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유예를 위한 피임 시술에 관하여 | 엘르코리아 (ELLE KOREA)

결혼 전 피임이 책임감의 영역이었다면, 결혼 이후 피임은 시간의 영역이다. | 임신,유예,피임약,임신 성공률,피임 시술

“아이는 언제쯤 갖는 게 좋아요?” 결혼한 후배들이 진지하게 물어올 때마다 늘 똑같이 답했다. “마음의 준비가 됐을 때.” 이어지는 추가 설명은 대략 이렇다. 육아의 어려움, 커리어에 대한 염려, 빤한 재정 상황 등등. 이 같은 현실적인 고민은 인생의 어느 순간에도 완벽하게 해결될 리 만무하다. 최소한 임신과 출산의 당사자로서 맞이하게 될 변화에 심적으로 대비할 시간을 충분히 가져라, 이것이 워킹 맘으로서 해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었다. 내 삶에 양육자의 체력과 인내심을 앗아가는 새로운 장르가 더해져도 감히 부대껴 볼 자신감이 어느 정도 붙었을 때, 예상보다 훨씬 클 수도 있는 일상의 한 부분을 아이에게 기꺼이 내어줄 마음의 준비가 됐을 때. 그쯤엔 진심으로 임신을 ‘축복’이라 여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나에겐 3년여의 ‘심적’ 준비 기간이 매우 효과적이었던 터, 노산과 난임의 염려가 없는 한 그 시기를 가능하면 유예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얘기하곤 한다. 이 경우 결혼 이후에도 피임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임신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준비될 때까지 ‘미루기 위해서’ 피임을 한다는 게 결혼 전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겠지만.   100% 완벽한 피임법이 존재하지 않듯 피임에는 정답도 없다.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몸 상태에 걸맞은 피임법이 따로 있고, 만족도도 제 각각이니. 최근 ‘생리(무월경)’ 이슈와 맞물려 IUD(자궁 내 피임장치)나 임플라논(피하 이식 피임기구) 같은 피임 시술이 주목받고 있다. “당장 임신 계획이 없는데 매일 같은 시간에 먹어야 하는 경구피임약을 먹는 게 힘들다면, 3~5년간 사용할 수 있는 자궁 내 장치를 추천합니다. 최대 5년까지 효과가 지속되지만 언제라도 임신을 원할 때 장치를 제거할 수 있거든요.” 지인산부인과 김정연 원장은 ‘당장 임신 계획이 없는 신혼부부에게 추천하는 피임법’ 중 하나로 IUD를 언급한다. 하지만 ‘자궁 내 장치’라는 단어는 어딘가 무서운 구석이 있다. 그럼에도 매우 솔깃하게 다가온다면? 몇 가지 질문을 산부인과 전문의들에게 던졌다(지인산부인과 김정연 원장, 이하 K, 서울라헬여성의원 노은비 원장, 이하 R).   자궁에 이식하는 IUD와 피부 바로 밑에 이식하는 임플라논을 두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로 장단점을 비교한다면요 K 레보노게스트렐이라는 호르몬을 함유한 자궁 내 장치(IUD)의 종류로는 미레나, 카일리나, 제이디스가 있습니다. 미레나는 레보노게스트렐을 52mg 함유하며 5년 동안 사용이 가능하고 개중 크기가 가장 큽니다. 카일리나는 레보노게스트렐이 19.5mg, 역시 5년간 사용이 가능하며 크기는 미레나에 비해 작고요. 레보노게스트렐 13.5mg을 함유한 제이디스는 3년간 사용 가능하며 크기는 카일리나와 같습니다. IUD는 호르몬이 자궁 내에 분비되는 원리로, 피임률은 99% 이상이지만 호르몬의 영향으로 초기 3~6개월 정도 질 출혈이 발생하기도 하며 체중 증가, 여드름 등의 부작용이 생기기도 합니다. 임플라논은 주로 팔 위쪽 피하에 이식하며 에토노게스트렐이라는 호르몬을 지속적으로 분비해 피임이 되는 원리! 사용기간은 3년이고 피임률은 Iou와 마찬가지로 99% 이상이죠. 하지만 IUD와 달리 호르몬이 전신에 분비되기 때문에 질 출혈, 여드름 같은 부작용의 빈도가 조금 더 클 수 있습니다. IUD가 가임능력에 영향을 미치나요? 