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패션계를 주름잡다 #플랜씨

자유로운 도전과 명민한 창작을 넘나들며 자신의 상상을 실현시키고 있는, 지금 꼭 주목해야 하는 신진 디자이너들.

BYELLE2020.05.22
 
플랜씨는 어떤 브랜드인가 남에게 잘 보이려 하기보다 스스로 만족을 위해 옷을 입는 독립적인 여성, 타임리스한 옷을 입으면서도 자신만의 스타일대로 믹스매치하는 창의적인 여성을 위한 브랜드다. 
 
이전에는 13년 동안 마르니에 몸담았다 정말 다양한 부서에서 일했다. 그 경험 덕분에 지금 브랜드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를 모두 배울 수 있었다.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한 계기는 마르니에서 나온 뒤, 오랜 기간 패션에 종사하며 쌓은 지식과 노하우를 모두 뒤로한다는 것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아버지, 오빠와 힘을 합쳐 우리만의 룰을 지키는 패션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플랜씨는 작은 규모에서, 한 해에 단 2개의 컬렉션만 선보이는 느린 방식으로 운영된다. 
 
브랜드명의 의미는 중의적이다. 하나는 카스틸리오니 가문의 세 번째 플랜이라는 뜻으로 첫 번째인 마르니, 두 번째인 모피 제작사 시위퍼스(Ciwifurs)의 뒤를 잇는다. 또 다른 해석으로는 내 이름의 이니셜을 이용해 ‘나의 플랜’이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다. 여러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 완벽한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디자인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진정성이다. 내 성격을 컬렉션에 반영하기 위해 내가 직접 입을 옷인지 아닌지 고민하면서 한 벌 한 벌 만든다. 물론 소재와 제작 과정에서 뛰어난 퀄리티를 추구하는 것은 기본이다. 
 
컬렉션에서 느껴지는 밝은 에너지처럼 실제 성격도 긍정적인가 맞다. 무엇인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보다 항상 해결법이 있다고 믿는다. 
 
2020 F/W 시즌 프레젠테이션에서 마르게리타(카스틸리오니의 딸)의 장난감을 오브제처럼 설치한 것이 인상 깊었다. 옷과 가방에도 아이의 드로잉을 그려넣었다 마르게리타는 나를 닮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그중 친구 비앙카와 오빠 필리포의 얼굴을 그린 초상화 두 점이 있는데, 심플하면서도 기하학적 형태가 마음에 들어 첫 컬렉션부터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 지금은 플랜씨의 로고 같은 존재다. 
 
최근 발렉스트라의 컬래버레이션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밀란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5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엑스트라 밀란(Extra Milano)’ 프로젝트다. 각자 발렉스트라의 대표 제품 하나씩을 재해석했는데, 나는 이지데(Iside) 백의 사다리꼴 형태가 마음에 들었다. 딸이 그린 그림이자 플랜씨를 상징하는 그래픽이 된 비앙카를 이지데 백에 입혀 발렉스트라의 장인 정신과 플랜씨의 창의력을 결합했다. 
 
지난해에는 첫 번째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도쿄에 열었다 예전부터 느꼈지만 아시아는 배울 게 많은 시장이다. 고객들이 플랜씨의 취향을 굉장히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물론 동양의 디자인이나 문화에서 받는 영감도 많다. 동양인들이 보여주는 스타일링은 굉장히 창의적이다. 
 
몇 달 전 방문했던 서울의 인상은 아주 짧은 기간 머물렀기 때문에 도시를 제대로 둘러보지 못했다. 리움미술관의 건축과 전시품이 무척 아름다웠던 것, 잠시 들른 빈티지 마켓에서 도움이 되는 여러 아이템을 발견했던 일이 기억에 남는다. 조만간 다시 방문해서 더 많은 곳을 둘러보고 싶다.  
 
PLAN C_카롤리나 카스틸리오니 
마르니를 설립한 카스틸리오니 가문의 카롤리나 카스틸리오니는 2년 전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조금 느리더라도 자신을 투명하게 보여주는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그렇게 플랜씨가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