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 그냥 가지 마세요! 꼼꼼하게 따져보세요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요즘 날씨는 두 가지로 나뉜다. '춥다' 그리고 '아주 춥다'. 아무리 추워도 극장 가는 재미를 날릴 수는 없는 법. 연인의 손을 잡고 극장으로 향해 보자. 알짜 정보없이 전단지나 뒤적이며, 영화 속에서 헤매는 당신을 위해 엘르가 좀 나섰다. 고양이 입맛에 따라 멋대로 발바닥 평점, 이건 어디까지나 당신을 위한 맞춤형 조언이다. ::그린 호넷, 미셸 공드리, 세스 로건, 주걸륜, 카메론 디아즈, 김명민, 오달수, 한지민, 조선명탐정, 상하이, 존 쿠삭, 주윤발, 공리, 걸리버 여행기, 잭 블랙, 타운, 벤 애플렉, 우디 알랜, 나오미 왓츠, 엘르, elle.co.kr:: | ::그린 호넷,미셸 공드리,세스 로건,주걸륜,카메론 디아즈

대다수 언론의 호의적인 평가를 받으며 강우석 감독의 를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다. 4일 동안 55만 명의 관객을 불러모으며 1위를 차지했다. 주말 관객만 47만 명을 모아 20만 명에 그친 드림웍스의 를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놀라운 것은 관객들의 평가도 아주 호의적이란 사실이다. 지금의 추세라면 제2의 도 넘볼 수 있을 정도로 폭발적이다. 하지만 27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3D 영화 , 의 역공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코미디로 무장한 한국 영화 , 과 경합도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번 주에도 가 1위를 고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른 영화들과 파이를 나눠먹고 나면 대박 행진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에도 망하면 더 이상 영화 안 찍겠다"고 뚝심 발언을 한 이준익 감독의 이 와 어떤 승부를 펼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디 2편의 영화가 '윈-윈'하는 모양새가 나왔으면 좋겠지만, 승부의 세계는 늘 냉혹한 법이다. 때로는 사자와 호랑이가 아니라 하이에나가 살아남는 것이 밀림이 아니던가! 아무도 속단할 수는 없다. 27일에 개봉하는 영화들은 대부분 설 연휴 박스오피스 전쟁에 뛰어든 영화들이다. 이번 주에 초반 레이스를 어떻게 장악하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날 확률이 높다. 전통적으로 외화는 서울, 한국 영화는 지방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 모양새였다. 그리고 조용히 저공행진을 해 온 는 결국 300만 명을 돌파했다. 이번 주를 끝으로 대부분의 상영관을 잃겠지만, 최선을 다했다. 어떤 아쉬움도 남기지 않았다. 고양이 세수: 홍콩 조직 삼합회의 원로들이 차기 회장을 뽑기 위해 모인다. 록(임달화)과 따이디(양가휘), 두 후보의 경합이 치열하지만, 현직 회장 탱의 제안으로 회장은 록으로 결정된다. 이 결정에 불만을 품은 따이디는 회장을 의미하는 용두 단장을 빼앗으려 한다.고양이 기지개: 이렇게 늦게 만나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홍콩 영화의 시계는 거꾸로 가는 모양이다. 두기봉(조니 토)의 대표작으로 2005년 영화다. 홍콩에서 주요상을 휩쓸었던 이 영화는 다음해 까지 만들어졌다. 폭력 미학의 대부 두기봉이 뒤늦게 인기를 얻으면서 그의 대표작 도 주목을 받게 되었다. 6년이란 시차가 있지만, 다시 봐도 홍콩 갱단의 잔혹함이 그대로 살아 있다. 폼생폼사의 처럼 화려한 총싸움(총알 발레)은 없지만, 를 연상시키는 비장미로 가득 차 있다. 아직 본 적이 없는 분들이라면 냉혈한 야쿠자의 세계를 그린 와 비교해 봐도 좋다. 그 남자들은, 참 흉폭하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선남으로 보이던 임달화가 갑자기 악마의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씩 웃고 나서 바위로 양가휘를 무려 14번 내려찍는다. 