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LE DECOR

순수 아트를 지향한 작가주의 가구들의 향연

순수 아트를 지향한 작가주의 가구들의 향연. 최근 현대 미술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디자인 마이애미 바젤>로 살펴본 디자인 아트의 현주소에 대하여.

프로필 by ELLE 2010.06.17




1 콘트라스트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페이크 체어(Fake Chair)’.
2 안드레아 브란지가 디자인한 ‘그란디 레그니(Grandi Legni) GL 03’. 평행한 선반 사이에 오래된 나무로 버팀목을 댄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닐루파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3 R 20세기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그레타 매그너슨 그로스맨의 ‘캐비닛(Cabinet)’.
4 R 20세기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플로어 램프 시리즈(Floor lamp series)’. 광택이 나는 강화 유리를 사용했으며 선명한 색감과 리듬감 있는 형태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5 크레오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카본 래더(Carbon Ladder)’. 마크 뉴슨의 작품.
6 네덜란드 출신의 세라믹 아티스트 헬라 용헤리우스가 디자인한 ‘아티피셜 베이스(Artificial Vase)’. 크레오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7 매건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파우더 코티드 블랙 윙백 체어 (Powder Coated Black Wingback Chair)’.


세계 각국에서 열리는 아트 페어 중 가장 권위 있는 전시로 손꼽히는 <디자인 마이애미>. 2005년 12월 <아트 바젤 마이애미 비치>의 초청 행사로 시작된 이 전시회는 이후 독립된 행사로 자리 잡았다. <아트 바젤>과 때를 같이해 매년 스위스 바젤과 미국 마이애미 두 도시를 거점으로 전시를 여는 것. 특히   <디자인 마이애미 바젤>은 미술계의 럭셔리한 백화점으로 불리는데, 그 이름에 걸맞게 지오 폰티, 장 프루베, 알바 알토 등 현대 디자인계 거장들의 작품은 물론 마르텐 바스, 하이메 아욘 등 현 디자인계를 이끌고 있는 거물급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다. 이 밖에 재능 있는 신진 디자이너들의 작품도 다채롭게 전시되는 이번 행사에 미술 컬렉터들의 관심이 몰리는 것은 당연지사.  <디자인 마이애미 바젤>의 경쟁력은 바로 작품성을 추구하는 디자인에 있다. 세계 3대 가구전으로 꼽히는 밀라노 국제 가구 박람회, 쾰른 가구 박람회, 메종 오브제 등 가구 브랜드들이 참여해 트렌드에 치중하는 행사와 달리 디자인의 도시 뉴욕, 파리, 런던의 아트 갤러리들이 주축이 된 전시회이기 때문에 작가주의 가구를 만날 수 있는 것. 실용성, 기능성 등 가구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가구보단 아트를 지향한 가구를 접할 수 있어 특별한 전시다. ‘디자인 아트’에서는 희소성과 소장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이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가구들은 모두 한정판이며 각 작품에는 에디션 넘버가 표시되어 있다. 브랜드가 참여하는 디자인 행사와 비교한다면 규모는 가장 작지만 대형 가구 전시에선 맛볼 수 없는 가구 장인들의 새로운 디자인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디자인 마이애미 바젤>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아닐까.
<디자인 마이애미 바젤>에서는 매해 멋진 작품을 선보인 디자이너를 선정해  ‘올해의 작가상’을 수여하는데, 지난해엔 네덜란드의 신예 작가 마르텐 바스가 상을 받았다. 자하 하디드, 마크 뉴슨, 도쿠진 요시오카, 캄파냐 형제 등 이전 수상가들을 살펴보면 디자이너 경력이 길지 않은 그가 ‘올해의 작가상’ 수상자로 발탁된 것은 파격이었다. <디자인 마이애미>의 총괄 디렉터인 암브라 메다는 “마르텐 바스의 작품은 수집가들이 현대 디자인을 이해하는 방식을 변화시켰고 신세대 디자이너들에게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었다”고 했다. 다시 말해 그의 디자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영 디자인’에 관심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컬렉터들 역시 신진 작가의 디자인을 존중하게 되었다고. 세계적인 경기 침체를 우려해 고전을 면치 못하리라 예상했지만 실제론 판매고도 나쁘지 않았고 중국, 러시아 등 비유럽 국가들의 전시 참여도 돋보였다. 모던한 작품들이 주를 이룬 지난 전시와 달리 올해 6월 15일부터 19일까지 열릴 페어에선 고전적인 작품도 많이 선보일 예정이다. 희귀한 아트 데코를 선보이는 파리의 ‘갤러리 안-소피 뒤발(Gallery Anne-Sophie Duval)’, 18세기의 고전적이고 우아한 디자인 가구를 선보일 ‘디디에 아론 에 시에(Didier Aaron et Cie)’ 갤러리가 참여하는 것. <디자인 마이애미 바젤>측은 관객들에게 디자인의 역사를 광범위하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이번 페어에 등장하는 크레오 갤러리의 작품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세라믹, 플라스틱, 채색 유리 등 다양한 소재 간의 결합을 시도한 헬라 용헤리우스의 ‘인공 화병(Artificial Vase)’을 비롯해 가볍고 탄성이 높은 카본 소재로 실험적인 가구를 만든 마크 뉴슨의 작품이 전시되는 것. 로낭 에르완 부훌렉 형제, 마크 뉴슨 등 오늘날 프랑스 디자인의 최대 화두인 디자이너들과의 콜래보레이션으로 유명한 파리의 ‘크레오 갤러리’는 디자이너들에겐 그들의 창의력을 맘껏 발산할 수 있는 실험실과 같은 곳. ‘R 20세기 갤러리’ 부스도 놓쳐서는 안 될 전시다. 특히 웬델 캐슬이 디자인한 강화 유리 소재의 플로어 조명, 새와 나무를 모티프로 자연을 시적으로 묘사한 그레타 마뉴송의 오브제 등 20~21세기의 모던하고 빈티지한 가구를 선보일 예정이다.




