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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소녀 이주영의 플레이

요즘 영화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플레이의 주인공, <야구소녀> 이주영이 그려가는 흥미로운 포물선.

BYELLE2020.07.10
 
블랙 후디드 재킷은 Bottega Veneta. 스포티한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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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크한 디자인의 드레스는 Marine Serre by Boontheshop. 레더 롱부츠 힐은 Alexander McQueen. 베이식한 볼캡은 N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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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소재 시스루 보디수트는 Boyarovskaya by Adekuver. 레터링 밴드 쇼츠는 Alexander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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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만났네요. 저음의 목소리, 실제로 들으면 어떨까 궁금했어요 전화 통화하면 제가 남자인 줄 아는 사람도 많았죠. 어릴 때는 친구들이 놀리기도 했는데, 배우 일 하면서는 득이 더 많은 것 같아요. 
 
목소리와 함께 짧은 머리도 이주영의 개성으로 다가와요 헤어스타일은 사실 제 의지와 상관없이 작품 이유가 커요. 좀 길러보려고 하면 짧은 머리가 필요한 역할을 하게 돼서(웃음). 지금 스타일이 잘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조금 변화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다른 모습도 보여주고 싶고, 저 역시 궁금하기도 하고요. 
 
어려운 시기에 용감하게 영화를 개봉합니다. 〈야구소녀〉를 선보이는 소감은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먼저 관객을 만났는데, 표를 구하지 못한 많은 분이 ‘언제 개봉하느냐’며 관심을 가져주셨어요. 조금은 안전해진 시기에 개봉하게 돼서 일단은 다행이에요. 영화가 개봉하면 시구도 해보면 좋겠다는 얘기도 나눴는데, 왁자지껄하게 홍보할 수 없는 상황이 조금 아쉽긴 해요. 
 
야구 연습은 필수였을 것 같은데, 원래 관심 있는 스포츠였나요 야구에 대해선 정말 문외한이었어요. 그럼에도 대본 자체가 매력적인 부분이 많았고, 캐스팅이 결정된 후 실제로 야구라는 종목을 몸으로 경험하면서 ‘주수인’이라는 캐릭터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어요. 주어진 훈련 기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몸을 만들어보자 했죠. 얼마 전에 개봉을 앞두고 포스터 촬영을 했는데, 오랜만에 공을 잡으니 투구 폼이 잘 나올지 걱정됐어요. 다행히 훈련했던 게 몸에 좀 남아 있더라고요. 
 
예고편 대사들이 가슴에 콕 박히더군요. “사람들이 내 미래를 어떻게 알겠어. 나도 모르는데.”  야구를 하고 싶은 소녀 주수인의 열정과 고민에 얼마나 공감했나요 직업도 다르고 제가 잘 모르는 세계이기 때문에 100%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넓은 범주에서는 수인이가 가진 고민이나 문제를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누구나 살아가면서 느꼈을 법한 현실의 벽들, 나는 계속해서 해나가고 싶은데 주위에서 걱정하고 만류했던 일들, 이런 공감 가는 부분이 많이 담긴 이야기였기에 무리 없이 캐릭터에 빠져들 수 있었어요. 연기적으로는 관객들이 봤을 때 수인이가 너무 무모해 보이거나 미워 보이지 않도록 디테일한 표현을 감독님과 많이 상의했어요. 외적으로 발산하는 에너지만 보여주기보다 고민하고 갈등하는 수인이의 내적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죠. 
 
영화는 ‘벽’을 깨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살면서 본인이 맞닥뜨렸던 가장 큰 벽은 다른 사람들의 평가나 외부 상황도 있겠지만, 내 안에서 부딪히는 것들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배우의 길을 걸어오면서 저 역시 어떤 순간에는 ‘내가 계속하는 게 맞을까?’ ‘내게 정말 재능이 있는 걸까?’ 고민하기도 했어요. 그럴 때마다 수인이가 그랬듯, 저 역시 일단 해봤던 것 같아요.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다 안 해봤다는 생각들, 더 부딪혀 나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 발 한 발 지금까지 오지 않았나 싶어요. 
 
〈엘르〉 독자를 비롯해 어떤 이들은 분명히 ‘여성 서사’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 작품을 선택할 거예요 확실히 대중이 더 많은 여성 서사, 다양한 여성 캐릭터를 갈구하고 있고, 실제로 영화나 드라마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느껴져요. 지난해 〈벌새〉라든지, 여성 서사에 강점을 지닌 영화들이 주목받는 흐름 속에 〈야구소녀〉도 같은 맥락으로 봐주시는 분이 많은 걸 알아요. 그런 부분에서 이 영화의 강점이 분명히 있고, 동시에 대중적인 면도 충분하기 때문에 여자든 남자든 다 사랑할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해요. 
 
전작인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가 큰 인기를 얻었어요. 독립영화계에서 활동한 시간은 적지 않지만 작은 영화를 찍을 때와는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이 달랐을 것 같아요 인기 드라마의 파급력은 정말 다르더라고요. 반면 제가 해온 독립영화들은 좀 더 자유로운 서사를 다룬다는 장점이 있고요. 이제 막 대중에게 조금씩 가까이 가고 있는 시점이에요. 작품마다 서로 다른 매력을 느끼면서, 이것저것 해보는 데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드라마 속 트렌스젠더 연기도 흥미로웠지만, 국내 유명 뷰티 브랜드 광고에 출연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내가 아는 그 이주영이 맞나 싶었죠 저도 처음에 제안받고 깜짝 놀랐어요. 앞으로 제가 추구하고 싶은 방향이에요. 저 배우의 간극이 이렇게 컸네, 이런 모습만 알았는데 저런 모습도 있네, 여기저기 잘 묻어난다는 평가를 들을 때 즐겁고 신나요. 
 
