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플이 달린 드레스는 H&M Conscious Exclusive. 이어링은 Hei.

크림색 세트업 재킷과 스커트는 모두 Johnny Hates Jazz. 화이트 뉴스보이 캡은 Helen Kaminski. 네크리스와 이어링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흔하지 않은 이름이라고 생각했어요. 노정의라는 이름요. 어떤 뜻이 담겨 있나요 바를 정(正)에 옳을 의(義)를 써요. 부모님이 옳은 길로만 가라고 지어준 이름이에요.
살면서 늘 옳은 선택을 해온 것 같나요 옳은 선택은 없더라고요. 이왕이면 후회가 덜한 쪽을 택하려고 하죠. 그만큼 결정을 내리는 데 오래 걸려요. 20대로 보낸 첫 해인데 올해는 좋은 선택이 많았나요 완벽한 스물이었던 것 같아요. 많은 사랑을 받은 드라마 〈18 어게인〉을 막 떠나보냈고, 영화 〈내가 죽던 날〉이 개봉했고, 새로운 작품 〈디어엠〉 촬영이 시작됐어요. 바쁘지만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죠. 꼭 따고 싶었던 운전면허는 아직이지만 내년에는 언제든 탁 트인 바다를 보러 훌쩍 떠날 수 있도록 시간이 생기면 꼭 딸 생각이에요.
알고 보면 연기 경력 10년 차예요. 연기를 시작한 계기는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어린이 광고 모델로 처음 연기를 시작했어요. 부모님이 해보고 싶은 건 한 번씩 다 해보라는 주의거든요. 일단 기회가 오면 잡고 보니 어느새 여기까지 왔네요.
배우라는 직업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 시점이 있었나요 17세 때 입시 준비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진로 고민을 시작했어요. 당시에 찍은 영화 〈히치하이크〉나 드라마 〈명불허전〉에 연기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캐릭터를 분석하는 법을 조금씩 터득해 나가면서 연기 재미를 느꼈죠. 덩달아 잘하고 싶은 마음도 커졌고요.
작품마다 감독에게 질문을 많이 던지는 배우라고 들었어요 연기는 언제나 어려운데 그럴 때마다 찾게 되는 저만의 돌파구이기도 해요. 감독님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결국 캐릭터를 분석해 나가는 데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해서 현장에서 질문을 많이 던져요. 그래서 작품 들어갈 때마다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감독님 번호 따는 일이고요(웃음).
김하늘, 윤상현, 이도현 배우와 함께해 많은 사랑을 받았던 〈18 어게인〉에서는 홍시아 역을 맡아 걸 크러시 매력을 선보였죠. 실제 본인의 성격과 비슷한가요 시아처럼 의사 표현은 확실하게 하는 편이에요. 속상한 것이 있을 땐 속상하다고 말하고, 현장에서도 제 생각을 전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요. 그 순간에는 조금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어도 결국 그렇게 하는 것이 나중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지난해 방영된 〈위대한 쇼〉나 1인 2역을 뽐낸 〈드라마 스테이지 - 모두 그곳에 있다〉에서 모두 공교롭게도 학교 폭력 가해자에게 일침을 날리는 연기를 보여줬어요. 일명 노정의 ‘사이다’ 영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죠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를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속 시원하게 할 말 다하는 캐릭터를 볼 때 짜릿한 쾌감을 느끼는 거 아닐까요?
일침 날리는 연기를 ‘찰떡같이’ 소화해 내는 비결이 있다면 딕션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요. 꼬집듯이 발음하면서 말해야 임팩트가 강해지거든요. 그리고 자기주장을 확실하게 말할 때 보통 상대의 눈을 정확히 응시하면서 말하니까 시선과 눈빛에도 신경 쓰고요.
내년 방영될 〈디어엠〉에서는 마냥 해맑은 대학생 서지민 역을 맡아 닭살 커플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라죠 제가 애교가 없어요. 첫 촬영 내내 귀가 빨개진 상태로 연기할 정도였죠. 애교를 몸에 익혀야겠다 싶어서 요즘은 일상에서도 조금씩 애교를 부리고 있어요.
방송이 나갔을 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나도 연애하고 싶다’ ‘연애 세포가 자극된다’는 말요. 제가 연기를 잘해냈다는 증거일 테니까요.
최근 개봉한 영화 〈내가 죽던 날〉의 박지완 감독은 무표정일 때와 보조개가 드러나도록 환하게 웃을 때의 괴리를 노정의란 배우의 매력으로 꼽았어요. 스스로도 인정하는 매력 포인트인가요 저는 제 눈이 가장 좋아요. 컨디션에 따라, 때로는 연기에 따라 쌍꺼풀 라인도 그렇고, 눈이 미묘하게 달라지는데 그런 점이 재미있고 마음에 들어요.
이번 영화에 임하는 마음가짐도 남달랐을 것 같아요. 김혜수, 이정은 배우와 함께 이야기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죠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라는 생각으로 임했어요. 노력한 만큼 배움도 깊었던 작품이에요. 물론 이전 작품에도 많은 가르침이 있었지만 그땐 제가 준비가 안 돼 있었거든요. 지금은 조금 더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가 됐고, 그만큼 더 많이 채워 넣을 수 있었어요. 구체적으로는 감정의 폭이 넓다는 걸 배웠는데요. 슬픈 감정이 요구되는 장면이라고 해서 꼭 울어야 하는 건 아니구나, 너무 먹먹하기 때문에 오히려 무표정할 수도 있구나, 같은 것을 깨달았어요.
최근 김혜수 선배를 따라 ‘#덜버리고더줍기’를 실천하고 인스타그램으로 인증하기도 했어요. 이 또한 좋은 영향이겠죠 언제부턴가 눈앞의 쓰레기가 의식되는 순간이 있었어요. 직접 해보면 더 와닿을 것 같아 선배님을 따라 쓰레기를 주웠죠.
지구나 환경에 대한 관심도 갖고 있나요 다큐멘터리를 즐겨 봐요. 특히 다양한 직업 종사자들과 동물을 다룬 작품을 주로 보는데, 그런 다큐멘터리를 볼 때마다 사소한 것에도 감사해야 한다는 걸 다시금 느껴요. 최근 미군 특수부대의 실제 작전을 다룬 〈론 서바이버〉라는 작품을 인상 깊게 봤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일에 목숨을 거는 사람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찡해지더라고요.
다큐멘터리 말고 노정의가 좋아하는 것은 먹는 거요. 제일 좋아하는 건 떡볶이예요. 운동하는 것도 좋아하고요. 스트레스받을 땐 몸을 움직이면 해소되는 게 있거든요. 헬스나 필라테스도 하고 여의치 않으면 그냥 집 밖으로 나가 훌쩍 한 바퀴 뛰고 오기도 해요. 아! 반려견 방울이와 사랑이도 빼놓을 수 없어요.
인스타그램 피드가 팬들과 작품, 동료 배우 등 타인과 세상에 대한 감사 표현으로 가득해요. 고마움을 표현하는 데 익숙한가요 남에게 베푸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족의 영향이 커요. 고맙다고 말하는 게 힘든 일은 아니잖아요. 주변 사람에게 최대한 많이 말해 주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요 연기력과 인성, 둘 다 놓치고 싶지 않아요. 좋은 사람이 되면 제 주변도 좋은 사람들로 가득해질 거고, 그러면 작은 행복도 크게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