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계의 새로운 소비자가 된 '요즘 애들' 90년대생 | 엘르코리아 (ELLE KOREA)

새로운 소비자의 탄생! 뷰티 업계에 90년대생이 온다. | 90년대생,뷰티,소비자,밀레니얼 세대,팝업 스토어

    “요즘은 팝업 아니면 행사 안 하나 봐. 건물 래핑에, 인테리어며 거의 새로 집 짓는 거잖아.” 함께 점심을 먹다 인비테이션 문자를 받은 동료 에디터가 말했다. 생각해 보니 한 달간 팝업 스토어 행사만 해도 어림잡아 다섯 건. 이들은 왜 백화점과 플래그십 매장을 두고 굳이 비싼 비용을 지불하며 새로운 장소를 찾아 나서는 걸까.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즉 90년대생들이 직접적이고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세대이기 때문이에요. 매장에서 표현하지 못했던 다양한 이벤트를 팝업 스토어를 통해 표현할 수 있죠. 브랜드에 대해 풍성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놓는 거예요. 소비자들이 그곳에서 브랜드를 자연스럽고 친근하게 느끼길 바라는 거죠.” MAC 홍보팀 김혜연 차장은 얼마 전 성황리에 마친 스튜디오 픽스 팝업 이벤트에 관해 설명했다. 지난 2월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엔비 립 팝업 스토어를 진행한 에스티 로더부터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iD 라인을 론칭한 크리니크, 레이어57에서 디올 어딕트 글로벌 팝업 스토어를 진행한 디올까지. 담당자들에게 들어본 팝업 스토어에 기대하는 효과는 공통적으로 ‘90년대생 고객층 확보’다. 다시 말해 밀레니얼 세대(1985~2004년 출생자)라 불리며 향후 20년간 소비의 핵으로 부상할 이들에게 제대로 어필하기 위함이다.    길고 지루한 것을 못 견디는 90년대생의 입맛에 맞춰 팝업 스토어는 직접 체험하는 공간이 주를 이룬다. 며칠 전 오픈한 딥티크 가로수길 팝업 스토어를 예로 들어보자. 1층에서는 향수의 원료가 된 다채로운 꽃과 식물의 일러스트레이션이 새겨긴 엽서에 편지를 쓰면 샘플을 받을 수 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똑같이 재현한 조향사 집무실에서 향수를 만들기 전 디자이너와 주고받은 메일을 볼 수 있는데 본사에서 보이는 파리 풍경까지 디테일하게 신경 썼다. 실험실로 꾸며진 옆방에선 메일 속에서 이야기를 나눴던 향수가 구체화되는 과정을 보며 원료의 향도 직접 맡아볼 수 있다. 모든 층을 둘러보고 난 후 QR 코드를 찍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세상에 없는 자신만의 향수 제작뿐 아니라 추첨을 통해 파리의 조향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팝업 스토어 한 곳에서 적어도 서너 가지의 새로운 체험을 하고 오는 것. 인증 샷을 찍을 수 있는 인스타그래머블한 포토 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브랜드에서 가장 신경 쓰는 것 또한 이 부분. 가볍게 찍어 SNS에 올린 인증 샷이 자연스럽게 2차 바이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변화는 브랜드 모델의 연령대가 낮아진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MAC(있지), 에스티 로더(트와이스) 등 아이돌 뿐만 아니라 16브랜드는 스타 뷰티 유튜버(에바, 홀리. 미아, 김습습)와 협업해 테이스츄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들은 모델 겸 제품 기획, 매장 1일 알바, 오프라인 행사에도 참여해 큰 호응을 얻었다. 디지털 채널을 통한 홍보 수단도 달라졌다. V앱이나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밈(Meme)이라 불리는 움짤 GIF로 제품을 소개하기도 한다. <90년생이 온다>의 저자 임홍택은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 중 하나로 ‘재미’를 꼽는다. 재미있어야 소비로 연결된다는 것. 이를 간파한 듯 16브랜드는 스마트폰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의 필터 효과를 준 듯한 일명 3초 컨투어 팔레트, ‘16필터 샷’을 선보였다. 인스타그램 아이콘과 꼭 닮은 제품 패키지는 90년생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해 인증 샷 열풍을 일으켰다. 제품 소개도 해시태그를 적극 활용한다. 홍보 담당자들은 어렵고 긴 정식 명칭보다 ‘요즘 애들’을 위한 간결한 해시태그 애칭 짓기에 여념이 없다. 그렇다면 팝업 스토어와 아이돌, 인플루언서 모델 기용이 매출에 큰 효과를 미칠까. 브랜드 담당자들은 팝업 스토어보다 아이돌 팬덤으로 인한 셀링 파워가 확실히 높다고 말한다. 나스는 에프터 글로우 립밤을 에이비식스 이대휘의 V앱을 통해 자연스럽게 노출한 적 있는데, 이를 계기로 매장에 립밤을 구매하기 위한 고객이 대폭 늘었다. 트렌디하면서도 가성비를 따지는 까다로운 90년대생에게 매번 다각화된 경험을 이끌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며 담당자들은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과 90년대생들이 가져온 업계의 변화로 연령과 세대를 초월해 새로운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건 즐거운 일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