세상에 믿을 놈 없다. 고양이 세수: 미디어 재벌의 외아들 브릿(세스 로건)은 매일 파티만 즐긴다. 하지만 아버지의 사망에 충격을 받고 나름 의미 있는 일을 하고자 다짐한다. 그게 악당을 가장한 수퍼 히어로가 되는 일이다. 아버지의 직원이었던 케이토(주걸륜)와 힘을 합쳐 그린 호넷을 만든다.고양이 기지개: 이 영화의 소식이 전해지자 다들 놀랐다. 의 감독이 수퍼 히어로 영화를 3D로 만들다니 의외였다. 예상은 대충 이랬다. 모 아니면 도! 엄청나게 색다르거나 아니면 완전히 말아먹거나.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모두 빗나갔다. 미국 개봉 첫주에 4천 만 달러를 벌면서 1위에 등극했다. 일단 흥행 전선에는 이상이 없을 걸로 보인다. 그러나 이 영화는 공드리의 영화가 아니라 '세스 로건'의 작품이었다. 그가 시나리오에 참여했을 때부터 징조가 보였지만, 에서 공드리의 영향력은 크게 눈에 띠지 않는다. 뱃살을 뺀 '너드 뚱땡이' 세스 로건의 매력만이 넘쳐난다. 진짜 아저씨의 시대가 왔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세스 콤비는 배트맨과 로빈보다는 월래스와 그로밋에 가깝다. 티격태격 싸움은 최고다. 주걸륜의 '섬세하게 삐지는' 연기가 돋보인다면 믿을라나? 고양이 세수: 1941년, 미 정보부 요원 폴(존 쿠삭)은 동료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기자로 위장해 상하이에 잠입한다. 사건을 조사하던 폴은 상하이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음모를 눈치챈다. 폴은 삼합회 보스 앤소니(주윤발)와 아내 애나(공리)에 접근해 전쟁을 막으려 한다. 고양이 기지개: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존 쿠삭이 조사하는 사건이 결국 일본의 진주만 공격과 연결된다는 것은 후반부에 밝혀지는 사실이다. 굳이 말하자면 반전에 가까운 결론! 그런데 의 홍보사는 이걸 숨기기보다는 아예 전면에 드러내고 있다. 포스터는 '진주만 공격의 거대한 음모'라고 표현한다. 심지어 영화에 나오지도 않는 항공모함과 폭격기마저 등장한다. 를 블록버스터처럼 보이게 만들려는 전략이 분명하다. 그런데 영화의 홍보가 오히려 안티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아서라, 는 그런 영화가 아니다. 차라리 오손 웰즈의 을 떠올리게 만드는 고전식 느와르 영화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하드보일드처럼 존 쿠삭의 나른한 내레이션이나 정의로운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다. 총싸움을 아끼니, 쿠삭 팬들을 위한 서비스 영화로만 보인다. 고양이 세수: 정조의 명을 받은 명탐정(김명민)은 의문의 연쇄 살인사건을 밝히려 한다. 자객의 습격을 받은 명탐정은 개장수 서필(오달수)의 도움으로 위기를 면하고, 사건의 단서인 각시투구꽃을 찾아 적성으로 향한다. 거기서 사건의 열쇠를 쥔 한객주(한지민)와 만난다.고양이 기지개: 의 색깔은 분명하다. 미스터리보다는 코미디에 방점을 찍는다. 비리 관료의 음모와 왕권에 대한 도전은 처럼 심각할 수 있는 소재지만, 시종일관 웃음으로 밀고 나간다. 연기 변신의 달인 김명민은 '강마에'로 재미를 톡톡히 본 특유의 목소리로 명탐정 캐릭터를 창조한다. 두뇌 회전은 명탐정 코난이지만 어슬픈 행동이나 목소리는 형사 가제트의 복사판이다. 김명민과 콤비를 이루는 개장수 오달수는 (황가 역)의 연장전이라 할 만큼 활력을 불어넣는다. 그런데 이들의 웃음은 여운보다는 휘발성이 훨씬 강하다. 게다가 몹시 산만하다. 그게 전략이라면? 물론 대성공이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명탐정과 개장수 콤비의 설왕설래는 어딘가 추억의 '암행어사와 갑봉이'를 연상시킨다. 속편이 더 기대된다. 그렇다면 흥행하셔야 겠죠? 고양이 세수: 신문사에서 10년째 우편 관리만 하는 걸리버(잭 블랙)는 짝사랑 달시(아만다 피트)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려다가 버뮤다 삼각지대로 떠나게 된다. 