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평 복층 빌라에 깃든 와비사비 미학
MY SPACE ep.7 차와 공예, 그리고 와비사비 감성이 어우러진 19평 복층 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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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슬로우 리빙을 추구하는 인스타그램 채널 @casa__missa를 운영하고 있는 이미사입니다. 대학에서는 교육학과 상담 심리를 전공했고, 현재는 차(Tea)가 주는 깊은 매력에 빠져 티 소믈리에 1급 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건축·디자인 일을 하는 남편과 함께 공간을 가꾸고, 계절에 맞는 차를 우리며 하루를 보내는 것을 좋아하고 요즘은 다가오는 6월, 첫아이를 기다리며 조금 더 느린 호흡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공간을 소개해 주세요
저희가 살고 있는 곳은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19평 복층 빌라입니다.
현재 반려동물 없이 저희 부부 2인이 거주하고 있고, 곧 세 식구가 될 예정이에요.
남편과 시아버지가 직접 설계하고 시공까지 한 건물이라 저희에겐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죠.
이 공간에서 신혼을 시작해 벌써 4년 반이라는 시간을 보냈네요. 19평이라는 아담한 면적이지만, 복층 구조가 주는 입체감 덕분에 공간을 분리해서 알차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공간을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단순한 ‘선택’이라기보다는 저희 부부의 시작을 위해 ‘맞춤 제작’된 공간에 가깝습니다. 건축을 하는 아버님과 인테리어를 하는 남편이 직접 지은 빌라이기에, 저희의 라이프스타일과 동선이 곳곳에 녹아들어 있어요. 복층이 주는 독특한 구조와 아늑함이 저희 부부만의 은신처 같은 느낌을 주어, 매일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 공간을 구상할 때 계획한 이미지(레퍼런스)가 있다면? 그리고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전체적인 뼈대는 남편의 감각에 기대었고, 스타일링은 함께 주도적으로 채워나갔어요. 스튜디오나 쇼룸같은 공간이 되고 싶어서 공간을 구상할 때 일본의 작은 주택 사이트들이나 유튜브 채널 ‘Never Too Small’을 자주 보며 영감을 얻었습니다.
해외 리빙 크리에이터 @daves_home의 감각도 많이 참고했고요. 가장 신경 쓴 부분은 19평이라는 제한된 공간이 답답해 보이지 않도록 시선을 설계하는 일, 그리고 따뜻함이 있는 스타일링을 더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공간에서 가장 ‘잘한 선택’과 ‘아쉬운 선택’이 있다면?
잘한 선택: 유행을 타는 가구 대신, 공간의 톤을 묵직하게 잡아주는 하이엔드 디자이너 가구들을 들인 것이에요. 시간이 지날수록 공간과 함께 멋스럽게 나이 들어가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아쉬운 선택: 작은 집의 특성상 수납공간을 확보하는 게 늘 숙제였어요. 처음에는 모든 것을 가리고 숨기려고만 했는데, 살다 보니 오히려 적절히 비워내는 법을 배우게 된 고마운 시행착오였습니다.
공간을 채우는 동양적인 소품과 공예품 취향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나요?
제가 개인적인 일들로 차(茶)에 대한 애정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동양적인 기물에 손이 가고 마음이 쓰이더라고요.
그 과정에 ‘재팬디(Japandi)’와 ‘와비사비(Wabi-Sabi)’ 스타일에도 깊게 매료되었습니다.
게다가 남편이 산업디자인과 도예를 전공한 덕분에, 흙과 손으로 빚어낸 사물들이 가진 고유의 온기를 저희 부부 모두 자연스럽게 사랑하게 된 것 같아요. (물론 아직 지식은 많이 얕습니다만 웃음)
공간을 채운 사물 중 각별한 애정을 지닌 가구나 오브제는?
거실 공간의 중심을 잡아주는 앤트래디션(&Tradition)의 ‘리틀 페트라’ 소파와 라운지체어(hm10)에 가장 큰 애착이 가요.
그리고 아프리카 전통 가구인 세누포 벤치를 거실 커피 테이블로 활용하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다 개성이 잘 나타난다고 생각해서 더욱 아끼는 피스입니다.
