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아가 입은 시스루 블라우스는 Fendi. 파이톤 패턴의 스커트는 Blank. 나르샤가 입은 벨티드 재킷은 Low Classic. 가인이 입은 점프수트는 Bottega Veneta. 미료가 입은 재킷은 D’demoo. 페이턴트 스커트는 Blank. 이너 웨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브라운 아이드 걸스(이하 브아걸)가 돌아왔다. 오랜만에 아이돌 스케줄을 감행하고 있는 멤버들은 ‘기분 좋은 피로함’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4년 만의 컴백이라 아무래도 낯설기도 하고 설레기도 해요. 지난 주말에 팬 사인회를 열었는데, 팬들의 변화도 어마어마하더라고요. 학생이던 팬들이 이제 직장인이 돼서 돈 쓸 수 있다며 맘껏 활동해 달라는데, 만감이 교차했어요. -제아” 멤버 탈퇴나 해체 없이 14년을 이어오면서 최장수 현역 걸 그룹으로 인정받는 브아걸. 4년 만에 선보인 정규 7집

오버사이즈의 데님 재킷은 Musée. 깃털 장식의 슬리브리스 점프수트는 Zara.

나르샤가 입은 페이턴트 코트는 Blank.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제아가 입은 맥시 코트는 Maxxij. 데님 팬츠는 Locle.

가인이 입은 점프수트는 Bottega Veneta. 제아가 입은 시스루 블라우스는 Fendi. 파이톤 패턴의 스커트는 Blank. 나르샤가 입은 벨티드 재킷은 Low Classic. 미료가 입은 재킷은 D’demoo. 페이턴트 스커트는 Blank. 이너 웨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맥시 트렌치코트는 Low Classic. 레이어드한 데님 재킷은 Levi’s. 슬리브리스 톱은 Alexander Wang. 쇼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돌아보면 브아걸의 무대는 꽃 같은 소녀들이 부르는 달콤한 사랑 노래와는 확연히 달랐다. 탄탄한 보컬 실력을 바탕으로 화려한 퍼포먼스가 더해진 무대에서 그들이 노래하는 여성들은 기쁘거나 아프거나 또렷하게 ‘나로서’ 존재했다. ‘뭐라도 난 하겠어 더한 것도 하겠어’라며 주문을 걸고(아브라카다브라), ‘길들여질 수가 없어 나를 절대 Don’t Touch’(식스센스)라며 포효하는 주체적 존재들. 브아걸이 이렇게 전무후무한 성격의 ‘우먼 그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건, 음악이나 프로듀싱의 힘일까? 아니면 멤버 본연의 기질이 반영된 결과일까? “모든 것이 더해진 결과라고 생각해요. 모든 상황과 음악, 지금까지의 시간이 쌓여 결국 현재의 모습이 된 것 같아요. 사실 우리가 하는 음악이나 스타일, 각자 생각들은 처음부터 항상 똑같았거든요. 그때는 우리가 어떤 표현을 해도 보는 사람들이 ‘무섭다’ ‘쎄다’ 정도로 받아들였다면, 이제는 대중도 나이가 들고 그만큼 경험이 보태졌기 때문에 ‘브아걸은 이런 언니들이야’라고 인정해 주는 시기가 온 것 같아요. -나르샤” 그 시절 그 노래가 새롭게 들리는 건, 무엇보다 자신이 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유튜브에서 브아걸의 과거 무대와 방송이 소환되고, 그 아래 ‘찬사’를 보내는 젊은 세대의 댓글이 이어지는 현상은 멤버들에게도 이색적이다. ‘이렇게 재미있는 언니들인 줄 몰랐다’는 반응도 마찬가지. 앨범을 선보이고 출연한 몇몇 예능 프로그램에서 브아걸 멤버들은 솔직하고 내공 강한 입담으로 카메라를 들썩이게 했다. 특히 “친하지 않은 게 장수 비결”이라는 의외의 팀워크 비결을 밝히며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나르샤는 설명한다. “너무 다른 여자 넷이 모이다 보니, 처음에는 사소한 거에 마음 상한 시기도 있었죠. 시간이 흐르고 계속 함께하다 보니까 ‘아, 저 친구는 이렇구나’ 인정하고 나니 싸울 일이 안 생겨요.” 동갑내기인 세 친구 제아, 나르샤, 미료와 동생 가인. 찬찬히 볼수록 제아의 표현처럼 ‘결이 다른’ 네 사람은 브아걸로 연결된 채 자신의 방식대로 각자의 삶을 살았다.
탁월한 보컬이자 작사, 작곡 및 프로듀싱 능력을 인정받는 제아는 올여름 솔로 앨범
나르샤는 팀에서 개인 활동이 가장 활발한 멤버 중 한 명이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연기 활동에 이어 얼마 전 라디오 DJ도 시작했다. 원래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일까? 나르샤는 고개를 젓는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에요. 어쩌면 멤버 중에서 제일 망설임이 많을 거예요. 뭔가 결정하고 나아가기까지 오래 고민하는 타입이에요. 그런 시간을 많이 겪다 보니, 결국 별거 없더라고요. ‘뭘 고민해, 해봐야 이게 나한테 맞는지 안 맞는지 알지’ 하게 되더라고요.” 넷 중에 결혼이란 모험에 가장 먼저 뛰어든 것도 나르샤였다. 아프리카 세이셸에서 둘만의 작은 웨딩을 올리고 결혼반지도 따로 맞추지 않는 등 일반적인 룰을 비껴 나간 방식으로. “다들 제가 평생 결혼 안 할 줄 알았대요. 처음 소식을 전했을 때 멤버들도 믿지 않았어요(웃음). 결혼 후 안정적이고 어른스러워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요. 주변에서 물어보면 추천하는 입장이에요.” 물 흐르듯 흘러가는 인생의 지혜로움이 느껴지는 나르샤는 40대의 삶에 대해서도 남다른 기대를 품고 있다. “굉장히 기대하고 있어요. 29세보다 30세 이후가 일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더 왕성하게 활동하고 좋았거든요. 40대의 내 인생은 또 어떨지 기대돼요. 제 진짜 목표는 섹시한 50대, 60대가 되는 거예요. 그때 멋있게 살려면 지금 뭔가 만들어 놓아야 하니까 재미있게 열심히 일해야죠.”