피임약을 장기 복용했다 끊었더니 임신이 잘 안 된다는 이야기도 있거든요 R 피임약은 가임 능력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유럽에서 2000명가량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피임약 복용 중단 후 임신이 되기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 1년 안에 79.4%의 여성이 임신에 성공했고 2년 안에는 88.3%로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은 여성의 임신 성공률과 비슷했죠. 오히려 여러 부인과 질환 치료 목적으로 피임약과 IUD가 처방되고 있답니다. 산부인과에서 추천하는 피임법은 따로 있나요 R 질외 사정법이나 월경주기 조절법은 실패율이 높아 비추. 그밖에 콘돔과 IUD, 임플라논은 어떤 것이 더 좋다고 순위를 매길 수 없는 문제라 각자의 상황에 맞는 피임법을 권합니다. 만약 생리통이 심하거나 월경 과다로 힘든 경우 호르몬이 함유된 IUD나 피임약이 도움이 될 수 있고, 흡연자나 유방암 환자, 호르몬 사용에 거부감이 있는 경우에는 호르몬이 함유되지 않은 구리 루프나 콘돔이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피임약을 매일 복용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는 IUD나 임플라논, 콘돔이 적합하죠. 미레나 시술 후 생리가 끊겼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생리를 거의 하지 않는다면 편할 것 같긴 한데, 이게 나중에 불임(또는 난임)으로 이어지는 건 아닌지 걱정스러워요 K 미레나의 경우 지속적으로 호르몬을 분비하는 자궁 내 장치이므로 시술 후 1년 정도 경과했을 때 16% 정도가 무월경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미레나를 제거하고 나면 생리는 다시 돌아오니 가임력 회복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죠. 다만 미레나 시술 후 질 출혈이나 생리 양의 변화는 10% 이상 나타나는 아주 흔한 부작용입니다. 대부분 6개월 이내에 출혈이 줄어들지만요. 여드름과 같은 피부 트러블 또한 1~10% 사이에서 발생하는 부작용 중 하나이니 전문의와 상담할 필요가 있습니다. IUD를 장착하거나 제거할 때 엄청나게 아프다는 얘길 들었습니다. 그 정도면 자궁에 상처가 나진 않을까요 K 자궁 내 장치는 자궁 내막에 장치를 삽입하는 것이라 생리통 정도의 복통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견딜 만한 통증이고 대개 1~2일 이내에 좋아지죠. 만약 통증이 너무 두렵다면 수면 마취도 가능하고요. 카일리나와 제이디스는 미레나에 비해 크기가 작아 삽입 시 통증도 덜합니다. 만에 하나 자궁 내막에 상처가 생긴다 해도 자궁 내막은 한 달에 한 번씩 재생 탈락되기 때문에 바로 회복이 가능하니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고요. 노출되는 팔에 시술하는 임플라논의 경우 제거 후 상처가 남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R 임플라논 제거 후 일반적인 경우에는 거의 흉터가 남지 않지만, 임플라논이 피부 밑으로 깊숙하게 이동해 버린 경우에는 제거 시 절개 부위가 좀 커질 수 있어 흉터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만약 켈로이드성 피부라면 흉터가 더 남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일반적인 경우’에는 크게 문제 되지 않습니다. 아직까진 추적 검진을 요하는 자궁 근종이 있습니다. 혹시 호르몬 피임 요법이 자궁 관련 질환을 심화시키지는 않나요 R 호르몬을 분비하는 IUD는 오히려 자궁 근종의 성장을 조금 억제할 수 있습니다. 자궁 근종이나 자궁선 근증으로 인한 월경 과다와 생리통이 심한 경우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어 치료 목적으로 시술하기도 하죠. 경구피임약의 경우에도 자궁 근종을 심화시키지는 않습니다. 자궁 내막증 같은 질환의 경우에는 경구피임약이 수술 후 재발을 막거나 병의 진행을 막아주는 치료제로 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