 표현한 것처럼 그가 만든 목걸이와 귀고리, 브로치는 간결하지만 중첩된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그가 주로 사용하는 작업 도구는 망치나 인두가 아닌 금속 형틀(이하 ‘금형’). 금형으로 이런저런 소재를 짓누르고, 그렇게 탄생한 피스를 재조합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장신구를 탄생시킨다. 특히 가죽은 그가 애정하는 재료다. “목걸이를 예로 들면, 보석이 들어갈 자리에 가죽을 넣고 금형으로 압축시켜요. 금속이 낼 수 없는 알록달록한 빛깔을 가죽이 대신 내주고, 가죽의 연약한 내구성을 금속이 보완해 주죠.” 그러면서도 되도록 무게가 가볍고, 가격 부담이 덜한 장신구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는 건 자신의 작품이 그저 감상을 위한 오브제에 머물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누군가 소장하고 싶은 오브제를 만든다는 자부심으로 10년 넘게 장신구를 매만져온 이예지 작가. 얼마 전 첫 번째 개인전을 마친 그는 틈틈이 오후의 햇살 아래 만끽하는 스파클링 와인으로 에너지를 재충전하며 벌써부터 다음 전시 준비에 여념이 없다. 
 
부 케스퍼스 오케스테르
애청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인 〈세계 음악 기행〉을 통해 처음 접하고 나서부터 ‘디깅’하게 된 스웨덴 밴드. ‘Undantag’이라는 노래를 제일 많이 들었는데 낯선 언어로 불린 노래는 리듬만 듣고 내용을 상상하게 만드는 즐거움이 있는 것 같다.
 
안나푸르나
부모님과 함께 떠났던 열흘 간의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등반 여행. 매일 8시간씩 산을 오른 끝에 비로소 종착지에 도착했던 기쁨을 잊을 수 없다. 쾌적하고 편리한 여행을 선호하던 취향이 완전히 바뀐 순간이기도.
 
치르켈트레이닝
뜀틀, 도마 등 학교 체육시간에 쓰이는 체조 기구에서 떼낸 가죽을 재활용하는 독일 업사이클링 브랜드. 2015년, 독일에서 구입한 바나나 모양의 가방을 여전히 닳도록 매고 다닌다.
 
미샤 마이스키
중학생 시절 우연히 화려한 옷을 입고 우아하게 첼로를 연주하던 그의 모습을 본 뒤로 클래식 음악이 지루하다는 생각을 버리게 됐다. 마이스키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절로 삶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가 샘솟는다.

 
루시 사넬  
동시대를 살아간다는 사실이 뿌듯한 네덜란드 출신의 장신구 작가. 직관적인 디자인 이면에 타고난 감각과 축적된 실력이 깃들어 있다. 평소 철저한 계산에 의해 만들지만 공들인 티가 덜 나는 작품에 마음이 이끌린다.
 
노스 씨 클로딩
런던 포토벨로 마켓에서 탄생한 빈티지 복각 브랜드. 이곳 스니커즈는 국내에 입고되자마자 품절 대란을 일으키는데 최근 직구로 어렵게 손에 넣었다. 주황색 러버 솔이 편안하면서도 위트 있는 패션을 완성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