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rtsy

@ cattelanbanana
1년 전부터 카텔란은 바나나를 닮은 작품을 고민했다고 해요. 여행할 때마다 바나나를 사와서 호텔에 붙여놓고 영감을 찾았고, 레진과 청동 등으로 바나나 모형을 만들다가 어느 날 아침 문득 이렇게 중얼거렸죠. "바나나는…. 그냥 바나나여야만 한다."
그러니까, 이 바나나는 그냥 바나나입니다. 마이애미 로컬 마켓에서 사 온 바나나를 그냥 벽에 턱 붙여놓은 거죠.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언젠가는 썩어 없어지겠죠. 누군가 몰래 바꿔놓을 수도 있고요. 실제로 행위예술가인 데이비드 다투나는 전시 중이던 12만 달러짜리 바나나를 먹어치웠습니다. "배가 고프다"면서요. 그럼 이 바나나를 산 컬렉터들은 어쩌냐고요? 무려 1억이 훌쩍 넘는 바나나인데? 너! 고소!인가요?
'코미디언'이 전시된 갤러리 페로탕의 디렉터는 바나나 자체보다는 작품의 컨셉, 즉 발상이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다투나가 바나나를 파괴한 것이 아니라는 코멘트를 남겼습니다. (다투나가 바나나를 먹어치운 지 몇 분 만에 새 바나나를 벽에 다시 붙인 것은 물론입니다) 결국 구매자들은 바나나 자체가 아니라 그 발상을 증명하는 문서, 즉 작품에 딸려 오는 정품 인증서를 사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죠. 갤러리 페로탕을 창립한 갤러리스트 엠마뉴엘 페로탕은

@galerieperrotin
바나나가 그리운 아트 러버들을 위해, 갤러리 페로탕에서 '코미디언'을 패러디한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모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었어요. 사실은 바나나 자체가 아니라 이 코미디 같은 현상이 카텔란이 의도한 예술이 아닐까요? 전 세계에서 만든 각자의 바나나가 궁금한 사람들은 여기 @cattelanbanana를 클릭하세요!
일단 <엘르>가 꼽은 '코미디언' 패러디의 하이라이트부터.

뉴욕 포스트 1면을 장식한 카텔란의 바나나 @kinseyrobb @inkonthepad @nypost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바나나의 천적 @thomaslelu

파인애플 외에도 고추, 호박, 사과, 오이 등 온갖 과일과 채소가 패러디로 등장! @maldito_alho_de_minas_gerais

이렇게 특별한 바나나라면 같이 셀피 정도는 찍어줘야. 'Eat me. I'm famous!' @louisthevi

레디-메이드 계보의 조상님 격이죠? 마르셀 뒤샹의 '샘'과 함께 @robertstevens

카텔란이 만든 또 하나의 문제적 작품. 지난 9월 도난 당한 황금 변기 '아메리카'와 함께 @unique.perspectives

포장 테이프와 바나나의 운명적 만남 @plannedalism

19금 바나나 @gregory.orekhov

인셉션 @giuzzoser

이거나 저거나, 바나나는 바나나 @julienbritnic

이 말을 남기며 사라진 바나나. '아.윌.비.백' @rapaggi.anton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