하지만 항해 도중 갑자기 급류에 휘말리면서 소인국 릴리풋에 표류하게 된다. 뜻밖에도 소인국의 영웅이 된다. 고양이 기지개: 미국 개봉 당시, 온갖 악평이 쏟아졌다. "도대체 걸리버 여행기는 읽어봤냐?"라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잭 블랙에 대한 믿음 때문에 "설마!"라고 외쳤다. 막상 영화를 보고 나니, 그런 말이 절로 나오는 걸 참을 수 없다. 이 영화의 모토는 단순하다. "잭 블랙의 온갖 원맨쇼를 즐겨라!" 하지만 영화가 그것 밖에 없다면 무척 곤란한 일이다. 뇌가 없는 영화다니 최악의 영화들이 받는 '골든 라즈베리 상'을 휩쓸 게 분명하다. 잭 블랙의 똥배(뱃살)를 3D로 봐야할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그냥 통과하자. 추석 연휴에 집에서 라면이나 끓여먹으면서 보면 '딱' 좋은 영화다. 조금 참고 기다리시면 '너드 홈무비'로 즐길 수 있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예고편에서는 수많은 포탄을 튕겨내는 똥배가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막상 보면 거인국이 훨씬 흥미롭다. 소녀의 인형이 된 블랙! 고양이 세수: 은행 강도단의 리더 더그(벤 애플렉)는 우연히 자신이 인질로 잡았던 클레어(레베카 홀)와 사랑에 빠진다. 사랑에 눈을 뜨면서 더그는 보스턴을 벗어나 새로운 삶을 꿈꾸지만, 결코 조직을 떠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결국 그는 거액이 걸린 마지막 한탕을 계획한다.고양이 기지개: 은행을 터는 범죄 영화는 많이 만들어진 탓에 더 새로운 게 나올 수는 없다. 벤 에플렉에게 그걸 요구하면 부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초반부 인질녀 클레어에게 닥친 상황을 빼고 나면 상당히 느슨하고 지루하다. 이 영화를 선택했을 때 애플렉과 레베카 홀의 러브스토리를 기대한 관객이 몇이나 될까! 결국 더그와 그의 조직이 비참하게 붕괴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영화의 즐거움이다. 이 역시 놀라운 액션이라고 칭하기에는 다소 민망한 감이 있다. 와 를 적당히 섞어 놓으면 튀어나올 장면으로 가득 차 있가 때문이다. 멜로도 액션도 애플렉의 자화자찬 나르시시즘 속에서 길을 잃는다.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범죄 액션 영화의 로망은 물론 '시가전'이다. 총알을 폼나게 난사한다. 신난다. 그런데 '리얼'이 아니라 카피본이란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고양이 세수: 알피(안소니 홉킨스)는 조강지처 헬레나(젬마 존스)를 버리고 어린 삼류 여배우와 결혼한다. 남편의 배신으로 절망에 빠진 헬레나는 점쟁이를 만나 마음의 평화를 얻고, 딸 샐리(나오미 와츠)는 소설가이자 반백수 남편 로이(조쉬 브롤린)와 다툼이 끊일 날이 없다.고양이 기지개: 만약 '예술가가 평생 한가지 이야기만 하는 존재'라면, 그건 우디 알랜을 두고 하는 말일 거다. 물론 한 가지 이야기를 수 백가지 방식으로 재창조한다는 전제가 붙겠지만. 이 영화의 원제는 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제목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을 테니, 라고 한국 제목을 짓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일찍이 우디 앨런이 (1982)를 내놓을 때, 부부 간의 갈등과 새로운 연애에 대한 동경(불륜)을 모조리 포착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30년을 이야기 해도, 끝나지 않는 걸 보니 '부부'란 정말 미지의 소재다. 그냥 묻고 싶다. 당신은 순이 씨와 살만 하나요?궁극의 그르릉 포인트: 알랜은 친절하게 이야기해 준다. 고통과 괴로움이 가득한 삶에서 필요한 건 신경안정제가 아닌 '환상'이라고. 영화가 통째로 환상 아니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