가인이 입은 가죽 트렌치코트는 Low Classic. 컷아웃 니트 원피스는 Zara. 미료가 입은 재킷은 Maxxij. 레이어드한 데님 재킷은 Levi’s. 미니스커트는 Eyeye. 슬리브리스 톱은 Alexander Wang.

테일러드 재킷은 Fendi. 데님 팬츠는 & Other Stories. 이어 커프스는 Portrait Report.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시어한 벨티드 블라우스는 Fendi. 구조적인 형태의 팬츠는 Fayewoo.
윤상, 심수봉, 이은하, 베이시스, 김광진, god 등 한국 가요사를 아우르는
마지막으로 가인의 말간 얼굴과 마주할 차례다. “너무 재미있어요. 오랜만에 일하니까, 집에 가서 피곤한 느낌이 드는 게 좋더라고요. 살아 있는 것 같아요.”
비단 연예계뿐 아니라 어느 자리에서든 여성들에게 ‘오래 버티는 것’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친하지 않은 게 팀워크의 비결”이란 말 속에서 서로에 대한 믿음과 존중이 느껴지는 네 사람. 짧지 않은 동안 서로의 모난 부분을 품으며 스스로를 단련한 그들에게 브아걸이란 이름은 자부심의 증표다. “다들 무탈하게 14년이란 시간을 버텨왔고, 지금 이렇게 앨범을 내고 활동하는 자체가 자부심을 느낄 만한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팬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우리가 음악 활동을 계속 해주는 것만으로도 본인의 삶에 큰 기쁨이 된다더군요.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책임감이 생겨요. -나르샤” 어쩌면 브아걸의 시대는 이제 도래한 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