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시아 비칸데르, LA의 태양 아래서 그녀를 만났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시시때때로 변하는 광선처럼 다채롭고 뜨거운 얼굴을 가진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 | 화보,엘르 11월호,어스퀘이크 버드,더 글로리아,툼 레이더

  셔링 장식의 레더 미니드레스는 Louis Vuitton 2020 Cruise Collection. 실버 메탈 포인트의 크롭트 톱 재킷과 하이웨이스트 팬츠, 레이스업 워커 부츠는 모두 Louis Vuitton 2020 Cruise Collection. 크롭트 톱은 에디터 소장품. 퍼프 소매 톱과 비대칭 헴라인의 미니드레스는 모두 Louis Vuitton 2020 Cruise Collection. 지금 리스본에 살고 있다면서요. 태어나고 자란 스웨덴 요텐버그와는 전혀 다른 기후를 가지고 있는데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요 영국에서 오래 살다가 리스본에 정착한 지 어느덧 몇 년이 흘렀네요. 배우라는 직업의 특성상 여러 나라를 방문할 일이 많기 때문에 고향 날씨가 특별히 그립지는 않아요. 주변의 가까운 친구들이 유럽 남부에 많이 거주하고 있더라고요. 바다가 가깝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라 마음에 들어요. 집을 떠나 시간 보내는 일이 많다 보니 집에 돌아왔을 때만큼은 푹 쉬고 싶은데 리스본은 그게 가능한 도시이거든요. 같은 유럽이기 때문에 스웨덴에 있는 가족과도 멀리 떨어져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죠.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다음 영화 <어스퀘이크 버드 Earthquake Bird>는 도쿄에서 촬영했어요. 다양한 문화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일하는 경험들이 오늘의 당신을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을까요 그럼요! 함께 일한다는 건 여행자로서 잠시 들르는 것과는 전혀 다른 깊이로 문화를 접할 수 있으니까요. <어스퀘이크 버드>는 한국과 일본 스태프가 대부분이어서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동북아시아 문화를 좀 더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유럽의 작은 나라인 스웨덴에서 나고 자란 제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제 직업의 큰 장점 중 하나예요. 절대 지루할 틈이 없기도 하고요. 여행을 떠날 기회가 생기면 지도를 펼치고 이번에는 어디서 새로운 문화를 체험할 수 있을지 고민하죠.  일하는 여성의 권리를 위해 페미니스트로서 목소리를 높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자신감을 북돋워 주는 환경에서 자랐어요. 덕분에 의견을 내는 걸 두려워하지 않게 됐죠. 여성의 권리를 지키는 건 당연한 임무라고 생각해요. 지금 제가 일하는 환경이 10~20년 전에 활동했던 여성 배우들이 겪어야 했던 것보다 훨씬 나아졌음을 느껴요. 넷플릭스 제작진 모두가 모인 자리에서 어떤 태도로 일해야 하는지, 부적절한 발언과 행동은 무엇인지,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공유하는 회의가 열릴 정도니까요. 앞으로 더 변화할 것이라고 확신해요. 저 또한 주저하지 않고 힘을 보탤 거고요.  내년에 개봉할 영화 <더 글로리아 The Glorias>는 전설적인 여성인권 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생애를 다뤄요. 배역을 연기하며 특히 강조하고 싶었던 그녀의 면모가 있을까요 그녀의 존재는 익히 알았지만 생애와 활동에 대해 자세하게 알게 된 건 최근 일이에요.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유년 시절, 결혼이 당연시되던 그 시대를 20대 초반의 그녀가 감내했던 걸 생각하니 격한 감정에 휩싸였어요. 그럼에도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울 만큼 강인한 여성이라는 점이 의미 깊게 다가왔죠. 그녀는 지금도 트레일러를 타고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생활해요. 놀랍게도 저희 촬영장에도 방문해 자세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죠. 엄청난 경험이자 자극이었어요.  극중 중년 이후의 글로리아 스타이넘은 줄리앤 무어가 연기해요. 멋진 여성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인가요 줄리앤 무어와는 9년 전에도 작업한 적 있어요. 당시 제게 지나친 농담을 던진 한 관계자에게 그녀가 저 대신 화를 내줬죠. 다시 한 번 그런 이야기를 하면 촬영장을 떠나겠다면서요. 그때 그녀가 가진 힘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느꼈어요. 당시 어린 배우에 불과했던 저를 위해 그녀가 목소리를 내준 것처럼 이제는 제 차례라고 생각해요. 혹시 비슷한 상황이 생긴다면 저도 누군가를 대변할 수 있겠죠. 줄리앤 무어는 배우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도 멋진 사람이에요.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건 굉장한 일이죠!  블록버스터 <툼 레이더>(2018)에서 라라 크로포트 역할을 맡으면서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됐어요. 2편 제작이 결정됐던데 어떤 모습을 기대하면 좋을까요 <프라 파이어> <하이-라이즈> 같은 작품으로 영화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벤 휘틀리 감독이 두 번째 <툼 레이더> 연출을 맡아 정말 기대가 커요. 라라 캐릭터 역시 1편에 이어 더 심도 있게 발전할 테고요. 이렇게 아이코닉한 배역을 맡는다는 게 전혀 부담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보다 즐기고 싶은 마음이 커요. 