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둘, 고양이 한 마리 다가구 주택 동거 생활
전원마을에서 '우리다운 삶'의 취향을 채워가는 부부와 반려묘 무타의 단정한 주택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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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경기도의 한 전원마을에서 사람 둘, 고양이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영은홈(@0eun_home)입니다.
서울로 상경해 현재는 게임회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어요.
차분하고 단정한 분위기의 집을 좋아하지만, 실제로는 게임과 만화를 좋아하는 키덜트적인 면모가 많은 사람이에요.
내향적인 성향이라 집 밖에서는 체력 게이지가 실시간으로 줄어드는 게 느껴질 정도로 집을 사랑합니다.
강남까지 출퇴근하고 있어 평일에는 대부분 회사와 집을 오가는 일상을 보내고 있고, 주말에는 소파 반경 50m 밖으로 거의 나가지 않는 것 같아요.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생각보다 훨씬 움직이지 않는 사람이네요.
공간을 소개해 주세요
저희 집은 경기도의 한 전원마을에 위치한 다가구 주택 1층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약 30평 정도의 규모로, 아파트와는 다르게 전체적으로 길게 뻗은 구조가 특징이에요.
예전에는 이 통창 너머로 보이는 자연 풍경 덕분에 ‘뷰가 좋은 집’으로 많이 소개했었는데요.
작년 여름, 새로운 가족인 고양이 무타가 함께하게 되면서 지금은 반려묘와 함께하는 집이라는 의미가 더 커진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은 이 집을 ‘사계절이 머무는 집에 사람 둘 고양이 한 마리가 있어요’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2023년 여름 이사 온 이후 어느덧 3년째 이 집에서 살아가고 있어요.
지금 집을 고르게 된 이유는?
신혼집을 구하러 여러 동네를 보던 와중 남편이 조심스럽게 얘기해주더라구요. ‘난 사실 예전부터 살고 싶은 로망 동네가 있어!’
저도, 남편도 주택 거주 경험은 있지만 신혼집으로 주택을 고려했던 적은 없었는데 저 한마디로 그래 한번 둘러만 보자 하고 가본 게 시작이었어요.
남편의 로망 동네라고 하니 한번 가보자 했던 곳인데, 동네에 오고 한 바퀴 둘러보니 너무 좋더라고요.
3층까지만 지을 수 있는 이 전원 단지는 서로 다른 주택들이 비슷한 높이로 옹기종기 있고, 주말이면 집 주변을 정리하는 주민분들과 동네 고양이들을 챙겨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세요.
그래서인지 이 동네 고양이들은 하나같이 털에 윤기가 흐르더라고요.
저녁에는 치안이 안 좋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저녁이나 늦은 밤에 동네 산책도 한 바퀴 해보고 근처 카페거리가 있어 커피 마실 겸 몇 번씩 와보며 동네 정취를 즐겨 봤는데
시끄럽지도 않고, 도심지랑도 가까운 데다 바로 앞에 대중교통도 바로 이용 가능하더라고요.
생각했던 주택의 단점들이 없기도 했고 '사람 사는 동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달까요. 그래서 일단 아이가 없을 때 한번 살아보고 결정하자라는 마음에 이곳으로 오게 되었어요.
편리한 생활 반경이 갖추어진 신도시 라이프보다, 조금은 부지런하게 지내야 할지언정 자연이 풍부하고 단정한 동네를 선호하는 저희 부부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어요.
현재 집에서 보내는 하루는 어떤 모습인지 그리고 반려묘 무타와의 일상은?
평일 아침은 대부분 무타가 시작해요.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 침실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저희를 깨우거든요. 덕분에 아침잠이 많던 저도 예전보다 조금 부지런해졌어요.
출근 준비를 하는 동안에는 캣폴에 올라 창밖을 구경하거나 집 안을 순찰하고, 저녁에 퇴근하면 현관까지 마중을 나와주는데요, 워낙 개냥이같은 아이라 하루 종일 집에 있었을 텐데도 꼭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반겨주는 모습이 참 귀여워요.
