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줄리엣 비노쉬와 줄리 델피 패션 & 헤어 스타일_프랑스 여자처럼 #1

무심하게 묶은 부스스한 머리, 툭 걸친 로브와 카디건. 영화 <나쁜 피> 속 줄리엣 비노쉬와 줄리 델피의 가장 프랑스적이고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들여다 봤다.

BY권민지2020.05.19
그냥 듣기만 해도 낭만을 부르는 단어, 프렌치(French). ‘낭만’이라는 단어는 중세 유럽의 통속 소설을 의미하는 로망(Roman)에 기원을 둔다. 영화, 음악, 스타일 등의 앞에 ‘프렌치’를 붙이면, 그것을 향유하는 순간 사랑에 빠질 것 같은 혹은 스스로의 사랑 안에 머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프랑스의 문화 전반에 가장 많은 주제는 ‘사랑’이기 때문인 걸까?
 
2014년 국내 재개봉 포스터. 출처/ 프로파간다 홈페이지

2014년 국내 재개봉 포스터. 출처/ 프로파간다 홈페이지

인생, 결국에는 사랑이 전부라는 생각에 앞으로는 프렌치 무비 속 스타일 및 문화를 소개하려 한다.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1992) 감독 레오 카락스가 28살에 만든 두 번째 작품, 베를린 영화제 알프레드 바우어 상 수상작인 〈나쁜 피〉(1986)로 시작하겠다. 과감한 화면 앵글과 카메라 워킹, 과한 클로즈업, 등장인물들의 스타일까지 34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감각적이다. 멋스러움 그 자체.
 
‘내 멋대로 만들었는데 보고 싶으면 보던지’ 이런 자세로 만든 듯한, 요즘 역주행 중인 가수 비의 ‘깡’ 같은 직진의 매력이 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촌스러움은 1도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청춘 영화로 간혹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의 장면들 때문이다.
 
19살의 줄리 델피. 영화 〈비포 선라이즈〉 (일명 비포 시리즈)로 잘 알려진 배우이자 감독, 싱어송라이터

19살의 줄리 델피. 영화 〈비포 선라이즈〉 (일명 비포 시리즈)로 잘 알려진 배우이자 감독, 싱어송라이터

마른 붉은 입술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붙어 있는 담배와 대충 묶어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 블랙 반소매 니트 카디건에 허리를 꽉 쪼이는 주름치마 그리고 검은색 플랫 슈즈. 남자 주인공 '알렉스(드니 라방)'의 모터사이클 뒤에 탔을 때는 손에 들었던 파란색 카디건을 걸쳐 입은 여자. 영화 속 그녀의 이름은 '리즈(줄리 델피)'.
 
담배와 바이크가 영화 초반에 등장하니 청춘 영화로 기억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영화는 가볍지 않다. 혼돈과 방황, 상실을 논한다. 이야기는 조금 심오하지만 두 배우의 리즈 시절과스타일을 감상하는 목적만으로도 충분히 다운로드를 시도해봄 직하다.
 
뿌리부터 꼬불거리는 진짜 곱슬머리, 무심하게 묶은 부스스한 머리. 숨 막히게 아름다운 장면 속 그녀. 사람은 늘 갖지 못한 것에 열광한다. 다시 태어난다면 앞머리 반 곱슬이 아닌 진짜 곱슬머리를 갖고 싶다. 유명 헤어숍과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도 세팅한 티가 나지 않으면서 저렇게 자연스러운 올림머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곱슬머리가 아니면 줄리 델피처럼 눈부신 올림머리를 하기가 어렵지만, 머리를감자마자 고개를 앞으로 숙인 채, 헤어드라이어로 뿌리를 바짝 말려 정돈하지 않고 묶으면 몇 시간 정도는 비스름한 느낌이 나기도 한다.
 
한 번쯤 시도해보고 싶은 헤어스타일은 다음의 장면에서 또 등장한다.
 
20대 초반의 앳된 줄리엣 비노쉬. 세계 3대 영화제 '칸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랑스 국민 배우

20대 초반의 앳된 줄리엣 비노쉬. 세계 3대 영화제 '칸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프랑스 국민 배우

짧은 보브컷에 이마를 살짝 덮는 앞머리. 거기에 킬링 포인트인 빨간 카디건. 
 
빨간 카디건에 블랙 롱스커트는 짧은 머리에 하얀 피부일수록 더 빛을 발하는 스타일.
 
'안나(줄리엣 비노쉬)의 짧은 머리는 자고 일어나 파란 로브를 걸치면서 한층 더 매력을 입는다.
 
거기에 막 바른 빨간 손톱. ‘나쁜 피’ 그녀들의 스타일은 지금 보아도 아름답다.
 
물론 그녀들의 리즈 시절 아름다운 얼굴이 한몫하지만, 스타일의 완성은 자신만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반팔 카디건 또는 빨간 카디건을 걸치면 이상한 나라 도로시의 구두처럼 원하는 사랑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낭만을 간직한 프랑스 영화처럼. 빈티지 매장에 들를 기회가 있을 때마다 찾으려 노력했지만, 아직 마음에 드는 카디건을 여태껏 찾지 못했다. 시도는 계속된다. 
 
명장면 속 두 배우의 스타일, 더 더워지기 전에 시도해보면 어떨까?
이제 막 일어난 듯 헝클어진 머리에 색색의 니트를 걸치고 완연한 봄 속에 들어서 보자. 영화 속 말간 얼굴로 사랑스러운 웃음을 짓던 줄리 델피와 줄리엣 비노쉬처럼.
 
p.s 남자 주인공 알렉스 역의 '드니 라방'은 깡마른 몸으로 같은 디자인, 다른 색의 반팔 티셔츠를 입고 등장한다. 꼭 찾아보고 싶은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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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렌치 패션, 리빙, 음악, 미술, 책.... 지극히 프랑스적인 삶! 김모아의 '프랑스 여자처럼'은 매주 화요일 업데이트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