어릴 때 <툼 레이더> 게임을 즐겨 하기도 했고. 라라는 강한 여성의 상징이잖아요. 안젤리나 졸리가 열연한 <툼 레이더> 또한 여배우가 단독 주연을 맡은, 거의 최초의 액션영화이기 때문에 한층 의미가 깊어요.  ‘어벤져스’ 같은 슈퍼히어로 영화에도 관심이 있나요 장르를 가리는 편은 아니에요. 개인적으로 <배트맨>에 출연하는 안티 히어로, 포이즌 아이비 역할이 탐나요. 그녀의 긴 붉은 머리가 제게는 도통 어울릴 것 같지 않다는 게 문제지만요(웃음).    코르셋을 착용한 듯한 화이트 미니드레스와 레이스업 워커는 Louis Vuitton 2020 Cruise Collection. 스트링 장식의 집업 미니드레스와 체인이 달린 미니 토트백은 모두 Louis Vuitton 2020 Cruise Collection. 퍼프 소매 톱과 비대칭 헴라인의 미니드레스는 모두 Louis Vuitton 2020 Cruise Collection. 퍼프 소매 톱과 비대칭 헴라인의 미니드레스는 모두 Louis Vuitton 2020 Cruise Collection. 크리스털 장식의 로맨틱한 미니드레스는 Louis Vuitton 2020 Cruise Collection. 볼륨감이 돋보이는 셔링 장식의 레더 미니 드레스는 Louis Vuitton 2020 Cruise Collection. 튜브 톱과 와이드 벨트, 볼드한 스트라이프 미니스커트와 미니 토트백은 모두 Louis Vuitton 2020 Cruise Collection. 세계적인 영화제의 후보에 여러 번 올랐고 <대니쉬 걸>(2015)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어요. 이런 경험이 배우로서 힘이 됐나요 스스로 행운아라고 생각해요. 연기 활동을 일찍 시작한 편인데 오히려 어릴 때는 사람들이 제게 할리우드에서 일하고 싶지 않냐고 물어보면 “그렇지 않아”라고 답했어요. 사실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었으니까요. 그런 저에게 지금 일어나는 일들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경험이죠. 내가 옳은 길을 택했다는 확신도 생기고요. 권위 있는 영화제와 시상식에 초대되고, 상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좋아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게 훨씬 더 의미 있게 다가와요. 제가 연기를 계속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놀랍게도 부산국제영화제가 당신이 초대받은 첫 번째 국제영화제라더군요 맞아요! 당시 출연했던 스웨덴 영화 <순수소녀>(2009)의 리사 캉테르 감독이 출산을 앞두고 있어서 제가 대신 참석했거든요. 함께 초대받은 19명의 감독은 모두 남자였어요. 19명의 남성 감독 사이에 있는 10대 소녀를 상상해 보세요! 한국 노래방에서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해요. 2박 3일의 짧은 일정이라 아쉬웠던 것도요.  당신의 일상을 궁금해 하는 팬들이 많은데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저 말고도 안 하는 사람들도 꽤 있지 않나요(웃음)? 그렇다고 ‘나는 SNS가 싫어, 절대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을 거야’라고 결심한 건 아니에요. 언젠가 하고 싶어진다면 갑자기 계정을 만들 수도 있어요.  얼마 전 파리 패션위크 루이 비통 쇼에 초대받았어요.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뮤즈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그토록 재능 있는 디자이너와 친구가 되고, 작업물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에요. 그와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지금보다 훨씬 어렸기 때문에 그를 통해 패션 그 자체를 이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루이 비통 하우스는 패션을 넘어 건축과 예술까지 아우르잖아요. 다양한 분야에서 받은 영감과 하우스의 상상력을 패션으로 승화하는 니콜라의 컬렉션은 제게 창의적인 미래를 상징해요. 그가 디자인한 옷을 입으면 여성으로서 자신감과 힘을 느낄 수 있죠. 따뜻한 담요를 두른 것처럼 포근한 루이 비통의 캐시미어 코트도 사랑하는 건 물론이고요!  <엘르> 코리아 독자들을 위해 스타일 조언을 한다면요 새로운 것, 실험적인 걸 시도하세요. 저도 새로운 것을 시도하며 저만의 스타일을 찾았거든요. 지금은 청바지에 블랙 컬러를 즐겨 입는 클래식한 스타일에 정착했지만 예전의 경험들 덕에 여전히 파티나 결혼식 같은 행사에는 컬러플하고 화려한 의상을 과감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됐죠. 니콜라는 그런 의미에서 저를 완벽하게 이해하는 디자이너이기도 해요. 화려한 색과 형태 속에서도 저라는 성격을 완벽하게 드러낼 수 있는 옷을 만드니까요.  니콜라 제스키에르의 옷에 둘러싸여 진행된 <엘르> 코리아와의 촬영은 어땠나요 촬영 후 사진을 봤는데 정말 멋졌어요. LA의 아름다운 집과 어우러진 여성스러운 스타일, 그리고 적절한 빛이 마음에 들었죠. 개인적으로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의 촬영을 좋아하는데 <엘르> 코리아와의 촬영이 바로 그랬어요. 촬영장에 준비해 준 한국 과자도 정말 맛있었고요.  다시 한국을 방문한다면 더 맛있는 걸 먹을 수 있을 거예요(웃음). 그때는 뭘 하고 싶나요 비빔밥을 좋아해서 다시 방문하면 꼭 먹고 싶어요. 그리고 노래방을 다시 가는 것도 즐겁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볼보, 이케아, 스포티파이 등 당신에게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스웨덴 브랜드의 물건이 있다면요 당연히 스포티파이죠. 그리고 스웨덴의 절인 청어도 정말 좋아해요. 이케아는 처음으로 독립했을 때 집을 꾸미기 위해 곧잘 갔어요. 늘 양초만 잔뜩 사오는 게 문제였지만요. 저만 그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