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 남자 나쁘다. 하지만 그이기에 공감한다. | 엘르코리아 (ELLE KOREA)

나쁜 남자 김남길의 행보는 계속된다. '선덕여왕'이 끝나기가 무섭게 황우슬혜와 격정 멜로극 '폭풍전야'에 올인 하더니 미처 숨 돌릴 새 없이 내처 달렸다. 연상의 그녀 테라(오연수 분)까지 정신 못 차리게 하는 '나쁜 남자' 건욱의 매력. 그건 다름 아닌 김남길이 나쁜 남자이기 때문이다. ::드라마, 나쁜 남자, 김남길, 한가인, 김재욱, 오연수, 건욱, 테라, 재인, 태성, 엘르, 엣진, elle.co.kr:: | ::드라마,나쁜 남자,김남길,한가인,김재욱

당분간 김남길은 비담의 옷을 벗지 않을 것이다. 의 건욱은 딱 현대판 비담의 모습이다. 원하는 사랑을 얻지 못했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엔 건욱이 세 여자의 마음을 쥐락펴락한다. 다듬어지지 않은 머리에 무심한 듯 눌러쓴 모자 아래 언뜻 비치는 날카로운 눈빛과 서늘한 냉소까지 영락없는 비담이다. 김남길은 대중이 자신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무엇인지를 영특하게 꿰뚫는다. 그리고 솔직하게 자신을 내보인다. 두려움 없이. 그래서 우리는 또 어쩔 수 없이 건욱, 아니 김남길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때는 사랑을 얻지 못했다. 에서는 세 여자의 사랑을 동시에 얻고 있는데, 기분이 어떤가.내가 원하는 사랑을 얻는 게 아니라서. 세 여자가 그러든지 말든지.(웃음) 이게 사랑이라고 이야기하기보다, 내가 어떤 목적에 의해서 그 사람들의 순수성을 빼앗고 있는 거잖아. 나중에 벌을 받을지 안받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세 사람하고 촬영 하는 게 모두 느낌이 다르다. 모네하고 만날 때는 모네와 멜로 한 작품을 찍는 거 같고, 재인이랑 찍을 때는 재인이와 멜로를 찍는 것 같다. 태라하고 할 때도 또 다른 작품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그 안에서 중심을 잘 잡아가야겠지만 세 배우가 가지고 있는 색깔이 달라서 연기 할 때 굉장히 혼란스럽기도 하다. 나중에 그 많은 여자 캐릭터들 중에서 어떤 캐릭터가 건욱에게 진실한 사랑으로 남을지는 모르겠지만.세 여자 배우들과 촬영하는 느낌이 각기 다르다고 말했는데, 어떤 점이 다른지 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모네는 정말 어린 느낌. 천진난만함 그대로다. 그 친구가 그렇게 표현을 잘 해주고 있고. 재인은 속물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인 아픔이 좀 있다. ‘재인이 어떻다’ 라기보다 건욱이 재인에게는 좀 솔직하게 다가가는 부분이 있다. 재인한테는 좀 솔직한 심정으로 다가간다면 태라는 욕망적인 부분을 건드린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강하고 견고했던 여자를 흔들 수 있는 부분. 가정도 있고 아이도 있는 여자를 위협하는 거잖아. 그래선지 태라와 마주할때 ‘좀 더 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flashObject2('winTop','/elle/svc/elle_admin/etc/Sub_Video_Player.swf', '100%', '320', 'flvpath=rtmp://movie.atzine.com/vod/REPOSITORY/2010/06/28/MOV/SRC/01AST022010062856751011476.FLV',','transparent'); 1. 이형민 감독에게 지시 사항을 듣고 있는 김남길. 2. 김남길은 촬영 틈틈이 대본을 확인하며, 연기한다. 3. 정소민과의 촬영에 몰입중인 김남길. 4. 김남길의 애잔한 표정. 태라하고 연기하면서 기억에 남는 대사나 장면 같은 게 있나. 말 그대로 테라에게는 유혹을 그 배경에 깔고 있는데.엘리베이터 안에서 모네를 안고 있는데 태라를 쳐다 보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첫사랑을 해보았는가'를 물어보는 장면도. 이론적으로 다 아는 느낌이나 감정, 그런 걸 느껴 본 적이 있냐고 테라에게 묻는다. 그건 이미 그 사람이 그런 경험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아픈 부분을 건드린 거다. 이 부분이 특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연기를 할 때 연수 누나는 부드러운 것 같지만 무척 섬세하게 리액션을 해주기 때문이다. 코끝에서나 눈빛을 던지는 것, 잠깐 고개를 돌리는 것, 수줍음, 민망함 같은 감정 표현 등에 대해서. 뭔가 내가 하는 행동들에 대해 상대가 그대로 인정하돼 섬세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그래선지 태라와의 신에서는 더 욕심(?)이 나서 속된 말로 ‘잡아 먹어버려야겠다’는 식으로 연기한다. ‘나쁜 남자’ 건욱의 캐릭터가 인기를 얻고 있다. 김남길이 생각할 때 대중이 건욱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 것 같나. 난 대중들이 건욱을 좋아하는지 몰랐다, 건욱이라는 캐릭터를 좋아해 주는 분들이 있다면 아마도 옆에 존재할 법한 남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이미 드라마에서 나쁜 남자라는 이미지는 많이 소모가 됐던 이후에 드라마 의 ‘나쁜’ 남자 캐릭터가 나온 것이잖은가. 