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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가장 지겨웠던 뉴스 나는 이건 뉴스가 아니라 리얼리티 쇼, 쇼를 넘어 거의 드라마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 지상파든 케이블이든 아무리 막 나가는 각본도 이 정도는 못했다. 협박, 유산, 누드…. 이분이 터뜨려대던 아이템의 다채로움 때문에 굉장한 작가를 숨겨두고 있는 게 아닐까 의심했을 정도. 이명석·문화평론가 4대강. 31년을 살면서 이렇게 지겨웠던 뉴스가 있었나? 급기야 이런 생각까지 들었다. 해라, 해. 대신 넌 반드시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거다. 국가가 한 명의 의지에 의해 좌지우지된다니. 국가 존립 자체를 흔들 수도 있는 일을 이렇게 ‘신속히’ 진행할 수 있다니! 현실 같지 않아. 무서워. 엉뚱한 말 했다고 잡아갈 것 같아. 이우성·<데이즈드 앤 컨퓨즈드> 피처 디렉터 ‘타진요’ 사태. 인터넷은 조직력을 제공했고, 네티즌은 군대가 되었다. 그러나 그 군대는 명분을 잃은 채 전쟁을 위한 전쟁을 벌이는 전쟁광들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더욱 중요한 지점은 그들은 왜 연예인만을 도마에 올리고, 그 이면의 추적에 쾌감을 느끼는가이다. 정치와 사회, 문화와 경제계에 수많은 의문이 존재함에도 언제나 연예계 뉴스만이 타깃이 된다. 우리에겐 진실을 알아야 할 더 많은 분야의 타깃들이 존재한다. 김태훈·팝 칼럼니스트 기사 제목 끝에 ‘논란’이라는 단어가 붙은 인터넷 연예 기사들. 세상엔 연예인 성형 전후 비교 말고도 쓸 기사들이 얼마든지 많다. 강명석· ’텐아시아’ 기자 월드컵 아르헨녀, 홍대 계란녀, 압구정 사과녀…. 각종 ‘녀’ 만들기는 비단 올해만의 일은 아니지만, 이제는 거의 1주일에 하나씩 등장하는 듯. 잘하면 1년 동안의 ‘녀’들을 모아 슈퍼마켓도 차리겠다. 정작 사람들은 그 정체도 모르는데, 인터넷 뉴스를 통해 ‘네티즌들의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다’는 식의 보도로 장난질을 쳐대니 더욱 지겨울 수밖에.이명석·문화평론가 어떤 입장을 견지하기에는 불충분한 점이 있다. 수많은 자료를 보아온 바, 타블로를 의심하는 쪽의 주장이 합리적으로 들리기는 한다. ‘타진요 사태’를 두고 다시 생각해보는 것은 지겨운 뉴스를 생산하는 언론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뉴스는 이제 지겹다고 물타기 하는 언론이 있고, ‘사실’에 대한 무관심은 차라리 무슨 전통 같다는 것. 정우영·<지큐> 피처 에디터
festival
가장 즐거웠던 페스티벌 or 기대에 못 미친 페스티벌 페스티벌에는 확실한 컨셉트가 필요하다. 아무 가수나 무더기로 세운다고 되는 게 아니다. ‘록 스피릿’이라는 컨셉트 아래, 이날만큼은 ‘아이러브 로큰롤’이 되겠다는 마인드와 패션으로 무장한 컬처 피플들이 불살랐던 3일 밤. 술 먹고 막춤을 춰도 이상하지 않았던 마력의 ‘지산록페’. 반면 ‘그린 플러그드 페스티벌’은 ‘그린’이라는 컨셉트로 산꼭대기 노을공원까지 걸어 올라가야 했고, 쓰레기 배출 때문에 최소한의 먹을거리만 존재했던 배고픔과 고난의 시간들. 록 페스티벌인지, 어쿠스틱 페스티벌인지 종잡을 수 없는 라인업. 그린 컨셉트를 라인업에도 반영했으면 어땠을까. 김나랑·<엘르걸> 피처 에디터 당연히 지산 록 페스티벌이다. 팝의 최전성기로부터 지금까지 달려온 펫 숍 보이스가 한국의 공기를 마시며 노래를 하다니. 브릿팝의 전성기, 마니아들의 전성기를 지나온 벨 앤 세바스찬이 한반도의 대기를 진동시키다니. 이것은 일대 사건이었다. 그에 비해 부실한 페스티벌 운영으로 틴에이지 팬클럽의 공연을 빛바래게 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은 최악의 페스티벌이었다. 현현·대중음악평론가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벌써 몇 해째 빠지지 않고 가고 있다. 가을밤 담요 속에 파묻혀 와인과 치킨을 먹으며 멋들어진 음악에 잠겨 들어간다. 그러다 흥겨운 리듬에 뛰쳐나가 온몸을 땀으로 적신다. 올해의 최고는 닐스 란드그렌 아저씨의 훵크! 이명석·문화평론가