최근 공간의 변화를 위해 구매한 가구 혹은 리빙 아이템은?
최근은 아니지만, 아이가 찾아온 걸 알게 되고 자축하는 의미로 루이스 폴센의 ‘PH 3/2 테라코타’ 테이블 램프를 구입했어요.
이 조명 하나로 공간이 바로 고급스러워지는 효과가 있어요. 임신의 기쁨을 사물에 담아 간직하고 훗날 아이를 육아하며 수유등으로도 쓰고, 앞으로의 삶을 따뜻하게 비춰주며 오래오래 반려템으로 함께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가장 소유하고 싶은 가구 혹은 리빙 아이템은?
아웃도어 테라스 가구를 갖고 싶어요! 마침 조만간 테라스가 있는 곳으로 이사할 계획이 있거든요. 요즘 헤이(HAY)와 디자이너 재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이 협업한 원목 느낌의 아웃도어 가구가 눈에 많이 밟히네요.
엘르 데코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취향이 닮은 온·오프라인 숍은?
최근에 방문했을 때 무척이나 좋았던 리빙 & 크래프트 숍들을 추천하고 싶어요. 성수동 서울숲 근처의 ‘내러티브 오브젝트’, 서촌의 ‘이예하’, 답십리의 ‘호박아트갤러리’, 그리고 ‘고복희’의 안목이 정말 좋았습니다.
공간 내 가장 애정하거나 애착이 가는 스폿을 꼽자면?
아무래도 거실입니다. 저만의 작은 다도 공간이 마련되어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높은 층고가 주는 개방감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저희 집의 가장 큰 매력 포인트가 아닐까 싶어요. 세누포 벤치 앞에 앉아 차를 마시는 시간이 가장 행복합니다.
집이 가장 아름다운 시간대는 언제인지, 그리고 집안에서 가장 편안한 순간은?
해가 지기 직전, 길어진 그림자가 집안 깊숙이 들어와 짙은 음영을 만들어내는 늦은 오후를 가장 좋아합니다.
해가 뉘엿뉘엿 질 무렵, 높이 나 있는 폴리카보네이트 창을 통해 은은하게 떨어지는 햇살과 색감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음이 한없이 평온해져요.
공간을 정의(대표) 하는 키워드를 3가지 꼽자면?
구조적인 멋, 따뜻함이 깃든 기물, 그리고 평온.
현재 공간에서 4년을 보내며 공간에서 비롯된 라이프스타일 혹은 태도의 변화가 있다면?
처음에는 그저 유행하는 예쁜 가구들로 채우고, 남들에게 보여주기 좋으면 그게 행복인 줄 알았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살다 보니 의미 없이 따라 산 유행템들은 결국 내 삶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 깨닫게 되더라고요.
예전에는 '취향'이라는 게 여유 있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진정한 취향은, 내가 가장 힘들 때 나를 지켜주는 것들의 집합이고, 그것들이 모여있는 단단한 요새가 바로 '집'이더라고요.
“집에서 행복한 사람이 진정 행복한 사람이다.”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아늑함 속에 구조적인 멋이 있고, 곳곳에 공예적인 따뜻한 손길이 닿아있는 공간. 이것이 저희가 꿈꾸는 집의 모습이자, 앞으로도 지켜나가고 싶은 삶의 태도입니다.
앞으로 공간에 더해보고 싶은 변화는?
다가오는 4월, 저희 가족에게 아주 큰 변화가 찾아옵니다. 아이가 태어나는 시기에 맞춰, 같은 건물의 부모님이 거주하시던 조금 더 넓은 2층 집으로 이사를 할 예정이거든요.
그곳은 테라스가 있어 자연과 한결 더 맞닿을 수 있어요. 19평 복층에서 다져온 저희만의 취향이 좀 더 넓은 도화지 위에서 어떻게 확장될지, 새롭게 바뀔 환경에서 우리의 무드를 어떻게 자연스럽게 풀어낼지 즐거운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곧 바뀌게 될 저희의 새로운 공간의 과정도 많이 기대해 주세요!
Credit
- 사진&글 @casa_missa
엘르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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