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 촬영 때 남편과 함께 포항에 내려갔다.
'까불이'를 잡는 신, 그날의 촬영을 멀리서 지켜봐 준 남편 덕분에 모니터에 담긴 내 모습과 카메라가 돌아가는 동안의 내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까불이의 생포를 준비하는 '황용식'과 경찰들


까불이 두들겨 팬 후 다 같이 사이좋게
18회부터는 내용 유출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기 위해 페이지마다 숫자가 크게 박힌 대본을 받았다.
이후 19회를 읽고 진짜 까불이가 누구인지 알면서도 몇 주간 남편, 엄마, 아빠, 시부모님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동백'이가 '향미'의 500cc 맥주잔으로 까불이를 때려잡는다는 말을 하지 못해 꽤나 힘든 몇 주였다.
나는 <동백꽃 필 무렵>의 출연자이면서 열렬한 팬이었다.
글로 읽은 내용이 눈 앞에 펼쳐지던 방영 첫날부터
종방연을 마치고 배우, 제작진들과 강원도 평창의 모처에 모여서 본 마지막 회까지,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동백이와 함께 성장하는 등장인물들, 가슴을 팡팡 치는 주옥같은 대사들,
훌륭한 배우분들과 제작진들, 작가님, 사랑해주신 시청자분들 덕분에 많이 울고 웃고 크게 위로받아 가슴이 아주 '기냥' 사랑으로 가득 찼다.


마지막 촬영 날

'승엽' 누나, '승희'의 가게 앞에서 촬영 대기 중에


촬영하면서 남겼던 사진들
물론 아쉬움은 남지만(더 잘해볼 걸 하는 아쉬움, 항상 가지는 그것 때문에 다음으로 향한다)
슬프기보다 행복하고 행복했다.
‘처음을 너무 좋은 작품으로 시작해서, 그러니까 꿀물을 맛봐서 모아는 어떡하냐?’
함께 한 선배님들의 기분 좋은 걱정이 이어졌다.
기분 좋은 촬영 동안의 장면들이 자꾸만 떠오른다.










향미의 엄마 가게 이름 ‘물망초’ 꽃말 '나를 잊지 말아요'.
까멜리아를 어떻게 잊어요! 절대 못 잊어요.

마지막 회에 창문이 생긴 까멜리아

< 동백꽃 필 무렵> 촬영 동안 늘 머물던 구룡포 숙소에서
정말 고맙습니다.
<동백꽃 필 무렵>은 끝났지만,
여러분이 쓰고 있는 ‘매일의 기적들’도, 저의 감성 리뷰도 계속됩니다.
*김모아 작가의 '무엇이든 감성 리뷰'는 매주 화요일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