주말에는 거실 통창 앞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아요. 무타는 새를 구경하고, 저는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곤 합니다. 특별한 일은 없지만 그렇게 같은 공간에서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순간들이 가장 행복한 것 같아요.
무타를 위해 공간에 녹인 배려가 있다면?
사람 둘이 살 때는 미니멀한 느낌이 드는 집으로 단정하게 스타일링하곤 했는데요, 무타가 함께하게 되면서 정말 많은 공간을 내어준 것 같아요.
거실 주방할 것 없이 어디를 둘러봐도 무타 침대가 곳곳에 있기도 하고, 버리고 싶은 가구가 있어도 무타가 좋아하면 그냥 두었더니 집이 점점 가득 차고 있더라구요.
서재도 책상, 창틀, 수납장 위를 계단처럼 오르내릴 수 있도록 배치를 바꿨어요.
특히 가장 큰 변화는 저희 집의 메인 공간인 거실의 큰 통창에 캣폴을 설치해서 VIP석을 만들어줬어요.
매일 캣폴 위에 앉아 지나가는 새도 보고, 바깥 고양이들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들을 보니 아쉽지 않더라고요.
집에서 영은님과 무타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인가요?
가로로 길게 뻗은 거실과 주방을 가장 좋아해요.
아침이면 먼저 일어난 무타가 항상 저희 부부를 깨우는데요, 출근 전 짬을 내서 거실에 나가 같이 티타임도 즐기고 햇빛이 드리우는 거실을 즐기며 창밖의 새도 함께 구경하곤 해요.
원래 아침잠이 참 많아서 주말이 아니고서는 이 풍경을 잘 보지 못하고 출근하기 바빴는데, 매일 루틴처럼 이 시간을 보내는 게 하루 중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 되었어요.
공간을 채운 사물 중 각별한 애정을 지닌 가구나 오브제가 있다면?
저는 원래 노래는 아무거나 듣는 소위 막귀인데요, 남편은 오랫동안 CD를 수집해왔어요. 그래서 스피커를 고를 땐 꼭 CD플레이어 기능이 있는 제품으로 구매를 한답니다.
첫 번째로는 신혼집에 처음 왔을 때 구매했던 테크닉스의 오타바 제품인데요, LP 플레이어처럼 상단에 돌아가는 CD를 볼 수 있어 미적으로도 아름답고 음향도 우수해서 지금도 가장 애정하는 가전 중 하나예요.
두 번째로는 주방에 있는 야마하 CD플레이어 스피커에요. 지금은 단종된 ISX-800 모델인데요, 꼭 초록색으로 갖고 싶었어요. 그래서 매일 당근과 중고나라를 뒤져가며 겨우 구매를 했는데 주방에서 녹색 포인트로 딱 원했던 그림 그대로라 너무 만족하는 스피커에요.
최근 구매한 인테리어, 리빙 아이템은? 나아가 구매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다면?
이 집에 3년간 지내면서 작은 사이드 테이블을 놓았을지언정 큰 소파 테이블은 절대 놓지 않고 거실 중앙을 비워두겠다고 다짐했었는데요. 최근 빌라 레코드의 Hill Sofa Table을 들이게 되었어요.
기존의 사이드 테이블은 무타가 올라갔다 내려갈 때 넘어지기도 해서 위험했거든요. 빌라 레코드 소파 테이블은 상판은 대리석으로 되어있고 하단은 넓어서 균형잡인 디자인이라 절대 기울어질 수도 없고, 하단에 원래는 책꽂이로 쓸 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무타가 이곳을 터널처럼 사용해서 놀이공간으로도 사용하고 있어 너무 만족해요. 본의 아니게 고양이 가구가 되어버렸지만, 그래서 더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어요.
특히 가장 좋아하거나 애착이 가는 '스팟'이 있는지?
역시 이것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거실이 아닐까 싶어요. 처음 이 집은 거실 중앙 벽에 큰 TV가 설치된 구조였는데요.
저는 통창을 중심으로 공간을 꾸미고 싶어 창 아래에는 낮은 가구를 두고, 맞은편에는 소파를 배치했어요.
