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설마 나도 코로나 블루? 정신과 상담 치료 후기

평소 스트레스와 우울한 기분에 시달리는 사람, 혹은 강박적인 생각과 불안함으로 상담이 필요한 사람 주목. 쉽게 용기가 나지 않는 낯설고도 먼 정신과 상담을 직접 받아봤다.

BY장효선2020.04.21
Rhonda Fleming & Ingrid Bergman Characters: Mary Carmichael & Dr. Constance Petersen Film: Spellbound (USA 1945) Director: Alfred Hitchcock 31 October 1945   Date: 31-Oct-1945

Rhonda Fleming & Ingrid Bergman Characters: Mary Carmichael & Dr. Constance Petersen Film: Spellbound (USA 1945) Director: Alfred Hitchcock 31 October 1945 Date: 31-Oct-1945

답답하고 우울해. 못 나가니까 더 예민해지는 것 같아! 설마…. 나도?

해가 바뀔수록 예민하고 까칠하고 날카롭게 변해갔다. 일하면서 자연스럽게 얻은 또 다른 자아겠거니 생각하고 가볍게 여겼다. 문득 일 핑계로 탄생한 ‘일하는 나’는 상상하던 성숙한 어른과는 거리가 멀었다. 긍정적인 예전 모습은 어디 간 건가? 늘 날이 바짝 서 있으면서 남의 눈치만 보게 된 게 언제부터였을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덮치며, 집으로 불어닥친 경제 위기와 함께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감은 더욱 높아졌다. 밖에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집에만 있는 게 답답했다. 평소 무기력하다거나 산만하다고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어쩐지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마감 기간에 상관없이 심장이 뛰고 손에 땀이 나기까지. 설마 말로만 듣던 ‘코로나 블루’ 인가? 내 머리가, 마음이 고장 난 것 같다.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 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 19 확산으로 일상에 변화가 일어나며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 
 
 

‘나’를 객관적으로 판단해줄 무언 가 필요해! ‘정신건강 자가검진’ 앱 

〈정신건강 자기검진〉 어플〈정신건강 자기검진〉 어플〈정신건강 자기검진〉 어플〈정신건강 자기검진〉 어플〈정신건강 자기검진〉 어플〈정신건강 자기검진〉 어플
현대 사회인이라면 누구나 스트레스로 반쯤 미쳐 있다고 하지 않는가. 왠지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닌 것 같고 그냥 평소보다 조금 달라진 것 같아서 고민하던 중, 우울함과 불안함을 주제로 자주 얘길 나누던 친구가 ‘정신건강 자가검진’ 앱을 알려줬다. 서로 가벼운 마음으로 테스트를 시작. 세상에. 결과는 끔찍했다. 우울증, 양극성 장애, 불안 장애, 불면증, 인지장애, 강박 장애, 알코올 중독이라니! 내가? 두 번, 세 번 해봐도 결과는 마찬가지. ‘생각보다 심하잖아?’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에이…. 고작 어플인데 뭐….’라고 넘기며 꺼버렸다. 하지만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자신을 망쳐버릴 것 같았다. 아무리 요즘 세상에 ‘정상’인 사람이 없다고 하지만, 지금 이대로 괜찮은지 상담을 받아보고 싶었다. 현재 상황을 정확히 짚어 줄 전문가의 소견이 필요했다.
 

과민반응인가? 전문가의 의견이 궁금해!

지인의 추천으로힐링 유 심리 상담 센터’를 예약했다.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 상담 선생님이 모두 한 병원에 있어 심리 상담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하다기에 예약했다. 검사도 받고 싶고, 상담도 받고 싶었기 때문. 참, 처음 진료는 보통 2시간 정도 이뤄지기 때문에 예약 방문은 필수! 병원 문이 낯설고도 생소했다. 아기 때로 돌아가 처음 주사 맞으러 병원에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뇌파 검사 > 초진 설문지 작성 > 전문의 상담
상담 전, 상담을 위한 준비 과정이 필요했다. 뇌파 검사부터 불안 증상 검사, 우울 증상 검사 등 다양한 설문 조사가 이뤄졌다. 모든 검사를 마친 후 드디어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몰랐던 ‘나’를 알게 된 따뜻한 상담 

상담실에 들어가자마자 가장 궁금했던 ‘코로나 블루로 실제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가’에 관해 물어봤다. “오로지 코로나 19로 우울감을 호소하며 찾아오시는 분은 아직 없었어요. 오히려 그런 분들은 의사 표현이 명확하고 현재 상황을 인식하고 있어서 정신이 더 건강하다고 봐야죠. 물론, 평소에 우울증이 있으시던 분이 코로나 19로 더 심각해져서 오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요”라고 말하며 웃으셨다.  
딱딱한 병원에서 무겁고 차가운 분위기 속에서 상담이 진행 될 거라는 예상은 가볍게 날아갔다. 이상하게 나를 잘 아는 오래된 누군가와 이야기하는 기분이었다. 사전에 작성한 설문지를 토대로 과거, 가족 관계, 연애, 사회생활, 친구 등 모든 것에 대해 질문이 쏟아졌고, 모든 걸 이야기했다. 오늘 처음 본 사람에게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술술 털어놓았던 것 같다. 선생님은 에피소드를 말씀드리면 나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주었고, 그 부분에서 안도감과 편안함을 느꼈다. 질문에 답을 한 것뿐인데 선생님의 소견을 듣기도 전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첫 진료가 끝난 후, 진짜 이상이 있는 건 아닐지, 괜한 걱정을 하며 찾아온 건지 결과가 무척 궁금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신적으로 썩 건강하지도 그렇다고 심각한 상황도 아니라는 거. 지금의 상태를 개선하는 해결책은 약을 먹는 것과 심리 상담 치료 두 가지 방법이 있으며, 심각한 경우가 아닐 경우에 둘 중을 선택해 치료하는 것과 약물과 상담을 모두 병행하는 선택지가 주어진다. 모든 치료는 최소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기간을 두고 진행된다고 한다. 사람은 한순간에 변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며 생각이나 마음가짐, 불안 증상 등을 천천히 함께 바꿔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스트레스받고 답답할 때는 언제든지

정신과에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감정인지, 상태인지 정확한 결론을 내려주지 않는다. 반대로 내가 어떤 성향을 지닌 사람이기 때문에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이끌어주는 길잡이 역할을 해준다.  
정신과라고 하면 불안하고 스트레스받고 예민해진 상태, 혹은 많이 아플 때 찾아가야 할 것 같지만, 부담을 내려놓고 가볍게 가는 것을 추천. 더 심각한 상황에 부닥치기 전 예방에도 도움이 되고 답답할 때 누군가에게 내 얘기를 털어놓고 싶은 순간이나 마음의 안정이 필요할 때 찾아가면 도움을 얻는다. 생각보다 무섭지 않다. 의사는 ‘한 번 찾아가도 되나’라는 고민이 드는 순간 이미 괜찮지 않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주저하지 말자. 우리의 정신 건강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