지금 이 시대, 대중이 이주영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자기 색’이 있어서 아닐까 해요. 포장하지 않은 자신만의 아름다움과 개성, 스타일이 느껴져요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덧붙일 말이 없네요. 어릴 때부터 ‘취향’이라 불리는 것이 확고한 편이었어요. 자연스러운 걸 좋아하고, 나답게 멋있고 아름다운 건 뭘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렇다고 이것이 저만의 장점이라 할 순 없고, 사회 전반적으로 예전과 다른 흐름이 있는 것 같아요. 연기든 뭐든 본인만의 색깔이나 자연스러움이 묻어날 때 사람들이 좋아하고, 스스로도 그렇게 되고 싶어 하는. 
 
오늘 촬영을 준비하면서 크리스틴 스튜어트 사진을 많이 찾아봤어요. 중성적인 매력과 뚜렷한 개성, 메이저에서 활동하면서 인디적인 느낌을 지닌 점에서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본인은 어떤 배우를 좋아하나요 외국 배우 얘기가 나와서 그런지 제니퍼 로렌스가 떠오르네요. 〈실버라이닝 플레이북〉이란 영화로 처음 알았는데 ‘이 배우는 누구야?’ ‘어떻게 저런 표현들을 하지?’ 하고 작품을 막 찾아봤던 기억이 나요. 국내 배우 중에서는 배두나 선배님을 무척 좋아해요. 어떤 역할을 맡든 자기 색깔로 흡수시키는 면모가 정말 대단하고, 닮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에 인상 깊게 본 창작물이나 관심 가는 창작자는 왓챠플레이에서 본 영드 〈이어즈 앤 이어즈〉. 정말 시의적절한 콘텐츠인 것 같아요. 며칠 만에 다 봤는데 감흥이 오래가더라고요. 느끼는 게 많은 작품이었고, 주변에 추천도 많이 했어요. 함께해보고 싶은 창작자는 노덕 감독님과 작업해 보고 싶어요. 감독님이 연출한 〈연애의 온도〉를 보고, 이처럼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한국 멜로영화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판타지보다 현실적인 이야기에 끌리나 보군요 영화든 드라마든 시의성을 품어야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현실의 저는 몽상가 기질이 다분해요.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i_icaruswalks’라고 지은 것처럼 하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이카루스 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했고, 또 한 가지는…. 에픽하이의 노래 제목이기도 해요. 엄청 팬이었거든요. 사람들이 무슨 뜻이냐고 많이 물어보는데 약간 창피해요. 너무 과거의 제 기호를 담은 아이디라서(웃음). 
 
요즘 일상에서 가장 열정을 갖고 하는 일은 뭐예요 연기 외에 가장 좋아하고 빠져 있는 건 필라테스예요. 처음 시작했을 때는 너무 힘들다고 느꼈는데, 4년 정도 하다 보니 이젠 오히려 하지 않으면 몸이 괴로워요. 일주일에 3~4번 정도 운동 가는 시간이 제게 최고의 힐링이에요. 
 
시끌벅적한 자리는 별로 좋아하지 않나 봐요 남이 보면 참 재미없게 살아요. ‘집순이’라서 하루에도 집에 가고 싶다는 얘기를 100번씩 하거든요(웃음). 예전에는 ‘나는 왜 이렇게 못 놀지? 외향적이지 못한가?’ 하고 고민했는데, 지금은 그냥 나란 사람은 집에 있는 게 더 행복하고 내적인 충전이 필요하지, 아무리 밖에서 배터리 꽂아도 충전되는 사람이 아니란 걸 깨달은 순간 좀 편해졌어요. 
 
20대의 마지막 여름을 보내고 있죠 올해 스물아홉, ‘탈20대’를 목전에 두고 있어요. ‘내가 벌써?’ 하고 놀라지만 다가올 30대가 궁금하고 기대도 돼요. 후루룩 지나온 20대에 비해 30대는 좀 더 여유 있게,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좀 가지면서 보내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충만했다기보다 너무 바쁘게 달려온 것 같거든요. 인생의 또 다른 기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도약의 시기가 분명한 타이밍, 혹시 마음속에 일말의 두려움이 있을까요  내가 이 일을 계속 무리 없이 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은 여전히 찾아와요. 지금까지 그랬듯 눈앞에 보이는 것을 하나하나 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지 않을까 싶어요. 몇 년 후에는 또 그때의 고민들이 있겠죠. 그럼에도 지금은 두려움보다 재미가 더 큰 것 같아요. 아직은 내가 해온 것보다 해볼 수 있는 게 더 많은 것 같아서. 
 
흔히 인생을 스포츠에 비유하죠.  앞으로 어떤 플레이를 펼치고 싶은가요 영화를 찍으면서 야구라는 스포츠가 인생과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수인은 투수잖아요. 야구에는 타자도 있고 포수도 있지만, 투수라는 포지션이 가진 매력이 크더라고요. 경기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가는 역할이고, 투수의 제구 한 번이 승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너무나 중요한 포지션이죠. 그만큼 부담감도 크지만요. 저 역시 인생을 주도적으로 꾸려나가고 싶어요.  
 
스퀘어 네크라인의 재킷과 세트업 팬츠는 모두 Veronica Beard by Net-A-Porter. 스니커즈는 New Bal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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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 배색이 멋스러운 저지 미니드레스와 튜브 톱 미니 드레스는 모두 Ki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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