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누구나 나름의 버킷리스트가 있다. 하고 싶은 것들을 목록으로 정리하고 ‘언젠가’ 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운다. 항상 더디기만 했던 실천은 남편인 허 감독을 만나고 몇 년 후부터 속도가 나기 시작했고, 그렇게 지금처럼 거침없이 여행하고 어떻게든 글을 쓰게 되었다.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애플 타르트 만들어 보기' 였다. 얇게 썬 사과를 빙빙 둘러 페이스트리 위에 얹힌 모양을 보고 있자면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에 눈을 두고 한참 멍을 때리는 기분이 들었다. 이번 프랑스 여행의 계획 중 한 달 동안 이 시골 마을에 머물고 이후에 부르주 친구 엄마 집과 리옹 친구 집, 마지막에 파리에 머물며 쿠킹 및 디저트 클래스를 들으려는 계획이 있었다. 물론 지금은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프랑스 정부의 강경책으로 특별한 사유가 아니면 집에 머물러야 해 모두 취소했지만 말이다.
친구 아빠의 여자친구와 함께 어제저녁, 우리는 첫 애플 타르트를 만들었다 ‘Tarte aux pommes’ - 많은 사과로 만든 타르트. 며칠 전, 외출 시 꼭 지참해야 하는 프랑스 정부가 건넨 서류를 지참하고 큰 마켓에 다녀왔다. 어제의 타르트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사과를 사 왔었다. 아마도 우리가 한국 음식을 해주고 난 후, 친구들이 먹어보고 싶은 프랑스 음식이나 디저트가 없는지 물어봤을 때, 애플 타르트라고 답했고 그들은 언제든 사과만 있으면 레시피를 가르쳐주고 함께 만들자고 했었다.
애플 타르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먼저 잘 익은 사과 6개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었다. 주먹만 한 사과의 껍질을 모두 벗기고 중앙의 씨와 딱딱한 부분을 오려낸 후, 반 토막을 내고 얇게 썰었다. 그 전에 밀가루와 버터 일정량, 설탕 조금을 넣어 타르트 아랫부분을 위한 페이스트리를 반죽해 30분 정도 랩에 싸 냉장고에 넣어 숙성을 시킨 뒤, 밀대로 얇게 밀어 피자 도우처럼 만들었다.
준비한 넓고 동그란 오븐용 팬 위에 종이를 깔고 페이스트리를 위에 얹은 후, 가장자리의 울퉁불퉁한 부분들을 잘라내고 동그랗게 예쁜 모양을 만들었다. 그 위에 미리 준비해둔버터와 브라운 설탕을 섞고녹인 일종의 시럽을 얇게펴 발랐고, 달팽이처럼 동그랗게 얇게 썬 사과를 얹었다.
신중하게 예쁘게 사과를 모두 얹은 후,
다시 버터와 브라운 슈가를 녹인 시럽을 사과 위에 얇게 펴 발랐다.
오븐에 집어넣기 전까지의 모든 과정을 마쳤고, 미리 예열해둔 오븐에 집어넣었다. 자, 이제 190도로 35분을 기다리면 애플 타르트 완성!
35분 후, 오븐 문을 열었다.
달콤한 향이 온 주방에 퍼졌고, 그것을 꺼내 저녁 식사를 마칠 때까지 식혔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애플 타르트를 테이블 위에 올려 다 함께 나눠 먹었다.
말을 아끼고 손을 쓰는 일, 그런 류의 단순 노동은 머리와 가슴을 쉬게 만들어 마음의 건강에 좋은 것 같다. 어제 타르트를 만드는 동안 건강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해보고 싶었으나 아직까지도 해본 적 없는 것들이 버킷리스트 항목에 너무나 많다. 따뜻한 봄이 왔으니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마음 밖으로 꺼내 시도해보면 어떨까?
*김모아 작가의 '무엇이든 감성 리뷰'는 매주 화요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