누구나 다 나쁜 남자에게 가지고 있던 편견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이런 남자는 곁에 있을 수 있을 수도 있다'는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데 매력을 느끼는 것 아닐까. 그런 건욱과 김남길이 어쩔 수 없이 닮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나와 건욱이가 닮은 점은 글쎄... 인물이랑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있어 나와 달라서 거리감이 있었던 캐릭터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조금이라도 경험했던 것들을 캐릭터에서 극대화 시키는 편이다. 그런데 정작 실제의 나는 공격적으로 이성에게 다가가지는 못하는 편이다. 근래 를 찍으면서 태라라는 캐릭터를 만나고서 그런 느낌을 이해했달까. 이를테면 비오는 날, 내가 태라를 포옹하는 장면이 있는데 나이가 많은 상대방을 ‘안아주고 싶다’는 느낌이 든 경우가 없던 내가 연기로 그런 감정을 이해하게 됐다. 건욱을 닮아가는 부분이다. 건욱의 특징적인 비주얼은 수염과 모자이다. 스타일 설정을 어떻게 한 건가. 감독님이 그런 모자를 되게 좋아하시더라.(웃음) 아마 를 아직 못 잊어 버리시는 것 같다. 혼자 있는 느낌,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았을 때 숨기고 싶은 부분을 모자로 표현하고 싶었던 게 있었다. 수염은 저번 제작 발표회에서도 얘기를 했지만 내가 비담을 벗어 던지고, 혹은 잊어버리고 다른 모습을 보여 줄 수 없을 바에야 대중들이 열광했던 비담이라는 캐릭터를 현대식으로 가져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수염을 깎았을 때는 내가 좀 어려 보여서. 특히 연수 누나랑 연기할 때는 중후한 느낌을 살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수염을 붙이게 됐다. 근데 지금 또 고민을 하는 게 드라마가 9회, 10회에 접어 들면 펼쳐놨던 이야기들을 수습하여 디테일하게 풀어나가야 하는 시점이다. 복수에 대해서도 더욱 차가워지니까 외형적인 부분에서도 어느 정도 변화가 필요해서 요즘 고민 중이다. 오연수와 한가인과 각각 다른 키스신을 촬영했다. 가인씨와는 키스신을 찍었다기보다는 입맞춤의 느낌이었다.개인적으로 키스신의 느낌이 달랐나. 캐릭터가 다르니까 상황 속에서의 느낌도 다른 것 같다. 이를테면, 재인과의 키스신은 설레임과 조심스러움의 느낌이랄까. ‘이 감정을 표현해도 될까’, ‘내가 왜 이럴까’ 하는 설레임 같은 것. 그 사람의 아픔에 안쓰러움을 안은채 자신도 모르게 키스를 하는 느낌? 반면 태라와의 신은 순수한 떨림이 있는 키스가 아닌 어느정도 관능적이고 의도적인 키스? 순수성을 배제한, 나쁘게 얘기하면 ‘꼬시기 위한 장면’들이기 때문에 느낌 자체가 굉장히 달랐다. 솔직히 얘기하면 ‘잡아먹어야지’, ‘타락시켜 버릴거야’, ‘네가 이래도 나한테 안 넘어 오나 보자’ 라는 표현의 차이다.키스신을 촬영하면서 오연수와 의논한 부분이 있나. 한번이라도 그런 감정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상상을 많이 할까 아니면 정말 아무것도 경험을 못해봤기 때문에 오히려 그런 것을 더 상상할 수 있을지의 여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연수 누나는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다른 남자와 키스를 해도 같은 느낌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얘기하더라.지난주에 KBS 가 첫 방송했다. 우리 가족들은 가 더 재밌다고 말하더라. 어제 를 봤다. 구성도 좋고 대본도 좋고. 연출적인 부분이나 영상적인 부분도 좋았다. 연기를 너무 잘하시는 선생님들이 많이 나오셔서 몰입도도 좋았던 것 같다. 어제 집에서 '살인' 날 뻔 했다. 은 일련의 천안함 사태로 인한 대중들의 불안 심리와 한국 전쟁 60주년 이란 의미성 차원에서라도 아마 많이 보지 않을까. 나 역시 관심이 많으니까. 지금 근저에 깔려있는 불안한 심리와 한국 전쟁을 어떻게 보여 줄 것인지 궁금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큰 아픔이잖나. 그 안에서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사랑이나 우정이 분명히 보여질 것 같아서. 나, 출연진 같지 않나. 왜 이렇게 잘 알고 있는 거지.(웃음)그 다음주에는 또 이 같이 방송된다. 그 사이에서 만의 경쟁력이 있다면. 그리고 윤시윤과 소지섭과는 다른 김남길의 매력은 어떤 것이 있나. 경쟁력 없다. 매력도 없다. (웃음) 그런 얘기를 주변에서 많이 하더라. 라는 드라마의 경쟁력이라기 보다는 앞에서 얘기한 것처럼 지금까지 (이야기를) 펼쳐놨다면, 이제는 복수를 심도 있게 보여주고 느끼게 하는 시점, 그런 것이 경쟁력이랄까. 여태껏 만났던 여자들을 어떻게 의도적으로 무너뜨리고 처절하게 상처주는지에 대해서 공감할 수 있는... 아픔이 아닌, 저럴 수 밖에 없는 정당성 말이다. 이제 펼쳐놓은 스토리를 디테일하게, 더 깊이를 가지고 풀어 나가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