new star
뜰 줄 몰랐는데 뜬 올해의 신인 스타 송중기. 곱고 예쁘고 해사하지만 사실 그런 남자 연예인들은 깔렸으니 이놈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했다. ‘성균관 스캔들’이라는 작품의 힘인지 송중기의 힘인지는 더 두고 봐야 할 듯. 신예희·카투니스트 미쓰에이. ‘메이드 인 JYP’로서 관심받는 건 당연하지만, 이렇게 히트할 줄 몰랐다. 한국말 어색한 외국인 멤버가 둘이나 되고, 수지의 미모가 윤아나 구하라만큼 치명적인 것도 아니고, 핑크 머리나 에어로빅 의상처럼 다소 부담스러운 설정도 있었다. 그럼에도 으레 팬클럽보다 안티가 먼저 생기는 신인 걸그룹의 운명을 비켜간 건, 이들이 ‘Shut up, boy’를 외쳤기 때문일까? 김아름·<엘르걸> 피처 에디터 박진영의 ‘슈퍼스타 쇼바이벌’에서 탈락하고, ‘아찔한 소개팅’에서 여성 도전자(퀸이 아닌 도전자)로 출연할 때만 해도, ‘너도 참 연예인 하고 싶구나’ 안타까웠다. 그런 선화가 의술로 아름다운 눈매를 완성하고 예능 프로그램에서 ‘백지 선화’로 활약, 시크릿을 알린 공로자가 되다니. 연예계를 향한 오랜 노크로 단련된 내공으로 어딜 가든 기죽지 않고, 할 말 다 하는 선화가 기특하다. 김나랑·<엘르걸> 피처 에디터
sports
올해 가장 드라마틱했던 스포츠 신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그러나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는 연기는 최고였다. 어떤 강심장도 눈물이 찔끔 나도록 아름다웠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 이후로 그토록 ‘위대한 순간’을 이끌어내는 스포츠 스타를 본 적이 없다. 2위는 프리미어 리그의 살 떨리는 맨체스터 더비다. 작년 9월 20일, 맨유가 맨체스터 시티를 4:3으로 이기는 경기는, 정말 숨이 찼다. 그 후로 챔피언스 리그 4강보다 더 재미있어졌다. 11월 11일, 또 격돌했다. 야호! 전종혁·<프리미어> 기자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0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3차전은 11회 말에 두산의 1점 차 역전승으로 끝났다. 떨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경기 동안 트위터에 쓴 멘션만 100개가 넘었다. 올 한 해 야구가 재밌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 올해 한국 프로야구는 정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다. 강명석·‘텐아시아’ 기자 한 점 차 승부 아니면 야구 아니잖아요. 8회부터 빵빵 터지지 않으면 승부 아니잖아요. 각본 없는 드라마라는 말로도 표현이 충분하지 않았던 두산과 삼성의 대결. 다섯 게임 전체가 인기 미드 뺨치는 서스펜스의 연속. 두 팀을 응원하는 골수팬들은 피가 말랐을 테고, 멀리서 지켜보던 다른 팀 팬들이 더 재미를 느꼈을 터. 이명석·문화평론가 17세 이하 여자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우승한 것. 