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요. KBP를 지속할 수 있었던 힘이라고 생각해요.” 그녀가 가장 오랫동안 편애해 온 것은 바로 검은색. 물건을 살 때 선택할 수 있는 컬러 옵션이 여럿 있다면 무조건 검은색을 선택한다. 또 길쭉한 것보다 넓적하고 통통한 것을 선호하는 편이다. 왠지 정감 있게 느껴진다는 이유에서다.
“어떤 물건이든 10~20년씩 쓸 수 있는지를 생각하거든요. 쉽게 싫증 날 것 같은 물건은 제쳐두는 편이죠.” 좋아하는 작가의 전시를 보거나 새로 생긴 숍을 방문하는 등 가장 일상적인 순간에서 동력과 영감을 얻는다는 김진진은 최근 원단 상점 ‘KBP 패브릭스’를 열었다. KBP 원단과 색색의 단추, 리본으로 가득한 이 숍은 일상에 필요한, 자신만의 물건을 직접 만들고 싶은 사람을 위한 작은 가게다.

간접 조명을 선호해서 다양한 형태와 용도를 가진 조명을 여럿 두고 쓴다. 3년 전에는 빌헬름 바겐필드 디자인의 바우하우스 조명에, 2년 전에는 이사무 노구치 디자인의 ‘아카리’에, 지난해에는 잉고 마우러의 디자인에 푹 빠졌고, 올해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리처드 셰퍼가 디자인한 티지오(Tizio) 조명을 주문했다.

향수를 다양하게 즐기며 쓰는 편은 아니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에서 나온 향수만 계절 따라 바꿔가며 사용한다. 특히 파우더 향이 나는 멜라그라노 향을 좋아한다.

키티버니포니의 선생님이 돼주고 있는 브랜드 ‘미나 페르호넨’. 디자이너 미나가와 아키라가 1995년에 시작한 패브릭 브랜드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패브릭을 디자인하고 있으며, 의류와 리빙, 주방용품, 키즈용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브랜드 USM 제품처럼 비교적 간결한 형태의 빈티지 가구를 선호하는 편이지만, 그릇만큼은 클래식하고 섬세한 아스티에 드 빌라트가 좋다. 기분 좋을 때마다 하나씩 구매하는데, 가볍고 실용적인데다 볼 때마다 흐뭇하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메종 마르지엘라, 꼼 데 가르송, 릭 오웬스, 사카이에서 선보이는 검은 옷들을 좋아한다. 구매할 땐 브랜드 추정이 어려운 디자인이나 디테일이 있는 옷을 선택하는데, 아주 가끔씩 누가 봐도 ‘과한’ 디자인의 옷을 구매하기도 한다.

아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에 같이 빠져드는 편이다. 요즘은 아이가 ‘미스터 멘’ 시리즈에 빠져 있다. 영국 기반의 캐릭터라 런던에 다시 갈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그 외에도 미키, 토이 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케어 베어스, 와이카이키키 등 수많은 캐릭터를 사랑한다!).

꽤 오랫동안 언제고 여행하고 싶은 곳은 독일 각지에 있는 매력적인 도시들이었는데, 지난해 10여 년 만에 런던에 다시 가보고 그야말로 컬처 쇼크를 받았다.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아름답고 근사한 것은 런던에 다 있는 것 같았다.

네덜란드의 여성 디자이너. 물성에 관계없이 자유자재로 색을 사용하는데, 그 감각이 탁월하다. 그녀의 색채 연구 결과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보며 늘 배운다. 저서 중 〈I Don’t Have A Favorite Color〉를 특히 좋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