1 이삼웅의 ‘Octopus Chair’
2 강명선의 ‘Refeaction 03’


Special Material of SEOMI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디자인 마이애미 바젤>에 참여한 서미 앤 투스 갤러리의 행보는 눈부셨다. 브래드 피트가 서미 부스에서 도예가 장진의 다완, 설치미술가 이헌정의 콘크리트 테이블을 구입해 화제가 된 것. 올해 페어에선 가구 디자이너 최병훈, 도예가 이헌정을 비롯하여 강명선, 김정섭, 권재민, 이삼웅, 배세화 등 가능성 있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세계 디자인 무대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다고. R 20세기 갤러리의 디렉터 에반 슈나이더만은 “최근 세계 디자인 시장에 데뷔한 한국은 아트 디자인계의 신천지다. 한국의 전통과 도상학에 현대적인 아이디어와 기교를 결합한 작가들의 시각 언어가 인상적이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페어를 통해 자개 소재를 현대적인 형태로 탈바꿈한 벤치와 체어를 선보일 예정이라 벌써부터 해외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다음은 디자이너 이삼웅, 강명선과 나눈 일문일답.

Q. <디자인 마이애미 바젤>을 통해 선보이는 작품의 테마는?
이삼웅 진주의 성질을 가진 가구 장식 재료인 자개는 그 자체로 보석과 같은 재료. 자개가 보석이란 것에 착안해 커다란 ‘가구 보석’을 만들고자 했다.
강명선 자개에 모던한 느낌을 가미하기 위해 체어의 많은 부분을 옻칠로 채색하고 자개는 부분적으로만 사용했다. 자개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하는 방법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작품에 재현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Q. 아트 디자인으로 구현하고자 한 가치는?
이삼웅 조명을 받는 각도에 따라 자개가 달라 보이듯 관계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이 작품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그리고 싶었다.
강명선 자개의 아름다움이란 ‘까마득히 어두운 밤에 열린 문틈으로 들어온 바람이 호롱불이 흔들어 가구 표면에 붙어 있는 자개를 비추며 지나갈 때’가 아닐까? 어둠 속에서 드러나는 자개의 영롱함을 재현하고 싶었다.



*자세한 내용은 애비뉴엘 본지 6월호를 참조하세요!

Credit

  • 에디터: 김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