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 베네타의 팝업 스토어를 바이닐 앤 플라스틱에서 연다고? 왜?’ 솔직히 초대를 받고 처음 든 생각이다. 두 브랜드 이미지의 매치가 잘 안 된 탓일까. 하지만 방문해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인플레이터블 스토어란 타이틀로 오픈한 이번 팝업 스토어에서는 보테가 베네타의 2020 가을 컬렉션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과 음악, 사운드를 주제로 한 설치물을 통해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핸드백, 슈즈, 레디투웨어 등 다양한 카테고리가 전시됐고, 보테가 베네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다니엘 리가 즐겨듣는 뮤직 플레이리스트도 바이닐로 직접 들어볼 수 있었다. 최근 패션계에서 가장 주목받으며 보테가 베네타를 이끌고 있는 다니엘 리의 작품들 사이에서 평상시 그가 즐겨 듣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경험이었다.
인플레이터블(Inflatable)이란 이름에 걸맞게 풍선처럼 부풀린 설치물이 눈에 띄었다. 이번 컬렉션에서 자주 보였던 프린지 디테일을 형상화한 듯한 거대한 메탈 프린지로 꾸며진 윈도에는 컬렉션의 무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레디투웨어가 디스플레이되었고, 메인 아이템인 퍼들 부츠와 폴드 핸드백, 크리스 크로스백을 직접 착용해볼 수 있었다. 특히 키위 컬러의 크리스 크로스백은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였다고. 야외에는 볼륨감이 있는 거대한 사각형의 공간, 인플레이터블 박스가 설치됐다. 아쿠스모니움(Acousmonium)이란 음향 시스템을 통해 사운드의 공간, 자연적 경관, 음향의 텍스처를 느껴볼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인플레이터블 스토어를 통해 패션과 음악, 문화를 한 공간에서 보여준 보테가 베네타. 기존 브랜드 콘셉트를 잃지 않되 젊은 감성을 대범하게 표현하는 ‘뉴 보테가’의 컬렉션이 기다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