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음악 페스티벌에 대한 비판적 단상

음악 팬들에게 올여름은 특별한 계절이었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3주 연속으로 인천, 지산, 낙산에서 대규모 음악 페스티벌이 열렸기 때문이다.

프로필 by ELLE 2010.09.16


음악 팬들에게 올여름은 특별한 계절이었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3주 연속으로 인천, 지산, 낙산에서 대규모 음악 페스티벌이 열렸기 때문이다. 페스티벌이 끝나자마자 곧장 스티비 원더와 스매싱 펌킨스의 내한이 이어졌으니, 음악 팬들에게 2010년 여름은 유난히 가난했던, 그러나 행복했던 시기로 기억될지도 모를 일이다.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은 올해로 다섯 살이 되었고, ‘지산 밸리 록페스티벌’(이하 ‘지산’)은 작년보다 60퍼센트가 늘어난 7만 관중을 유치했으며, 올해 처음 낙산해수욕장에서 열린 ‘써머 위크앤티 페스티벌’(이하 ‘써머 위크앤티’)은 카니예 웨스트를 섭외하며 한국 힙합 페스티벌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세 축제는 모두 최근 몇 년 동안 논의된 ‘한국이 국제적인 음악 페스티벌 장소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에 대한 모종의 대답이란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하지만 내용적으로는 지적할 게 많다. 단지 라인업과 부대시설의 문제는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 기획력과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다. 한국의 음악 페스티벌은 바야흐로 양질전화를 기대해도 될 만한 시기인 것이다. 언급할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라인업 과다 경쟁으로 치달은 펜타포트와 지산의 대결 구도이고, 다른 하나는 지자체와 대기업이 주도하는 페스티벌의 지속가능성이다. 전자에 대해서는 양쪽 모두 기획보다 섭외에 의존하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라인업만 보면 이안 브라운 외에 인상적인 섭외력을 보여주지 못한 펜타포트가 매시브 어택, 뱀파이어 위켄드,펫샵보이스 등을 섭외한 지산에 압도적으로 제압당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양쪽 다국내의 변화무쌍한 음악 트렌드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 해외의 최신 경향을 파악할 수 있는 섹션 기획이 부재했다는 점에서는 동일하게 비판받을 만하다. 특히 지자체의 지원을 받고 있는 펜타포트라면 더더욱. 펜타포트는 인천광역시가 1990년대 후반 내세웠던 도시 전략의 일환으로 탄생된 페스티벌이다. 또한 지산은 올해부터 엠넷이 주최사로 참여했고, 써머 위크앤티는 SK텔레콤이 기획, 실행했다. 이 밖에 하나은행, KT, CJ, 인터파크 등이 후원사로 참여하는 등 올해에는 대기업이 본격적으로 이들 행사에 관여하는 행태를 보였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결국 지속가능성이고, 그렇다면 역시 관건은 특화된 프로그램과 기획력이다. 기획력이 떨어지면 주최 측, 후원사의 브랜드 상승 효과도 있을 수 없다. 한국의 영향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는 동아시아의 록과 팝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거나, 국내 인디 록의 경향을 대략적으로라도 반영하거나,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영미권의 핫한 신인 밴드들(과 새로운 음악)을 조명하는 음악 페스티벌을 기대하는 건 현재 국내 페스티벌의 상황을 생각한다면 허황된 일만은 아닐 것이다.


REVIEW 남자들의 아름답고 잔혹한 사랑, <쓰릴 미>

2007년 3월, 이 작품이 충무아트홀 소극장에서 초연되었을 때 관객들은 제목만큼이나 낯선 내용과 음악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꽃미남 배우들이 보여주는 미묘한 동성애적 관계는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작품은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이후 작사, 작곡, 극작가인 스티븐 돌기노프가 내한해 작품과는 전혀 다른 ‘샤방샤방한’ 웃음으로 관객의 성원에 답하기도 했다. 그리고 현재, 단 두 명이 출연하는 이 2인극 뮤지컬은 ‘실력파 꽃미남 배우들의 등용문’으로 불리며 장기 레퍼토리로 이어지고 있다. 뮤지컬 <쓰릴 미>는 동성애와 범죄를 소재로 한 하드보일드한 내용을 단조로우면서도 서정적인 음악에 담아내고 있는 작품이다. 음울하면서도 애절한 분위기가 특징으로, 피아노 연주만으로 진행되는 단순한 화성과 반복되는 멜로디가 오히려 극의 강렬함을 부각시킨다. 단조로운 화성 진행과 단선율이 주는 멜로디는 마치 대사와 같은 느낌을 준다. 또한 장2도와 단3도가 주를 이루는 음계는 아련한 옛이야기 같은 여운을 남긴다. 내용은 1924년 시카고에서 벌어진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으며, 스무 살가량의 천재들이 끔찍한 유괴 살인을 벌이게 된 과정과 그 속에 숨은 미스터리한 속사정을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잔혹한 범죄에 두 남자의 격정적인 사랑 이야기가 겹쳐지면서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무엇보다 이 작품의 묘미는 마지막 반전에 있다. 반전에 대해 설명하면 스포일러 투성이가 될 것이니, 여기서 말을 멈추기로 한다. 2인극이지만 캐스트는 많다. 이지훈, 김재범, 최수형, 오종혁, 김하늘, 지창욱이 출연한다. 오픈 런, 신촌 더 스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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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에디터 차우진
  • 현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