TV는 포기할 수 없어서 창 옆으로 살짝 틀어 배치했는데 오히려 공간에 리듬감이 생기고 소파에서도 보기 편하더라고요.
거실은 처음엔 월넛색상의 가구와 밝은 색 소파를 두고 소품으로 꾸며내다가 요즘엔 전체적으로 따뜻한 톤의 가구로 변화를 주었어요.
이렇게 가구를 바꿔가며 공간을 스타일링 하다보면 점점 더 제 취향을 깊게 알아가는 과정이 되는 것 같아 즐겁더라구요 !
저는 옷을 입을 때도 기본기가 탄탄한 적당한 가격대의 아이템을 중심으로 하고, 가방이나 신발,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편인데요. 집을 꾸미는 방식도 비슷한 것 같아요. 무엇보다 전체적인 밸런스 설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디자인이 예쁜 가구도 물론 중요하지만, 공간의 톤을 균일하게 맞추고 시선이 머무는 포인트를 정리하는 것, 그리고 여백을 남겨두는 것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또 공간의 크기에 맞게 가구 사이즈를 먼저 정하고, 그에 맞는 아이템을 선택하려고 해요.
가구는 중저가의 가성비 좋은 제품이나 세컨드 마켓을 활용하고, 조명이나 소품은 취향이 확실한 아이템으로 오래 가져갈 수 있는 것들 위주로 선택하는 것 같아요. 이사를 가더라도 계속 함께할 수 있는 것들이요. 이렇게 구성하면 전체적인 균형이 자연스럽게 맞더라구요. 대신 가격대가 있는 제품은 리퍼브나 클리어런스 세일을 활용해서 최대한 합리적으로 구매하려고 해요.
집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대는 언제인지, 그리고 이 집안에서 가장 편안한 순간은?
1층 남동향 집이다 보니 오전 시간대에 햇살이 깊게 들어오는 편이에요. 여름에는 오전 7~8시 사이가 가장 아름답고, 겨울에는 9~10시 사이가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요.
집안 곳곳을 촬영할 때는 해가 잘 들어오는 시간대인 오전이 좋지만, 해가 좀 들어간 뒤의 오후 시간대의 집을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현재 집이 변화시킨 습관 혹은 취향이 있을지?
이 공간에서 보내는 시간은 저희 부부에게 삶의 지향점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예전에는 신혼집이라면 당연히 갖춰야 한다고 여겨지는 조건들에 더 집중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우리에게 집은 어떤 의미일까?'라는 질문을 자주 하게 된 것 같아요.
단순한 재테크 수단이 아니라, 우리 다운 삶을 담아내는 공간은 어떤 모습일지 고민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지금의 집은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라, 우리 취향과 삶의 방향을 조금씩 발견해가는 과정 그 자체가 된 것 같아요.
무타와 함께 살며 집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이전에는 사람 눈높이에 맞는 가구에만 눈이 가면서 집을 최대한 비워두려고만 했었는데, 무타와 함께하면서 수직 공간과 이어지는 동선을 생각한 가구배치를 하게 되었어요.
그렇게 위부터 아래까지 내려다보며 배치를 하기 시작하니 처음보다 더 다채로워진 느낌이 들고 무타의 물건들이 늘어나면서 공간에 아기자기한 매력도 더해진 것 같아요.
요즘은 집을 보고 지브리 같은 분위기가 난다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괜히 뿌듯해집니다.
앞으로 이 공간에 더해보고 싶은 변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언젠가는 2층짜리 집을 짓고 싶어요. 전원주택에 1층에는 중정이 있었으면 좋겠고, 방은 많이 없이 공간별로 넓게 쓰고 싶어요.
그리고 2층으로 나무계단을 올라가면 넓은 침실과 작은 거실, 서재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 차곡차곡 취향을 쌓아가며 남편과 함께 집의 의미에 대한 답을 찾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꼭 이루고 싶은 꿈이에요.
Credit
- 사진&글 @0eun_home
엘르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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