마침 결승 상대가 일본 축구 대표팀이었다. 성인 대표를 포함해 일본 축구는 FIFA가 주관하는 세계 대회에서 결승에 세 번째 오른 거였고 우리나라는 처음 오른 거였다. 선제골을 내줬고 시종일관 끌려 다니다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차기 결과는 5대 4였다. 이런 결승전은 흔치 않다. 게다가, 살아서, 대한민국이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걸 보다니! 이게 말이 돼? 이우성·<데이즈드 앤 컨퓨즈드> 피처 디렉터 ‘띄워주기’와 ‘흠집 내기’의 재능을 천부적으로 타고난 듯 보이는 사람들의 주도 아래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뒤로하고, 오직 ‘연아’에 대해서만 말한다면 그녀는 최고다. 어떤 미사여구로 그녀의 연기를, 몸짓을 극찬한다 해도 그건 100퍼센트가 될 수 없다. 김연아가 금메달을 확신하고 두 주먹을 쥐며 눈을 질끈 감던 그 순간, 그녀를 지켜보고 있던 이들 역시 모두 알았으리라. 금메달은 그녀의 것이고, 실은 그녀가 오래전에 금메달을 극복했다는 것을. 유주희·<엘르걸> 피처 에디터 쳤다 하면 기록이고, 뛰었다 하면 최고령이란 타이틀이 붙는 양준혁 선수의 은퇴 경기는 프로야구 사상 가장 성대하게 치러졌단 점에서 한국 스포츠사의 드라마틱한 순간으로 조명할 가치가 있다. 제대로 은퇴식도 갖지 못한 채 소리 소문 없이 퇴장하는 선수들이 즐비한 가운데 좋은 선례를 남겼으니까. 가시는 길 사뿐히 즈려 밟으라고 꽃이라도 깔아주자. 김영재·<엘르> 피처 에디터
comic star
예능감이 돋보였던 의외의 인물 SBS ‘런닝맨’은 기존 예능 프로그램에 몇 가지 아이템을 더해 새로운 포맷을 선보이며 순항 중이다. 여기서 눈에 띄는 인물은 송지효와 게리. ‘성실한 복학생’ 같은 이미지로 진지하게 툭툭 던지는 농담이 그를 뜻밖의 발견으로 만든다. 어쩌면 얼마 뒤, 길과 더불어 리쌍의 예능 평정기 같은 걸 써야 할지도 모르겠다. 차우진·대중문화평론가 촌철살인의 유머를 날려야만 예능 버라이어티의 게스트는 아니다. 때론 ‘무릎팍 도사’의 올라이즈 밴드처럼 정물화가 주는 쾌감도 있다. 김나영은 그런 ‘미덕’을 보여준다. 나는 김나영을 보면서 깨닫는다. 튀지 않고 잠자코 있는 것이 얼마나 평화로운가를. 김윤경·독립 칼럼니스트 이상하다. 웃기진 않는데 딱히 지루하지도 않다. 호감형은 아닌데 비호감도 아니다. 뭐 그냥 그런 대로 있으면 없는 것보다 낫다. 인기인이 아닌데 TV나 라디오에 나오는 거 보면 의외긴 의외다. 누구? ‘영어 하는’ 김영철. 이우성·<데이즈드 앤 컨퓨즈드> 피처 디렉터 전형적인 부산 말투가 서울을 중심으로 한 방송 문화권에서는 엉뚱하게 들린다. 리지는 생각 없이 내뱉는 듯하면서 정곡을 찌르는 언변으로 특이한 예능감을 선보였다. 제발 말투를 고치지 않았으면 한다. 현현·대중음악평론가 ‘놀러와’에 출연한 장항준 감독. ‘놀러와’의 토크 감각, 푸근하게 멍석 깔아주기는 명성이 자자하다. 올해에도 그 속에서 빛을 발한 의외의 스타들이 적지 않았는데, 이분의 플레이가 최고였다. 잘나가지 못하는 영화감독들의 비애를 제 살 깎고, 친구 살 깎아서 멋진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이명석·문화평론가 조영남 같은 주책 없는 아저씨와 송창식 같은 기인을 한꺼번에 어르고 달래며 웃기는 중년 아저씨가 있을 줄은 몰랐다. ‘놀러와’의 ‘쎄시봉 특집’에 나온 윤형주의 토크는 연륜에서 오는 예능감의 위대함을 보여줬다. 강명석·‘텐아시아’ 기자
*자세한 내용은 엘르걸 본지 12월호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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